'기후-보건 넥서스(Nexus)' 기반
남북 협력의 새로운 길의 가능성

최근 30년간 북한의 평균 기온 상승폭은 0.45℃로 남한의 1.3배에 달하며, 이러한 급격한 기후 변화는 감염병 창궐과 식량 위기를 증폭시키는 방아쇠가 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가운데 기후변화는 더 이상 단순한 환경 문제만이 아니며, 이는 한반도 전체를 위협하는 실체적인 '보건 안보(Health Security)'의 위기인 측면 또한 있습니다. 특히 꽉 막힌 남북 관계 속에서, 북한 주민의 생존을 위협하고 나아가 한반도의 안보를 저해하는 이 '복합 위기'를 타개하는 방안으로서, '기후-보건 넥서스(Climate-Health Nexus)' 기반 접근을 고려해볼 수 있을 것입니다.

글. 이훈상

연세대학교 보건대학원 겸임교수 / 라이트재단 이사

북한을 덮친 '퍼펙트 스톰' : 기후 재난과 보건 시스템의 붕괴

현재 북한은 기후 충격이 취약한 사회 시스템과 만나 재난이 증폭되는 '퍼펙트 스톰(Perfect Storm)'의 한가운데에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지난 20년간 북한은 자연재해로 연간 GDP의 7.4%에 달하는 경제적 손실을 입었으며, 이는 세계 최상위권의 취약도입니다. 더욱 심각한 것은 이러한 기후 재난이 주민들의 건강을 직접적으로 타격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2023년 북한의 말라리아 환자는 보고된 수치로만 3,160명에 다다르는 가운데, 이는 2018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이기도 합니다. 이는 기후 온난화와 환경 변화로 인해 매개 모기의 서식지 지역 및 서식여건 변화 등의 영향을 배제할 수 없을 것입니다. 특히 이로 인해 북한은 WHO에서 2025년까지 말라리아를 완전 퇴치계획(E-2025 Initiative)의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