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차 라선국제상품전시회를 
통해 본 북한 경제

미무라 미쯔히로 동북아경제연구소(ERINA) 주임연구원

제9차 라선국제상품전시회가 2019년 8월 12일(월)~16일(금) 5일 간 라선시 선봉전시관에서 진행됐다. 2011년 8월 시작된 이 전시회는 매해 8월 라진시에서 개최되고 있다. 2018년에 열린 제8차 전시회는 라진지구에서 진행되었지만, 이번 9차 전시회는 다시 선봉지구에서 진행됐다.

이번 전시회에는 총 89개 기업 및 단체가 참여, 상품을 출품했다. 국가별 구성을 보면 북한 56개, 중국 28개, 일본 2개, 러시아 1개, 독일 1개, 기타 1개로 북한 국내기업들의 참가가 가장 많았다. 품목별로 보면 건강식품 및 약품 (보약류) 분야 기업 및 단체가 34개, 의류 6개, 수산물 5개, 식품 4개, 일용잡화품 4개, 구두 2개, 화장품 3개, 의료기기 2개, 보석 및 장식품 2개, 배터리 2개, 안경 2개 등으로 구성되었다. 제재 강화로 인해 지난 해보다 중국 기업의 참가가 감소했고, 특히 공업제품의 비중이 많이 떨어진 듯 했다.

북한의 상품전시회는 중국처럼 상품의 샘플 및 카탈로그를 전시 할뿐만 아니라 현장에서 판매도 한다. 따라서 전시회장에는 많은 시민들이 입장권을 구입하여 물건을 사러 오곤 한다.

그림1 제9차 라선국제상품전시회 국가별 참가 기업 수

품목별

참가 기업 수

건강식품 및 약품(보약)

34

의류

6

수산물

5

식품

4

일용잡화품

4

구두

2

화장품

3

의료기기

2

보석 및 장식품

2

배터리

2

안경

2

그림2 제9차 라선국제상품전시회 품목별 참가 기업 수

사진1 조중공동관리위원회에 게시되어 있던 개발계획도(필자 촬영)

사진2 약품을 전시 판매하는 모습(필자 촬영)

<사진1>은 “중조공동관리위원회” 부스에 게시되어 있던 라선경제무역지대 지도다. 행정구역 상 라선시의 면적은 890㎢이지만 경제무역지대는 470㎢(여기서는 “중조라선경제무역구”로 표기), 그 중 북중 간 1차 개발 대상인 지역은 총 30㎢에 해당하는 것으로 표기되어 있다.

<사진2>는 북한 참가기업 중 가장 많은 유형인 건강식품·약품을 전시 판매하는 부스이다. 주로 평양에서 온 각종 약품공장들과 무역회사들이 판매전을 벌리고 있었다.

사진3 의류를 전시판매하는 중국기업(필자촬영)

<사진3>은 중국 길림성 훈춘시에서 참가한 기업으로 의류제품을 전시·판매하는 부스이다. 이전 전시회에서는 중국 남방지역의 의류 회사들이 많이 참가했는데 올해는 그다지 많지 않다. 최근 북한 도시들에서도 시내에 백화점이나 각종 상점들이 많아져 각종 의류들이 많이 판매되고 있어, 상품전시회에 오지 않아도 다양한 의류를 구입할 수 있는 환경이 정비된 시장 환경의 변화도 출품기업의 구성에 많은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사진4 라선시내 기업인 ‘라선사향산수산물가공기업소’의 출품 (필자촬영)

<사진4>는 라선시내에 있는 대형 수산가공 가업의 하나인 라선사향산수산가공기업소의 전시 부스이다. 시내의 있는 라진시장에서 신선한 어패류를 얼마든지 구입할 수 있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전시만 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사진5 라선시내 기업인 ‘라선령선종합가공공장’의 전시 (필자 촬영)

<사진5>는 라선시 선봉지구에 위치한 라선령선종합가공공장의 전시이다. 이 공장은 최근 라면을 라선시내에서 생산할 뿐 아니라 맥주 등 여러 식료품을 제조하는 기업이다. 100g짜리 라면은 북한 돈으로 5원이며 맛은 중국의 소고기라면과 유사한데, 기름기가 많고 맵다.

사진6,7  수채봉수산사업소가 발명한 치약과 발명증서(필자 촬영)

<사진6> 및 <사진7>은 라선시내에 있는 수채봉수산사업소가 발명한 제품으로 게 껍질에서 추출한 키토산을 사용한 치약이다. 폐기물을 기능성 제품으로 전환한 일종의 발명이라고 할 수 있다.

라선국제상품전시회는 엄격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로 사실상 대폭적 축소가 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올해 10월에 함경북도 청진에서도 상품전시회가 계획되어 있는 등, 북한이 대외경제 관계 확대에 거는 열정은 이전보다 커지고 있는 것 같다. 매해 참가하여 북한의 상품 변화상을 목격할 수 있는데, 올해 전시회는 특히 북핵문제와 제재 문제가 풀린 후의 상황에 대비한 적절한 교류 계획을 수립해야 할 시점이 다가왔음을 통감하는 기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