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쥐가 물어온 소식
2020년 남북교류협력, 이렇게 해야 한다
경자년(庚子年). 쥐는 빠른 상황판단과 쉴 새 없이 움직이는 부지런한 동물로, 우리 조상들은 지혜롭고 근면함의 상징으로 여기곤 했습니다. 작지만 날쌘 몸으로 곳곳을 다니며 꼭 필요한 것들을 모아 저축하는 하얀 쥐가 남북협회 소식지에도 찾아왔다고 하는데요!
2020년의 남북교류협력 각 분야 현장을 누비는 분들이 생각하는 ‘2020년 남북교류협력, 이렇게 해야 한다!’는 어떤 내용일까요? 하얀 쥐가 이곳저곳 다니며 귀담아 들어야 하는 소식들을 물어왔습니다. (찍찍!)
前 국가교통위원회 위원
前 ASEM 철의 실크로드 심포지움 사무국장
한국과학기술원 기계공학 박사
프랑스 Poitiers 대학교 물리학 D.E.P.S.U.P
남북철도연결사업과 동아시아철도공동체 구상은 1) 동해선, 경의선을 통하여 환동해 경제벨트와 환황해 경제벨트를 두 축으로 하는 ‘한반도 신경제구상’을 가능하게 하고, 2) 중국의 ‘일대일로’, 러시아의 ‘新동방정책’, 몽골의 ‘초원의 길’ 과의 새로운 접점을 제시하며, 3) 나아가 북방의 대륙경제권과 남방의 해양경제권을 네트워킹하여 그에 따른 평화·번영을 한반도·동아시아·태평양 지역 전체로 확산시키는 매우 중요한 지역전략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따라서 제재 국면에서의 경의선·동해선 남북 공동조사는 미래의 남북철도연결사업과 동아시아철도공동체 구축을 위한 남북 간 공동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입니다. 제재국면에서 실태조사와 설계, 시공 기간단축, 현대화 비용도 논의할 수 있습니다. 나진-하산 프로젝트도 재추진할 수 있습니다. 이는 간접참여방식으로 5.24조치 및 UN제재 예외 사업으로 재개 시 애로요인은 많지 않습니다. 이사업을 러시아의 TSR 7일 프로젝트’와 연계하여 ‘TKR-TSR 8일 프로젝트’로 제안할 수도 있습니다.
現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 남북교류지원부 부장
前 한겨레통일문화재단 차장
대내외적 상황에 따라 남북관계는 얼어붙었다가도 다시 훈풍이 불기도 한다는 것을 알기에, 지난해 남북관계 경색에도 불구하고 지자체의 남북교류협력에 대한 의지는 계속 되었습니다. UN제재 하에서 바늘구멍과도 같았던 대북지원을 다양한 방식으로 추진하면서 지자체가 남북교류협력의 주요 주체라는 인식을 넓혀나갔습니다. 통일부도 지자체의 대북지원사업자 지정이 가능토록 통일부 규정을 개정하였고, 민간단체는 자신의 경험과 전문성에 지자체의 역량을 보태 규모 있는 협력 사업 추진에 대한 구상을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흐름에도 불구하고 지자체 남북교류 관련 법안은 국회에 여전히 계류 중입니다. 남북관계 개선과 함께 교류협력 활성화를 위해 정부, 지자체, 민간이 내는 한 목소리를 반영하여 국회는 현실을 반영한 법 개선에 힘썼으면 합니다.
법제도의 개선을 밑거름으로 삼아 지자체가 남북교류협력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여 한반도에 평화가 안착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겠습니다. 이를 위해 남북교류협력 핵심 주체인 중앙-지방-민간 세 단위는 소통과 협력을 위한 관계 구축에 더욱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는 지자체 남북교류협력 활성화를 위한 기반 조성과 각 단위와의 협력적 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가교로써 충실히 역할 하겠습니다.
2001년 현대아산 금강산사업소 관광운영팀장
2011년 현대아산 기획홍보부장
2014년 현대아산 관광사업부장
2018년이 남북관계의 발전적인 전기를 마련하고 새로운 남북협력의 첫 발을 내딛은 해였다면, 2019년은 한 발짝도 앞으로 나가지 못하고 정체된 해였습니다. 짧은 기간 동안 남북은 극과 극의 상황을 마주하고 있는 것입니다. 2020년 대통령께서는 신년사를 통해 적극적인 남북관계로 교착된 북미관계를 견인할 수 있다고 발표했습니다. 남북협력을 위한 현실적 방안을 마련하고 필요하다면 UN대북제재 예외승인까지 추진, 남북 간 독자적인 협력공간을 넓혀 간다는 구상입니다. 여기에 미국도 북미대화 재개를 지속 타진하고 있고 북 또한 대화의 문을 닫지 않고 있습니다. 남북경협사업이 대북제재로 꽉 막혀있는 국면에서 올해는 대통령의 구상이 반드시 실현되길 바랍니다. 그 시작은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대북관광이 검토될 수 있다고 봅니다. 남북경협의 상징인 금강산과 개성관광의 전면적인 재개가 어려운 환경이라면, 실현 가능한 규모로 시작해 차차 확대해 나갈 수 있습니다.
남북화해와 협력의 기치아래 1998년 시작된 금강산관광은 분단 이후 처음으로 약 200만 명의 국민들이 북한을 직접 체험할 수 있었던 대표적인 남북경협사업입니다. 비록 지금은 10년 넘게 중단된 상태지만 금강산관광을 통해 남북 신뢰의 싹을 틔우고, 개성공단, 개성관광, 남북철도도로 연결, 이산가족상봉 등 수많은 교류협력을 추동시켰던 소중한 경험을 되새겨 볼 때입니다. 우선적으로 이산가족, 학생, 외국인, 시민단체 대상의 개별관광을 추진해 볼 수 있겠습니다. 가능하다면 육로를 통한 교류가 좋겠지만, 여의치 않다면 제3국 경유 방안도 검토해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이 과정에서 북의 호응을 얻기 위한 적극적인 대화 노력이 있어야 하고, 어려운 상황일수록 남북교류를 통한 상호이해와 신뢰를 높일 수 있는 계기를 끊임없이 이어가야 할 것입니다.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는 시구(詩句)처럼 남북관계는 결연한 의지로 수많은 시련과 고난을 이겨내야만 꽃을 피울 수 있습니다. 현재 남북관계가 어려운 것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변하지 않는 것은 없습니다. 반드시 남북관계가 다시 시작되고, 이를 통해 본격적인 ‘한반도 평화프로세스’가 추진되는 2020년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남북관계의 작은 물꼬라도 트이지 않을까 많은 기대를 했지만 이렇게 2020년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북한자원개발은 오랜 시간 검토되어 왔습니다. 2004년부터 2006년까지 2년 간 원진월드와이드는 한국광물공사와 주축이 되어 몇몇 기업들과 함께 북측 민경련과 공동으로 정촌흑연광산을 건설한 경험이 있습니다. 2007년에는 남북교류협력지원협회와 단천지역을 직접 방문하여 광산의 현황과 채광, 선광, 가공 기술 및 광산자료들을 접해보고 단천총국 소속 기술자들과 사업을 타진하기도 했습니다.
북한은 원광(原鑛) 수출보다는 완제품 제조를 통해 부가가치를 높이고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려는 광산개발정책 기조를 갖고 있습니다. 북한이 개발가치가 있는 여러 지하자원을 보유하고 있어 우리가 보기에 매력적인 곳인 것처럼, 제 3국이나 자원강국, 다국적 기업에게도 마찬가지입니다. 앞으로는 하나의 민족이라는 조건 때문에 우리에게만 유리한 상황이 주어지지는 않을 것입니다. 사전 경제성 검토 등 미리 준비하지 않으면 막상 기회가 열려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고 오히려 혼란에 빠지진 않을까요? 지금부터라도 정부가 주도하여 일관성 있고 객관적인 추진 방향을 정립하기 위해 사업 분야별 협의체를 조직하여 준비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며 올해는 실제 성과도 볼 수 있길 바랍니다.
2004 ~ 2006 북한정촌흑연광산 광산 및 선광장 건설
2007 1차, 2차 남북교류협력지원협회 북한 단천광산 현지조사단 참여(1, 2차)
2014 ~ 現 북한광물개발포럼 회장
앞으로 정비해가야 할 '경협인프라 개선방안'에 대해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봅니다. 국제 대북제재 국면 이전에도 남북경협 사업에는 상존하는 문제점들이 있습니다. 남북 4대 투자보장합의서 이행문제, 열악한 3통(통행·통신·통관)문제, 남북금융결제제도 부재 문제 등이 그것이죠. 여기에 대한 개선방안을 공론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경협재개에 대비해 북한의 산업별 현황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세미나가 활성화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현장 경험을 갖춘 이들의 경험담을 국내기업들이 경청할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면 더 좋겠지요. 경협재개 시 우리 기업들의 과열 경쟁을 방지하기 위한 경협 질서를 구축하는 일도 사전에 충분한 공론화 및 숙의할 수 있는 올해가 되었으면 합니다.
1989~2004.2 LG상사 대북사업팀장
2004~2008.3 한국무역협회 남북경협실 수석연구위원
2008~ 현재 경협전문기업 (주)드림이스트 운영
금강산관광이 중단된 지 12년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대한민국을 제외한 전 세계 모든 국가의 사람들이 북한여행을 하고 있으며 금강산에도 가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국민이라고 예외가 되는 것은 설득력이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현 정부가 들어서며 남북관계 개선의 계기들이 있었습니다. 특히 9.19평양공동선언에서는 금강산관광과 개성공단 재개에 합의했고, 지난해 6월 판문점에서 남북미 정상이 깜짝 회동하는 등 역사적인 일도 있어 남북경협기업인들은 누구보다 기대와 기쁨이 컸습니다. 하지만 이후 남북관계는 오히려 악화되어 기대한 것 이상으로 절망감과 상실감도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늦었지만 이제라도 금강산관광재개, 개성공단 재개, 남북경협 재개만큼은 통일부가 전면에 나서서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합니다. 남북경협이나 이산가족 상봉문제 등 민족내부 문제들부터 국제대북제재의 대상이 아니라는 적극적인 논리개발과 함께 미국과 국제사회에 대한 설득 노력이 필요한 때라고 생각합니다.
하루 빨리 물꼬를 터서 철길·도로를 연결하고 그 길로 유럽도 가고, 금강산관광도 하고, 개성공단도 가동하고, 우리 국민에게 금강산샘물도 공급하는 등 남북경협기업인들이 소중한 일터에서 다시 일할 수 있게 될 날이 속히 오길, 또 그 일에 정부 등 관계 당국이 힘써주시길 당부합니다. 남북경협은 평화이며, 일자리이며, 통일의 마중물입니다!
現 금강산기업협회 회장
1998.11.18.~現 다물코퍼레이션 대표
現 (사)민간남북경제교류협의회 회장
現 (사)동북아평화경제협회 공동회장
‘남북경협이 없이는 평화도 없고 통일도 없다.’
1988년부터 시작한 남북경협사업은 많은 우여곡절을 겪으면서도 금강산 관광을 시작하고 개성공단을 만드는 등 남북관계에서 공동 번영의 가능성을 보여준 중요한 사업이었습니다. 대화의 채널을 넓히면서 통일의 가능성도 보여주었습니다. 하지만 금강산관광 중단과 5.24조치 이후 남북경협사업은 완전히 멈췄고, 남북관계가 교착상태에 빠지면서 대결을 심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했습니다. 정권이 바뀌고 남북관계 분위기가 전환되는 듯했으나 현 정부 집권 3년차에 들어선 지금까지도 남북경협문제는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지금 당장 남북경협사업을 재개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하지만 UN의 대북제재를 준수하는 차원에서라도 경협이 중단되기 전에 지급한 선불금은 찾아와야 합니다. 이대로 방치해둔다면 북한에 현금을 아무런 조건 없이 그냥 준 꼴이 되어버립니다. 민간의 끊임없는 노력으로 북한에서도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선 상황입니다. 북한은 선불금을 받았다는 사실을 직접 확인해 주는 등 긍정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미미한 움직임인 것 같더라도 북한에서 작은 의지라도 보여줄 때, 이를 계기로 남북관계를 풀어나갈 수 있는 실마리를 찾아야 합니다.
모든 일에는 때가 있습니다. 새해 새로운 마음으로 실낱같은 희망이라도 만들어 가려면 지금이라도 움직여야 합니다. 남북관계를 획기적으로 개선 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도 있습니다. “남북경협 없이는 평화도 없고 통일도 없다.”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는 말이기도 하고, 역사적으로도 증명된 말입니다. 이번 정부에서 ‘남북경협’에 대한 의지를 보여 주고 타개해 가는 유능한 정부가 되길 바랍니다.
前 기아자동차 판매관리부
前 골드뱅크 총무부
태림산업은 현물투자조건으로 정부승인을 받아 남한에서 생산설비 및 건축자재 등을 반출절차에 따라 북한으로 반출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진행했습니다. 생산설비 등이 대형이라 설치에 대형크레인과 같은 장비와 인력도 필요했고 운반을 위한 물류비가 추가로 발생하기도 하고, 원부자재 조달도 핵심 사안이었습니다. 그래서 다시 남북경협이 재개된다면 협력업체들과 공동투자형태로 경협사업을 진행해 리스크를 분산하는 것이 어떨까 생각도 해봅니다. 좀 더 나아가 유사한 업종들은 산업단지(Cluster)를 만들어 사업을 추진하는 것도 서로 상생하며 시너지를 내는 방안이 아닐까 합니다.
북한에 바라는 점도 있습니다. 향후 경협이 재개되면 『북남경제협력법』을 『외국인투자기업법』과 유사하게 적용했으면 좋겠습니다. 사실 외형적으로 합영이어도 회사에서 판매한 대금을 지도총국 내 북측세무서에서 수금했기 때문에 우리 기업의 회계 관리가 보장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꿈을 갖고 출발한 경협사업의 소중한 경험과 노하우가 정치영역에 좌우되어 사장(死藏)되는 안타까운 일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2020년은 따뜻한 남풍이 불어와 길었던 겨울을 떨치고 아름다운 꽃을 피울 수 있기를 고대해 봅니다.
㈜와이즈인포넷 책임연구원
(사)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부장/부국장
환경부 지속가능발전위원회 전문위원
‘첫 단추 잘 꿰기, 그리고 민간의 교류협력 공간 확대’
2020년 경자년이 밝았습니다. ‘대전환’이라고 할 만큼 남북관계의 큰 변화가 2018년에 있었다면, 2019년엔 그 기대가 무색하게 아무런 변화를 만들어내지 못했습니다. 우리는 지금 가히 극단이라고 할 수 있는 두 ‘1년’의 뒤에 서 있습니다. 이전 두 해의 경험에서 얻은 교훈은 무엇일까요? 무릇 첫 단추를 잘 꿰어야 합니다. 2018년의 첫 단추는 평창이었고, 2019년에는 하노이였습니다. 2020년의 첫 단추, 시기로는 2~3월이고 내용은 한미연합훈련이 될 것입니다. 미국과의 조율을 바탕으로 정례적인 한미연합훈련을 중단 혹은 취소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그 다음에는 정부와 민간의 역할 분담입니다. 남북 당국 간의 교류가 중요하다는 점을 부인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안 된다는 것이 지난 2년의 가르침입니다. 정부는 민간 차원의 남북 교류협력 공간을 여는 것에 대해 더 큰 힘을 기울이고 북도 설득할 수 있어야 합니다. 민간은 그 공간에서 남북 교류협력의 범위를 넓혀 나가고 지속가능하도록 할 것입니다. 정부와 민간의 남북 교류협력이 선순환 구조를 그리는 2020년이 되기를 바랍니다.
“2017년, 핵실험 등으로 인한 한반도 전쟁 위기, 북측의 핵무력 완성 선언, 고강도의 유엔 대북제재 결의 2397호 채택. 2018년, 한반도 평화무드 급전환,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과 평화체제 공론화 시작, 민간단체 교류협력사업 시동 및 평양 방문. 2019년, 2월 북미 하노이 회담 결렬, 2017년 12월 상황으로 회귀.”
문재인 정부 3년 동안 전개된 남북 관계 현황입니다. 남북은 세 차례의 정상회담으로 향후 남북 공생공영의 미래를 논의했고 현 유엔 제재 속에서 교류협력의 한계도 분명히 인지했습니다. 남측이 남북관계의 미래전망은 결국 북미관계의 정상화라며 기다리는 사이, 북측은 ‘앞으로도 제재 속에서 살아야 한다는 것을 기정사실화하고 제재해제나 정세완화에 사소한 미련도 가지지 말라’며 ‘정면돌파전’을 천명했습니다. 북측의 강경태도는 오히려 남측을 향한 애타는 시위를 보는 듯합니다. 향후 민간을 포함한 남북교류협력은 전적으로 문재인 정부 손에 달려있습니다. 스포츠 교류, 철도연결, 김정은 위원장 답방 등 차후의 사업을 먼저 얘기해봐야 들리지도 않을 것입니다. 우리 정부 스스로 막은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재개를 우선 선언해야 교류협력을 시작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現 (사)어린이의약품지원본부 사무처장
現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사회문화교류분과 상임위원
북한학 박사 수료
2018년 평창올림픽 이후 남북·북미 회담이 이루어지던 시기에 오히려 남북 시민사회와 종단 간 교류와 협력은 후퇴했다고 생각합니다. 지난해 8월 남북 종교인들이 독일 린다우(Lindau)에서 만났을 때 북측은 남북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내용을 남한 정부가 이행해 나가지 못하는 점에 대한 섭섭함을 강하게 표하기도 했습니다.
남북 관계의 변화를 위해 우리 종교계는 우리 정부에 다음과 같이 요청합니다. 첫째 한반도의 정치적인 상황을 고려하지 말고 민간 종교교류는 지속 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 주실 것을 요청합니다. 독일 통일 과정에서도 정치적인 상황에 관계없이 시민사회와 종교는 교류와 협력을 지속함으로서 상호 신뢰를 갖는데 기여했다고 생각합니다.
둘째 유엔 제재와는 무관한 관광과 인도적 차원의 식량을 지원하는 것은 허가되어야 하고 정부가 적극 도와나가야 합니다. 화해의 상징인 금강산 내 남한 시설이 폐기될 위기에 놓여 있습니다. 또한 절대 부족한 북한 주민들을 위한 식량 지원에 종교계가 나설 수 있도록 정부의 협조를 적극 요청합니다.
셋째 북한의 산재해있는 종교 시설 방문을 위하여 남북 당국자들이 노력해야 합니다. 금강산 신계사, 개성 교려 성균관, 평양 장충성당, 평양 칠곡 교회, 봉수교회 천도교 청우당, 원불교 법당 등 북한의 대표적인 종교 시설을 남한 종교인들이 종교 순례차원에서 상시 방문할 수 있도록 허용해야하고 이를 위하여 남북 당국자 회담에서 논의하여 줄 것을 요청드립니다.
1993~2000 원불교 국제부 교무
現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종교위원회 상임위원
現 (사)종교평화국제사업단 상임이사
중앙대학교 국제대학원 박사과정
“경자년, 남북관계가 가장 활발한 한 해였다”
경자년 새해, 남북관계가 개선되는 소망을 가져봅니다. 지난 2018년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삼지연관현악단의 강릉, 서울 공연, 평양공연 ‘봄이 온다’ 등이 교류의 물꼬를 텄고, 이후 다른 분야로까지 확대될 것으로 여겨졌으나 교류는 더 확대되지도 이어지지도 못했습니다. 분단 이후 최초의 남북 통합 사전인 《겨레말큰사전》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동안 총 25차례의 공동회의를 서울, 평양, 금강산, 개성 등지에서 진행해 왔으나 2015년 이후 남북 회의를 재개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사실 이 사업이 2005년부터 시작됐으니, 경자년인 올해 한 세대의 절반인 15년째 접어드는 중장기 사업이지만 현재로선 여러 사정으로 남측이 맡은 편찬사업만 반쪽으로 진행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경자년 새해, 희망찬 문구들이 여러 방송과 지면을 통해 또 쏟아져 나옵니다. “2032년 올림픽 남북 공동 개최, 역도 및 탁구 선수권 대회 초청, 올림픽 단일팀 구성, 남북 철도 도로 연결, 비무장지대의 국제 평화지대화 및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개별관광” 등 남북 협력 사업을 추진하고자 하는 정부의 의지가 적극 반영된 것으로 여겨집니다.
경자년 연말 어느 지면을 통해 “남북관계가 가장 활발한 한 해였다”라는 한 줄 평가를 쓸 수 있기를 바라며 이 글을 마칩니다.
이화여대 북한학 박사
사단법인 여성인권을 지원하는 사람들 비상임감사
마포구 남북교류협력위원회 심의위원
청소년·청년
現 제12기 통일부 대학생 기자단
‘청년들에게 통일이 일상이 되는 날을 꿈꾸며’
전쟁을 직접 경험하지 않고 분단 상태가 선천적 조건으로 주어진 청년세대에게 통일은 그다지 와 닿지 않는 주제입니다. 나라를 위한 통일보다는 당장 살아가야 하는 현실이 더 막막하게 느껴지는 것입니다. 청년들이 자연스럽게 통일을 생각할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 청년들이 통일에 대해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는 공론장이 활성화되었으면 합니다. 토론을 통해 비정상적인 분단상태에 대해 스스로 본질적인 의문을 던지고, 통일에 대해 새로운 정의를 해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통일에 대한 청년들의 전문성 강화가 필요합니다. 청년들이 단순 정치 분야를 넘어 경제, 환경, 여성 등 다양한 분야에서 남과 북을 잇는 역량을 갖출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지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각자 자리에서 느끼는 문제의 해법으로 통일을 인식하고 통일을 전제로 꿈을 꿀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통일이 ‘뜬구름 잡는 이야기’가 아닌 청년들의 일상이 될 때 비로소 청년들이 통일의 주역으로 역할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現 제8기 통일부 어린이 기자단
이번 8기 통일부 어린이 기자단으로 활동하면서 깨달은 것이 하나 있습니다. 요즘 청소년들이 통일에 대해 무관심하다는 목소리도 많지만, 바로 저처럼 관심을 가지고 간절히 평화통일을 기원하는 어린이들도 많고, 또 어린 우리들의 통일에 대한 바람이 세상의 목소리가 되고 씨앗이 되어 언젠가 통일을 이루어낼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하여 통일부 어린이 기자단 친구들 외에도 많은 또래 어린이들이 사회적, 정치적 관심을 갖고 작지만 꾸준히 평화통일을 위한 활동을 실천하는 사람이 될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그런 미래의 영웅들이 하나 둘 늘어나다보면 언젠가 통일의 그날이 오고, 통일 관련 노래가사 속 ‘지금까지는 없었던 달력 위의 동그라미’를 우리 모두가 함께 그릴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2020년 새해부터는 남북이 함께 역사연구교류도 추진하며 공동의 역사교과서도 만들고, 남북의 어린이들이 만나 우정도 나누며 함께 통일을 준비해가는 데 있어 한걸음 더 나아가는 한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이 글의 내용은 집필자의 개인적 견해이며,
협회의 공식적 입장이 아님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