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가 되었습니다!

이번 3월호부터 새롭게 단장한 「남북협회 뉴스레터」. 남북교류협력지원협회는 기존 세 종류로 나눠 발행하던 뉴스레터(‘남북협회 뉴스레터’(남북교역·경협 분야)’, ‘북한자원 뉴스레터’(북한지하자원개발 분야), ‘하이-HAi’(대북인도지원·개발협력 분야))를 통합하여 하나의 「남북협회 뉴스레터」로 개편했다. 하나가 된 기념(!)으로 지금까지 각 분야를 대표해 뉴스레터 발행에 힘써 온 해당 팀의 장(長)들과 간소한 차담회를 가졌다. 

참석


지난 2018년을 돌아보고자 한다. 
각 분야에서 어떤 성과들이 있었는지 궁금하다.

교역·경협 분야에서는 “남북경협 피해지원 사업”에 많은 힘을 쏟았다. 정부가 2017년 11월에 발표한 ‘남북경협기업 지원 대책’에 따라 협회는 △상담센터 운영 △설명회 개최 지원 △기업운영·관리경비 실태조사 △투자·유동자산 실태조사 지원 등의 업무를 수행했다. 물론 기업들 입장에서는 부족하고 아쉬운 점도 여럿 있었겠으나, 남북경제협력에 종사하며 남북 간 평화 실현에 일조했던 분들의 아픔과 피해를 조금이나마 덜어드리고자 최선을 다해 지원업무를 수행했다.

대북인도지원 분야에서는 그동안 꾸준히 추진해온 “대북지원사업 관련 민간단체 네트워크 구축 사업”의 실질적 성과를 어느 정도 거둔 것 같다. 지난 해 대북협력민간단체협의회(약칭 ‘북민협’)와 내실 있는 협력체계를 마련, 민간단체 실무자들을 대상으로 △‘대북지원아카데미’ 운영 △세미나·설명회 개최 등 밀착된 협업 과제들을 함께 했다. 또한 유엔 대북제재 면제조치가 발표됐을 때 바로 이를 대북지원정보시스템에 구현, 민간단체들이 대북지원활동을 수행하는 데 시의적절한 지원을 수행한 것도 성과라고 본다.

북측 지하자원 개발 분야에서는 북한 단천지역과 관련, 중장기 개발방안을 수립하는 등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의 기초자료를 마련했다. 동 분야 유관 기관 및 전문가 간담회 또한 주도적으로 개최하는 등 단천 지하자원 개발사업의 총괄 이행기구로서 협회의 역할과 위상을 대내외적으로 확실히 다지는 한 해였다고 생각한다.

우선 사업 측면에서 적지 않은 성과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지난해에는 남북관계가 오랜 경색국면에서 완화국면으로 전환됐고, 특히 인도지원 분야를 중심으로 당국 간 교류협력사업이 이루어졌다. 이를 계기로 “산림병충해 방제사업”, “북한 양묘장 현대화사업”, “남북공동 유해발굴 자재장비 지원사업”, “한강하구 공동조사사업”과 같은 신규 협력사업을 협회가 수행할 수 있었다.

 남북교류협력 활성화 지원이라는 협회의 창립 취지를 감안할 때 이러한 신규 사업들을 추진했다는 것은, 주로 경협 분야에서 활발히 움직였던 협회에 대한 긍정적 평가가 토대가 되어 대북지원·협력 분야로 그 역할이 확대되었다는 점에서 의미 깊다. 더 나아가 사회문화교류 분야 분야에서도 협회의 필요성에 대한 가능성을 봤다는 점도 손꼽을 만하다.

기관 운영 측면에서도 적지 않은 성과가 있었다고 본다. 2017년 12월 새로운 기관장이 부임하시면서 변화된 대외환경에 적극 대응해 나가는 가운데, 협회 본연의 임무와 역할을 충실히 해나가기 위한 준비와 노력들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조직개편을 통한 업무효율성 제고 △남북교류협력 네트워크의 복원 및 지속적 강화 △공공기관으로서의 공공성 제고를 위한 노력들이 있었다. 그 결과 여전히 어려운 사업 환경에서도 고객만족도조사 결과가 상승하는 등 소기의 성과를 거두었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올해 2019년
중점을 두고자하는 사업들은 무엇인가.

남북관계라는 것이 원체 오르락내리락 했지만 요즘은 이전과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 앞으로 대북제재가 어떻게 완화될지 모르겠으나, 남북교역이 재개될 것을 대비하는 것이 가장 큰 관건이다. 예를 들면, 사업 과제 중 하나인 교역·경협 교육센터와 민원상담센터 운영은 남북교역 재개와 동시에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를 대비해서 운영 체계를 점검하고 관련 직원들의 교육도 꾸준히 하고자 한다. 언제든 남북교역 지원 체계를 풀가동할 수 있게 점검하고 역량을 최대치로 끌어올려 놓는 일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우리 또한 북측 지하자원 개발사업의 재개 및 본격화에 대비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지하자원 개발 분야 전문가와 유관기관의 현직 담당자들을 한 데 모으는 네트워크 강화사업을 지난 해보다 횟수를 늘려 계획하고 있다. 또 협회 내부 인력만으로는 어려운 전문 분야에 도움을 받아야할 것을 대비해 전문가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여, 실제 자원협력 사업이 진행될 때 기민하게 움직일 수 있는 대응력을 키워나갈 생각이다.

인도개발협력팀의 주요 업무는 “대북지원사업 통합관리체계 구축·운영”인데, 이 업무의 구심점은 대북지원정보시스템이다. 과거 20여 년간 있었던 대북인도지원에 대한 모든 데이터들이 이 정보시스템 안에 축적되어 있다. 과거 자료가 유용한가에 대한 견해 차이도 있겠지만, 이 정보들을 바탕으로 향후 대북지원 및 개발협력에 유의미한 정보와 시사점을 도출할 수 있다고 본다. 대북인도지원 분야에서도 올해 큰 변화가 예상되는 만큼,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하여 심화·확대된 정책지원 기능을 확보하고자 한다. 더 나아가 정부의 정책을 뒷받침하는 지원기능에서 자체적으로 플랜을 짜고 실행할 수 있는 정책수립 기능까지 갖출 수 있도록 팀의 성장에 힘쓰고자 한다.

2019년 시작과 함께 조직개편이 있었다. 지난 해 상반기 조직개편이 업무효율성 제고에 중점을 두었다면, 올해 조직개편은 향후 남북관계 발전 상황에 보다 적극적,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신사업 발굴에 방점이 있다. 신설된 교류총괄지원팀은 정부·민간의 수요에 적극 부응하는 새로운 사업 기획과 전략 수립이라는 임무를 맡게 되었다. 우선 ‘남북교역·경협 관리업무’, ‘남북 공동 유해발굴 자재·장비 지원사업’ 등 정부가 협회에 위탁했던 기존 사업들을 원활하게 수행하면서, 남북협회 11년의 역사와 경험 그리고 노하우를 충분히 활용하여 정부와 민간, 나아가 북측과도 상생할 수 있는 협력사업을 발굴하고자 한다. 그래서 남북관계의 발전, 장기적으로는 남북통합에 이바지 할 수 있는 사업들을 열심히 개척하고자 한다.


맡고 있는 각 분야의 특징을
한 마디로 정의해 볼 수 있을까.
자유롭게 말씀해 달라.

“북 지하자원은 평화번영의 한반도를 만들어가기 위한 연료다.”

현재 북측의 모든 산업기반 시설이 낙후되어 현대화하려면 지속적으로 비용이 필요하다. 북측이 가지고 있는 것 중 지속적으로 현금을 창출할 수 있는 가장 유력한 것이 바로 광물자원이라고 생각한다. 북측 지하자원의 부가가치를 높여 남한으로 반입하는 것은 우리 경제에도 큰 도움이 된다. 현재 남한은 연간 약 30조원치의 광물자원을 해외에서 들여오고 있다. 이 중 1/3, 아니 1/4만이라도 북 자원으로 대체한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그래서 북측 지하자원은 남북 간 상생과 번영의 땔감이라고 생각한다.

“인도주의가 가장 정치적이다.”

사실 안타까운 얘기다.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해야 한다지만, 인도주의가 가장 정치적이라는 점이. 하지만 우리는 이것을 뛰어넘어야 한다는 측면에서 한편 도전적이기도 하다. 이전의 인도주의가 조건 없음을 말하면서도 여러 정치상황에 의해 조건적으로 이루어진 점을 부인하긴 어렵다. 그러나 앞으로 남북 사이에서만큼은 진정한 인도주의, 조건 없는 인도주의를 실현할 기회가 우리에게 주어졌다고 생각하면 또 고무적인 게 아닌가 한다.

“남북경협은 남북관계의 코어근육이다.”

신체의 모든 근육이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근육을 일컬어 소위 ‘코어근육’이라고 하더라. 몸의 중심부인 척추, 골반, 복부를 지지하는 근육이라는데 이 근육이 튼튼해야 오래 건강하다고 해서 최근 신경 쓰면서 운동을 한다.

 비핵화 관련 협상도 제재 완화를 통해 결국 ‘이익’을 얼마나 주고받을 수 있는지가 그 핵심 아닌가. 지속적으로 관계가 유지되려면 일방적 퍼주기 또는 퍼오기가 아닌 ‘기브 앤 테이크(give and take)’가 기본이다. 서로 이익이 되기에 관계가 유지되고 또 개선도 이루어진다. 경제협력이라는 코어근육이 튼튼하면 온 몸에 해당하는 한반도 평화 또한 건강해질 수 있는 것이다.

“남북협회는 남북교류협력의 플랫폼이다.”

사실 이 표현은 우리 기관의 비전이기도 하다. 최근 구글, 애플, 아마존 같은 기업들이 자신만의 강점을 가진 플랫폼을 통해 각 영역에서 절대 강자로 부상하면서 플랫폼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커졌다. 향후 남북교류협력의 지속적인 확대와 발전을 위해서도 이러한 플랫폼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남북관계 상황이나 관련 제도, 협회의 법적 성격 등 여러 측면에서 아직은 부족한 면이 있지만 우리 협회가 미래 남북교류협력이 요구하는 플랫폼이 될 것이고, 또 되어야 한다고 확신한다. 사실 남북협회는 남북경협과 대북지원 분야에서 이미 어느 정도 플랫폼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본다. 남북협회의 남북교류협력 플랫폼은 향후 더 튼튼해지고 확대될 것이다.


일선에서 다지는 각오가 있다면.

남북협회는 2007년 남북 간 유무상통 정신에 의거 추진된 새로운 경제협력사업이었던 ‘남북 경공업 및 지하자원개발 협력사업’ 남측 이행기구로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출범했다. 출범 첫 해 야근하지 않는 날을 손꼽을 수 있을 정도로 정신없이 바쁘게 일했던 기억이 난다. 이대로 10년만 지나면 남북이 실질적인 통일단계에 들어설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상호 교류협력이 활발했기에 그 현장에서 일했던 우리의 가슴도 매우 뜨거웠다. 그러나 이후 남북관계가 경색되고 이어진 암흑기를 거치는 동안 급기야 전면적인 단절상태에 놓이게 되었다.

 긴 시간 현장 없는 현장에서 보내면서 싹텄던 자괴감과 패배감, 그리고 그에 따른 관성의 영향이 적잖았다. 시야도, 네트워크도 많이 좁아졌다는 것을 새로운 사업을 기획하고 고민하면서 절실히 느끼고 있다. 남북협회 창립멤버로서 우리 기관이 출범했던 그 때, 그 초심으로 돌아가고자 한다.

솔직히 남북관계가 개선되는 것이 두렵다. 바빠질 것이 분명한데 이병도 팀장이 말한 그 2007년 초창기처럼 일할 자신이 없다. 하지만 미래 세대를 위해서는 이런 개인적 마음은 접어둔다. (웃음) 협회가 무궁무진 발전할 수 있는 모든 조건은 이제 갖춰졌다고 본다. 교류총괄지원팀에서 새 사업들을 기획하고 추진하는 것을 보고 있노라면 참 뿌듯하기도 하고, 하반기에는 정말 가시적 변화를 보게 될 것 같은 느낌도 온다.

 최근의 가장 큰 고민과 바람은 어떻게 해야 우리 남측의 교역·경협 업체들이 안정적으로 사업을 추진할 수 있을까 하는 것이다. 그러려면 재개 시점에선 과거와는 다른 새로운 경협모델을 찾아야 할 것 같다. 물론 우리만 이런 생각을 한다고 되는 것은 아니고, 상대방인 북측이 함께 고민하고 유기적으로 협력해야 하는 일이라 쉽진 않을 것이다. 그래도 힘닿는 데까지는 안전하고 이익 나는 사업을 우리 기업들이 영위할 수 있도록, 또 이를 통해 북의 경제에도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잘 엮어내는 협회가 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자원협력사업이 남북교류협력의 실제 성과가 되려면, 우리 입장에서만 그림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인 북측의 입장에서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북측의 취약점, 예를 들면 지하자원 개발에 있어 준수해야할 국제적 규범 등에 대해 접하고 실제 배울 수 있는 기회로서 남북 간 북측지하자원 개발협력 사업을 제시하는 등의 발상을 하는 것이다. 중요한 건 결국 북측 관계 당국과 충분히 만나고 대화하며 북측의 필요사항을 확인해가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한다.

협회는 민간의 업체 및 단체 등과 정부 사이의 가교 역할을 제법 오래해왔고, 이 기능은 상당히 안착되었다고 본다. 그런데 상대적으로 남북 사이의 가교 역할은 미진한 것 같다. 남측의 기업, 지자체, 시민단체 등 여러 주체들이 아이디어와 자금을 갖고도 북측의 누구와 만나 사업을 추진해야할지 몰라 시행착오를 겪고 이 과정에서 교류협력질서가 혼잡해지기도 한다. 남북 교류협력에 있어서 우리가 지원하고 있는 분야에서만큼은 남북 간 연결지점으로서 우리 역할을 강화해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협회와 같은 지원기구가 존재하는 것은, 북측 지역의 특수성 때문인 것 같다. 일반적으로 접근할 수도 없고, 정보도 빈약하고 하니 우리가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근데 사실 이건 비정상적 상황이다. 어떤 분이 말씀하시길, “공공기관이 지향할 목표는, 자기 조직이 사라지는 것이다.”라고 해서 공감한 적이 있다. 남북관계 발전의 과도기에서 우리가 최선을 다해 일해 결국 자율적으로 이 생태계가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이상적이지 않을까 한다. 남북 간 교류가 아주 활발해져서 우리 협회가 필요하지 않을 정도로. 물론 그 시점에 협회는 더 발전적인 역할을 모색해서 맡을 수 있다. 조직이 없어질 때까지 열심히 일하려고 한다. (웃음)


마지막으로, 새롭게 출발하는
「남북협회 뉴스레터」에
기대하는 점을 말씀해 달라.

통합은 잘된 결정이라고 본다. 통합된 뉴스레터가 협회의 전문성과 성격을 잘 드러낼 수 있는 콘텐츠를 싣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구독자들의 피드백을 잘 청취하고 이를 반영해 협회의 성격을 대변하는 뉴스레터가 되었으면 좋겠다.

선택과 집중으로 한정된 자원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발휘했으면 한다. 지속가능하고 충실한 콘텐츠라는 잡기 어려운 두 마리 토끼를 잘 조화시켜 데려갈 수 있도록 고민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자원협력팀에서도 함께 고민하겠다.

차별화된 소식지였으면 한다. 추상적인 이야기보다는 구체적이고 답을 찾을 수 있는 실용적인 뉴스레터였으면 좋겠다. 우리는 소위 ‘꺼리’가 많다. 실무에서 일하고 있기 때문에 콘텐츠를 만들어 낼 소스가 풍부하다. 월급날을 기다리듯 구독자들이 「남북협회 뉴스레터」를 기다려줬으면 좋겠다. “가능하겠죠?”

정리 : 교류총괄지원팀 권지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