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ce 1995, 대북협력과 국제사회

-2019 대북협력 국제회의 현장에서-

교류협력지원실 인도개발협력팀 손형동 대리

뉴욕대학교 헤머딩거 홀 앞 전경

2019 대북협력 국제회의 개회식

지난 11월 1일, 미국 뉴욕대학교에서 국내·외 대북지원과 관련한 중요한 회의가 열렸습니다. 바로 「2019 대북협력 국제회의」입니다. 국내 대북지원 민간단체인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이 통일부와 경기도의 지원을 받아 미국의 전미북한위원회(NCNK)와 함께 개최한 이 회의는 유엔·국제기구·해외NGO·국내 지자체 관계자 및 연구자 등 약 70여명이 참석하며, 세간의 관심을 모았습니다.

2009년을 기점으로 매년 이어져 온 이 회의는 올해 10주년을 맞이하였습니다. 또한 이를 계기로 과감한 변화를 시도했는데요, 기존의 ‘대북지원’에서 ‘대북협력’으로 명칭을 변경하고, 아시아 지역을 벗어나 UN본부의 소재지이자 국제협력의 중심지인 뉴욕을 개최지로 선정한 것이 대표적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변화’는 단순한 회의 형태뿐만 아니라 회의 주제 전체를 아우르는 키워드이기도 했습니다.

시간

내용

14:00

14:20

개회식

개회사:

최완규(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상임공동대표)

환영사:

신명섭(경기도 협력국장)

케이스 루스(NCNK 사무총장)

14:20
~
15:50

전체회의 1:

라운드테이블, 대북협력 since 1995: 맥락·과정·변화

사회 :

제롬 A.코헨(미국 뉴욕대 로스쿨 교수)

패널 :

제롬 소바지(전유엔북한상주조정관)

에리히 와인가트너(전 FALU 담당자)/
메릴린 와인가트너(전 북한 상주 유엔기구 보건의료 담당자)

빅터 슈(전 월드비전 인터내셔널 북한 사업담당 국장)

박창일(평화3000 운영위원장)

질의 응답

15:50
~
16:10

휴식

16:10
~
17:40

전체회의 2 : 한반도 평화와 대북협력

사회 :

최완규(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상임공동대표)

발제

01. 북한의 인도적 현황과 한반도 평화

이혜원(서울의료원 과장)

02. 북미관계와 대북협력

존 들러리(연세대 교수)

03. 한반도 접경지대에서의 지자체 대북협력

김동성(경기연구원 북부센터장)

04. 한반도 평화구축 관점에서의 NGO 대북협력

김동진(트리니티 칼리지 더블린 교수)

2019 대북협력 국제회의 1차 전체회의 사진

 전체회의 1: 
라운드테이블, 대북협력 since 1995: 맥락·과정·변화

첫 번째 회의에서는 1995년 이후 북한과 대북지원의 맥락 변화를 주요 안건으로 다루었습니다. (1995년은 북한이 본격적으로 국제사회에 도움을 요청하기 시작한 해입니다.) 2009년부터 2013년까지 북한상주조정관으로 있었던 제롬 소바지(Jerome Sauvage)는 오늘날 북한 사회가 당시보다 자연재해에 대해 나아진 회복력을 보여주고 있지만 여전히 비효율적이고 지역별·성별 격차가 심각하다는 점을 언급하며, 현상유지 차원에서의 제한된 인도적 구호정책과 근본적인 변화 추구를 위한 인도적 개발정책이라는 선택지 사이에서 나아갈 방향을 두고 지속적인 대화가 필요함을 강조했습니다.

또한 1997년부터 북한에서 함께 생활했던 와인가트너(Erich & Marilyn Weingartner) 부부는 북한의 변화를 수긍하면서도 정권과 주민들 간 인식 차이가 있을 수 있음에 주의할 것을 당부하는 한편, 월드비전 인터내셔널에서 북한 사업을 담당했던 빅터 슈(Victor Hsu)는 외국국적 한국인의 북한 체류나 국제 인도지원 단체의 요청에 대한 북한의 사고방식이 과거와 비교하여 유화적으로 바뀌었음을 주장했습니다. 평화3000의 박창일 신부는 정권별 국내 대북지원 사업 변화양상과 함께 제재의 한계와 한국의 접근정책 확대 필요성 등에 대한 목소리를 내기도 했습니다.

2019 대북협력 국제회의 2차 전체회의 사진

2019 대북협력 국제회의 2차 전체회의 사진

 전체회의 2: 한반도 평화와 대북협력

테이블의 열기가 채 식기도 전에 시작된 두 번째 회의에서는 먼저 서울의료원 이혜원 과장이 자리하여 북한의 감염성 질병·모자보건 관련 지표가 다소 개선되었으나 최근 정체 상태가 이어지고 있으며 북한 보건의료 체계가 정상 작동하려면 노후화된 인프라에 대해 지원할 필요가 있음을 제언하였고, 다음으로 연세대학교 존 들러리(John Delury) 교수는 최근의 북미관계가 단순한 적대관계가 아닌 리스크 헤징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과 함께 향후 가능한 북미간의 예상 시나리오 모델을 제시해 주었습니다.

한편 경기연구원 김동성 박사는 북과 인접한 지자체인 경기도에서 대북협력이 필요한 이유와 향후 계획을 공유하였으며, 트리니티 칼리지의 김동진 교수는 남남갈등 속에서 국내 민간단체들이 대북지원에 있어서 갖는 어려움과 함께 이러한 상황 속에서의 남·북간 지속적인 격차는 한반도 평화구축에 있어 장기적 장애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지적하였습니다.

반나절이 넘어가는 장시간의 발표들에도 불구하고 청중들의 열띤 질문과 토론은 한참이나 이어졌습니다. 다양한 의견이 오가는 가운데에서도 현장에서 공통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던 사항은 과거와 달리 국제사회에 대한 북한의 태도 변화가 목격되고 있으며, 국제 인도지원 또한 이러한 변화에 발맞춰 단순한 구호물자 지원보다 폭넓은 개념으로 이해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점입니다.

2019 대북협력 국제회의 전체사진

대북 인도지원은 대북제재와 남남갈등 등 다양한 요인들로 난관에 봉착해 있습니다. 복잡하고 어렵지만 그렇다고 해서 눈 감고 있을 수만은 없는 현실의 문제입니다. 제롬 소바지는 앞서 회의 중 이번 자리가 대북 인도지원에 대한 대화 모델을 완성하기 위한 하나의 퍼즐 조각이라 생각한다고 했습니다. 아무리 맞추기 어려운 퍼즐이라도 조각들을 최대한 많이 찾고 또 맞춰놓으면 다음 조각이 들어갈 위치를 찾기는 더욱 쉬워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