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로 2시간 거리, 하지만 비행기를 2번이나 타고 가야 하는 도시. 책 『두 도시 이야기』는 가장 가깝지만 가장 멀리 있는, 평양과 원산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북한사람’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우리와는 다른 세상에 살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하지만 북한에 사는 이들 역시 같은 한반도에서 지내는 만큼, 어느 곳보다 더 익숙하고 정이 가는 식생활과 일상을 즐기고 있다. 이 책은 정치·군사적 요소 등 예민하고 어려운 부분은 배제하고 평양과 원산의 모습을 서울과 속초와 각각 대조하며 낯설고도 익숙한 모습들을 가볍게 그려냈다.

 여행을 다녀오면 ‘어떤 음식을 먹었나?’라고 질문할 정도로 음식은 그 지역의 모든 것을 담아낸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다. 평양하면 흔히 옥류관의 평양냉면을 떠올리지만 그에 못지않게 미식(美食)으로 손꼽히는 것이 있다. 바로 평양의 4대 음식 중 하나인 숭어국이다. 우리에게는 매우 생소한 숭어국에 대한 평양 주민들의 자부심은 매우 대단해 ‘대동강에서 잡힌 숭어로 만든 국을 먹지 않으면 평양을 다녀온 것이 아니다’고 할 정도이다. 또한, 우리가 여름에 삼계탕을 먹듯 평양에서는 토끼고기와 자라를 최고 보양식으로 친다.

 평양 역시 햄버거나 스파게티 등 서양식 음식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한다. 그 중 피자가 가장 인기 있으며, 본 고장이라 할 수 있는 이탈리아까지 가서 교육을 받고 온 요리사들이 김치를 이용해 퓨전요리를 선보였다는 내용 또한 소개된다. 서울에 있는 많은 퓨전 음식점이 겹쳐지면서 ‘역시 한민족이다’라는 생각이 든다.

 한편 강원도 원산은 북한 주민에게 가장 인기 있는 관광지이다. 탁 트인 동해를 따라 해수욕장이 있으며, 동해 해수욕장의 특징인 소나무 숲도 울창하게 솟아있다. 송도원유원지나 원산동물원 등 있을 것은 다 있는 원산에서 여가를 보내는 이들의 모습은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이기도 한다.

 남북한이 그동안 멀리 떨어지고 지냈지만 평양·원산 주민의 삶은 음식과 문화를 좋아하는 우리의 일상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지금까지 접했던 북한 사람들의 생활상과는 다소 다른 것 같아 생소하기도 하다. 이내 ‘좀 더 활발한 교류가 이뤄진다면’하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민간 영역의 교류만이라도 계속 되어 서로 간 이해를 키워간다면, 앞으로 다가올 남북한의 미래를 준비하는데 있어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오랜 시간 하나의 역사를 공유해 온 남과 북에는 서로 닮은 지역이 많다. 그리고 분단된 동안 생긴 각자의 고유함도 있다. 다양하고 광범위하게 교류 사업을 하며 상대방을 이해하고 우호 관계를 돈독히 하기 위해 도시나 단체 간 자매결연을 맺는 것처럼, 남북도 지역 단위로 교류·협력하며 상호 이해의 폭을 넓히고 발전의 기회로 삼는다면 어떨까. 천천히 소통하고 다가간다면, 책으로만 보던 두 도시 이야기를 두 눈으로 볼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라 굳게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