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동강과일종합가공공장


북한의 기업을 소개합니다!


제5편
식품가공 분야

이석기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01 산업개관

식품가공업은 섬유·의류업과 함께 북한 경공업의 핵심을 이루는 업종으로 주민들의 일상생활에 필요한 기본 식품을 공급하는 것을 일차적인 목표로 육성되었다. 섬유·의류업의 소재부문에 해당하는 곡물공장은 평양곡산공장 등 소수의 대규모 기업이 담당하고 있으며, 최종 가공을 담당하고 있는 일반 식품공장은 대부분 중소규모 공장이다.

1980년대까지는 시·군단위에 장공장이나 된장공장 등이 설치되어 주민들에게 필요한 식품을 공급하였는데, 대부분 가내 공업 수준의 영세한 설비로 운영되었다. 그런데 2000년대 후반 이후에 설립된 종합식품공장은 상대적으로 규모가 크며, 최근에는 평양어린이식품공장 등 일부 식품공장이 현대화되어 류경김치공장 등 현대화된 새로운 공장이 설립되기도 한다.

1990년대 북한 경제가 심각한 위기 상황에 빠져들었을 때 전력 및 원부자재 부족 등으로 식품 가공부문의 가동률도 급격하게 하락했으며, 국영 식품공장들은 주민에 대한 식품 공급 기능을 거의 하지 못하였다. 시장화의 진전에 따라 가내 수공업을 통하여 생산된 제품이 부분적으로 시장에 공급되기 시작하였지만 중국산 수입 식품이 장마당 등 북한 시장을 점령하였다.

2000년대 이후 북한 정부는 섬유·의류업과 식품가공업을 중심으로 경공업의 생산력 회복과 공급증가를 위해 노력했다. 전력, 석탄, 금속, 철도수송 등 4대 선행부문과 함께 주민의 기초 생활과 직결되는 경공업과 농업을 계속 강조했다. 그 중 관심과 투자는 식품가공업에 집중되었다. 북한 정부는 2009년에 식품일용공업성을 설립하고, 각 도에 종합식품공장을 신설하는 등 식품가공업을 우선적으로 재건하려는 노력을 기울였다.

평양어린이식료품공장

금컵체육인식품종합공장

이러한 식품가공부문 우선 재건 정책은 다음과 같은 상황과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 첫째, 식품가공업은 북한의 가장 큰 과제의 하나인 ‘먹는 문제’와 결부된 분야로, 식량공급 증대 차원에서 강조된 것으로 보인다. 둘째, 식품가공업은 원부자재의 많은 부분이 국내에서 생산되는 만큼 투자 및 생산증대가 수입 원부자재의 수요를 상대적으로 덜 증가시키는 업종이라는 점도 유리하게 작용하였을 것이다. 그리고 식품은 기호와 관련된 상품으로 북한에서 생산된 식품이 중국산 수입품과 경쟁할 잠재력이 여타 상품보다는 높다는 점도 고려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정부의 정책기조는 자원배분의 실질적인 변화를 통하여 어느 정도 관철된 것으로 추정된다. 2000년 이후 노동신문을 통하여 식품가공업과 섬유·의류업에서 각각 508개와 383개의 기업을 확인할 수 있는데, 이 중 투자활동이 포착된 기업은 각각 254개와 102개였다. 즉, 존재가 확인된 기업 중 투자활동이 보도된 기업의 비중은 식품가공업은 전체 제조업 평균인 41.2% 보다 크게 높은 50.0%인데 반해 섬유·의류업은 전체 평균에 크게 못 미치는 26.6%에 불과하였다.

이는 2000년 이후 경공업에서는 투자가 주로 식품가공업에 집중되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이러한 경향은 김정은 위원장 집권 이후에도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평양어린이식품공장, 금컵체육인식품종합공장 등의 현대화나 류경김치공장의 신설 등을 통하여 식품가공업체의 경쟁력을 제고하려는 노력이 지속되고 있다.

이러한 정부의 육성정책 및 시장화의 진전에 따라 북한 기업에 의한 빵이나 과자류 등 가공식품의 공급이 크게 증가하고 있으며, 일부 제품은 중국산 제품과 경쟁하여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이제 북한산 가공식품은 장마당(종합시장)뿐만 아니라 대성백화점 등 대도시의 대규모 유통망에서도 중국산 제품과 경쟁하면서 입지를 확대하고 있다. 시장화에 따라 상당한 수준의 지불 능력을 갖춘 중간계층이 등장하게 되었으며, 이들의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하여 공급이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최근에는 중국산 완제품을 수입하던 무역회사 등이 중국에서 설비와 원부자재를 수입하여 북한 내에서 생산, 공급하는 경향이 확대되고 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북한산 제품과 중국산 제품 간의 경쟁이 확대될 뿐만 아니라 중대형 기업과 가내 수공업자 간의 경쟁도 격화되고 있는데, 가내 수공업자는 점차 시장에서 퇴출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사진: 북한 가공식료품  (남북교류협력지원협회)

한편 2017년 하반기 이후 국제사회의 대북 경제제재가 강화됨에 북한의 대중 무역이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도 식품 및 식품 원부자재의 수입은 지속되고 있어, 적어도 아직까지는 북한 식품가공업의 성장 추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표 1> 주요 식품 및 식품가공제품의 대중 수입 추이 표

단위 : 1,000달러, %

구분

2016

2017

2018

2019.1.3

밀가루

2,535
(-55.1)

32,623
(1.186.7)

63,046
(93.3)

15,945
(-39.2)

사과

81,967
(112.6)

45,646
(-44.3)

51,740
(13.4)

10,719
(-59.8)

당류 및 설탕

3,779
(-32.0)

38,655
(922.9)

40,009
(3.5)

8,986
(72.1)

담배

18,772
(-20.2)

32,826
(74.9)

69,645
(112.2)

17,657
(2.6)

빵류

7,880
(-37.5)

9,245
(17.3)

13,878
(50.1)

2,368
(-15.8)

콩기름

98,110
(-5.6)

111,442
(13.6)

135,633
(21.7)

22,136
(-24.9)

자료 : 한국무역협회(http://stat.kita.net/stat/istat/cts/CtsWholeList.screen)

주 : ( )안은 전년 동기 대비 증감율

02 주요 기업 현황

2017년 말 기준으로 노동신문 등에서 확인된 식품가공기업은 일반식료퓸 229개, 육류·어류·채소·과일가공 196개, 기타 식품가공 102개, 음료 34개, 곡물가공 등 26개 등 608개이며, 이 중 2000년 이후 설립, 투자 및 생산관련 동향이 보도된 기업은 일반 식료품 182개를 비롯하여 총 473개이다. 

<표 2> 업종별 식품가공기업

구분 확인된 기업수¹ 설립, 투자 및 생산동향 보도 기업수²

일반 식료품

229

182

곡물가공

26

19

육류, 어류, 채소, 과일가공

196

161

기타 식품제조
(장류, 떡, 과자등)

102

75

사료

12

6

음료

34

27

담배

9

3

608

473

자료 : 노동신문 등을 통하여 필자 산출 / 주1: 기업수는 2000년 이후 노동신문 등에서 확인된 기업

주2 : 설립, 투자 및 생산동향 보도 기업은 2000년 이후 투자 및 생산 등 기업고유 활동이 확인된 기업

기업의 지역 분포를 보면 평양시에 전체의 15.5%인 94개가 소재하고 있으며, 이어 평안남도(15.3%), 함경남도(10.5%), 평안북도(10.2%), 함경북도(9.5%) 등에 인구가 많고, 도시화가 많이 진전된 지역에 많이 소재하고 있다.

과거에는 평양곡산공장, 평양밀가루공장, 사리원곡산공장 등 곡물공장이 주요 공장이었으나 최근에는 일반 식료공장에서 금컵체육인종합식료공장, 대동강식료공장이나 룡성종합식료공장, 평양어린이식품공장 등 주요 기업이 나타나고 있다. 그리고 류경김치공장이나 대동강과일종합가공공장 등도 규모가 큰 식품가공공장들이다.

류경김치공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