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회

북한 물 관리의 정치

북한과 유니세프의 물협력에 대한 오스트롬의 사회-생태 체계의 제도분석 프로그램(PIASES) 적용

세 번째 YOUNG, 이경희 연구자

이경희 연구자

현재 심연북한연구소 객원연구원으로 있으며 남북의 환경 협력 연구에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북한대학원대학원에서 “북한과 유니세프의 물 협력에 대한 오스트롬의 사회-생태 체계의 제도분석 프로그램(PIASES) 적용”으로 북한학 박사학위(2019)를 취득하였고, 영국의 Queen Mary University of London에서 Globalisation and Development 전공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주요 논저로는 「북한의 식수 문제를 통해 고찰한 남북 물 협력의 중요성(2019)」등이 있습니다.

Question. 01

연구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저는 대학시절, 독일어를 전공하면서 자연스럽게 독일 통일에 대해 자주 접하며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에 깊은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학문적 관심은 통일과 평화를 이뤄나가는 방식에 대한 고민으로 이어졌고, 이후 국제기구인 유엔개발계획(UNDP/GEF) 등의 다양한 경험을 통해, 개발의 맥락에서 한반도의 통일과 평화에 기여할 수 방안을 연구하고자 하는 소망이 커졌습니다. 이 부분에 대한 체계적, 이론적 지식 확장 및 전문성 겸비를 위해 영국 Queen Mary University of London에 진학하여 ‘지구화와 개발(Globalisation and Development)’을 전공하였습니다. 석사 논문으로 신자유주에 기반한 개발협력이 한국 사회에 미친 영향을 분석하여 지속가능한 평화는 지속가능한 환경으로 성취될 수 있으며, 한반도의 지속가능한 환경은 북한이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고 있음을 절감하여 북한의 정치·통일을 공부하였습니다. 

Question. 02

연구 관심분야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주세요.

지속가능한 환경이 지속가능한 평화를 만들 수 있다고 믿습니다. 저는 지속가능한 개발협력의 맥락에서 지리적으로 접경한 남북의 공유자원 문제를 고민하고 이를 통해 한반도의 평화와 통합에 기여하고 싶습니다. 북한은 현재 심각한 물 문제로 고통 받고 있고, 한반도 수준에서 남북한은 물을 비롯한 기후·환경 분야를 공유해야 하는 지리적 조건에 있습니다. 저는 박사 학위 논문을 통해 북한과 국제기구의 물 협력을 분석하여 북한에서 공유자원인 물을 어떻게 관리하고 위기에 대처하는지 연구하였습니다. 이러한 선행 연구를 기반으로 실천적 현재 남북 환경 협력을 위한 창의적인 거버넌스 체계를 설계하는데 큰 관심을 가지고 연구하고 있습니다.

지속가능한 환경이 지속가능한 평화를

만들 수 있습니다.

Question. 03

학위논문의 내용이 궁금합니다.

박사 학위 논문의 주제는 “북한 물 관리의 정치: 북한과 유니세프의 물 협력에 대한 오스트롬의 사회-생태 체계의 제도분석 프로그램(PIASES) 적용”으로, 1995년 시작된 개발협력을 매개로 작동한 북한과 유엔의 물 협력을 오스트롬의 사회-생태 체계의 제도적 분석 프로그램(Program in Institutional Analysis of Social-Ecological System: PIASES)을 통해 실증하는 것입니다.

1995년부터 2018년까지 북한과 유엔 간 개발협력의 변화 분석을 통해 거시적 수준에서 단기 협정으로부터 장기협정으로 이행하는, 북한과 유엔의 협력이 진화한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대북 개발협력의 시기별 특징에 따라 제1기(1995년~2001년), 과도기(2002년~2007년) 그리고 제2기(2008년~2018년)로 나누어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제1기에는 인도주의지원 중심의 원조가 수행되고 과도기에는 유엔과 갈등이 심화되며 지원 중단에 이르지만, 제2기에는 기술지원 중심으로 변화하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다시 말하면, 1995년부터 현재까지 유엔의 대북 개발협력은 인도주의 중심에서 기술 중심으로 변화하며 보다 지속가능한 장기 기술협력을 이행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긍정적인 변화는 주인의식을 제고하려는 북한의 노력과 강한 공여자에서 계몽된 공여자로 전환하려는 유엔의 노력이 맞물려 창출되었다는 점에서 관계의 ‘진화’이기도 합니다. 진화는 서로의 다름을 이해하고 지속적인 대화를 가능하게 하는 장인정신(artisanship)의 발현과정이라는 점에서 미래의 남북 협력을 설계하는데 실천적 함의를 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Question. 04

향후 연구계획에 대해 소개해주신다면?

UN 지속가능개발목표(SDGs) 중 기후·환경과 연계된 영역 중 4차 산업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협력 사업을 도출하고, 이와 관련한 남북 환경협력 모델을 구축해 보고 싶습니다. 북한에 수행된 지속가능한 개발목표와 연관된 대부분의 사업은 국제기구를 중심으로 한 국제개발협력의 분과로 이뤄져 왔습니다. 향후 이 분야는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보이며 남한이 보다 적극적으로 기후·환경 영역의 협력을 주도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기후·환경 영역과 더불어 과학기술협력에 북한이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이 두 부분을 연계한 협력 사업을 잘 발굴할 수 있다면 북한의 적극적인 참여를 기대할 수 있으리라 예상합니다.

현실적으로 북한이 다자적 협력방식을 선호하며, 국제기구가 기후·환경 협력 관련하여 전문적 지식과 경험이 많다는 점에서 이를 활용한 남한이 주도하는 다자적 협력체를 개발하는 방안이 있습니다. 이러한 협력 방식은 국제기구와 NGO, 남북한 정부 등이 참여하며 프로그램을 함께 구축하고 수행해 나가는 방식을 의미합니다. 다른 영역과 달리 기후·환경 분야는 지리적으로 접경하고 있는 남북이 직접적 이해당사자가 된다는 점에서 남한의 참여를 적극적으로 주장할 수 있는 공유자원의 특성을 활용 수 있습니다. 나아가 SDGs 달성을 위한 국제적인 노력의 일환이라는 점에서 공여국으로 남한의 위상을 높이고 국제사회의 대북 개발협력사업의 참여를 제고하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