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TSI기반 남·북·중·러간 철도시스템의 상호운용성에 대한 계량적 분석연구
- 남북·대륙철도시대의 준비
다섯 번째 YOUNG, 박수명 연구자
박수명 연구자
2014년부터 약 3년 간 한국철도공사 남북대륙철도사업단의 부장으로 나진-하산프로젝트에 관여하면서 남·북간의 철도운행 뿐만 아니라 중국, 러시아를 넘어 대륙까지의 철도운행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박수명 연구자는, 그 즈음 정부(국토교통부)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우송대학교에 철도특성화 과정이 개설되면서 박사과정을 시작하게 됐다. 2017년 “TSI1)기반 남·북·중·러간 철도시스템의 상호운용성에 대한 계량적 분석연구”로 철도시스템공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석사는 2012년 서울과학기술대학교에서 철도차량시스템공학을 전공했고, 현재 철도 실무경력 26년째 전문가로서 한국철도공사 부산경남본부 차량처장으로 재직 중이다.
1) Technical Specification for the Inter-operability의 약자로 상호운용성 확보를 위한 기술적 규격이다.
Question. 01
연구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1994년 철도전문대학을 졸업하고 바로 철도청에 입사하게 되면서 철도와 인연을 맺었고 그 이후 제 인생에 있어서 철도는 사명이 되었습니다. 2005년 영국 버밍엄대학의 RRUK(Railway Research UK)라는 영국철도연구소에 파견근무 중 국경을 자유롭게 운행하는 유럽의 철도를 접하고 굉장히 깊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관련 연구 자료를 검토하던 중 유럽에서의 국가 간 철도운행도 결코 짧은 시간에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막연하게 우리도 반도국가에 머물지 않고 대륙국가로 나아가기 위해서 지속적인 연구와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이후 남북철도 업무를 하며 북한지역의 열악한 철도 시설을 실사하고 북한 철도성 관계자도 만나 이야기도 나눌 기회가 주어졌습니다. 현재는 정치·군사적인 문제로 남북철도의 운행이 막혀 있지만 앞으로 지속가능한 한반도의 철도운행을 위해서는 철도 운행효율성과 수요창출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방법을 고민하던 중 운행효율성을 높이면 수요 창출로 이어질 수도 있겠다는 판단이 들었고, 운행효율성의 제약 요소를 감소시켜 철도운행의 자유도를 높인다면 남북 간 철도운행, 더 나아가 대륙철도운행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이 되겠다는 생각에 연구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Question. 02
연구 분야에 대해 좀 더 상세하게 설명해 주세요.
간단하게 설명하면 한국의 열차가 유럽까지 운행할 경우 물리적 철도시스템의 제약요소를 줄여 장기적으로 일관수송2)이 가능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TKR-TSR노선을 이용하여 한국의 자동차를 실은 화물열차를 프랑스에 수출하려고 할 경우 현재 한국의 전기기관차는 북한 노선을 운행할 수 없습니다. 북한의 전기기관차는 DC 3000V의 전원을 사용하고 남한의 전기기관차는 AC 25KV 60HZ를 사용하기 때문입니다. 이럴 경우 도라산역에서 북한 기관차로 짐을 옮겨 실어서 북한을 통과해야 하고 북한의 나진을 거쳐 러시아의 국경을 넘어가려 할 경우 선로가 남북한은 1,435mm의 표준궤를 사용하는데 러시아는 1,520mm의 광궤를 사용하고 있어 한 번 더 짐을 환적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생깁니다. 이처럼 국가 간 철도시스템이 표준화가 되어 있지 않아 발생하는 많은 비효율을 TSI라는 기준을 기반으로 줄여 나가, 국가 간 철도시스템의 상호운용성을 높여 철도 운행효율성 높이는 방안을 찾는 것입니다.
2) 일관수송(Unit Load System)이란, 물류기기, 화물, 차량 등의 규격을 서로 정합성을 갖게 하여 선적지에서 최종 도착지까지 화물을 그대로 수송하는 것을 말한다.
Question. 03
학위논문의 내용이 궁금합니다.
지금까지 대부분의 연구논문들은 자료접근의 한계로 정책연구가 주를 이뤘으나, 저는 실무 경험이 있는 터라 본 연구를 수행하는 데 수월한 점이 많았습니다. 학위논문은 크게 4가지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첫 번째, TSI라는 철도시스템의 국제규격을 기준으로 철도시스템의 국가 간 상호운용성을 분석하기 위한 기술적 기준을 만들었습니다, 즉 관련 유럽의 자료를 분석하여 본 연구에 적용 가능하도록 TSI-인프라, TSI-차량, TSI-에너지, TSI-신호·제어, TSI-터널안전, TSI-운영관리 등으로 하위 시스템으로 분류하였습니다.
두 번째는 분류된 내용을 바탕으로 대륙철도의 연계 국가인 남·북·중·러의 철도 시스템의 현황을 분석하였습니다.
세 번째는 상호운용성 산출을 위한 시뮬레이션을 위해 모듈별 변수를 정의하고 철도시스템을 인프라 벡터와 철도차량 벡터로 구분하여 행렬식을 만들었습니다. 이 행렬식의 변수 계산을 통해 해당 구간에 특정 모듈의 철도차량이 어느 정도의 상호호환성을 가지고 있는지를 IOP(상호호환성 %)값으로 산출하였습니다.
마지막 네 번째는 적용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해 운행구간과 운행열차에 대한 시나리오를 만들어 적용해 보았습니다. 예를 들면 화물열차로 부산에서 블라디보스톡까지 운행한다고 가정하여 IOP값을 산출합니다. 그 결과 9개의 주요 호환성 항목 중 2개만 적합하고 7개의 항목이 불일치되어 22%의 값이 산출되었습니다. 하지만 불일치된 7개 항목 중 하나인 ‘궤간’을 가변궤간대차를 활용하여 극복한다면 1개 항목의 호환성이 추가되어 33%로 확대될 수 있습니다.
본 연구는 장기적으로 철도시스템의 호환성 향상시켜 IOP값이 100%가 될 수 있게 하여 시스템 제약 요소를 없애는 것입니다. 이 연구는 모니터링 지표로 활용이 가능하고 또한 타 노선과 타 차량으로 확대도 가능하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Question. 04
향후 연구계획에 대해 소개해주신다면?
남북 및 대륙철도의 운행을 위해서는 크게 제도적인 부분과 시스템적인 부분으로 구분해 준비할 수 있습니다. 제도적인 부분은 국제철도협력기구(OSJD) 가입, 유엔개발계획(UNDP) 등과 같은 국제기구 활동을 통해 해결될 수 있고, 시스템적인 부분은 부단한 협력과 연구를 통해 시스템적 차이에서 발생되는 비효율을 향상시키는 겁니다. 이 두 영역을 따로 분리하여 생각할 수 없습니다. 제도와 시스템적인 호환이 이루어져야 경쟁력이 생기고 지속가능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우리는 과거 2007년 12월 11일부터 남측 문산과 북측 봉동 간 화물열차를 운행하다가 약 1년 정도 후 중단되는 경험을 했습니다. 그 이유야 다양하겠으나 가장 실질적인 원인은 수요가 없는 빈 열차로 운행했다는 점입니다. 수요가 아쉬운 부분입니다.
그래서 향후에는 철도 분야의 현직자면서 연구자로서, 현실적이면서 실현가능한 연구를 하고 싶습니다. 즉 수요창출연구와 철도시스템의 상호운용성을 높여 철도가 타 교통수단에 비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하는 연구를 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