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을 바라보는 제3의 시선
* 아래 글의 내용은 남북교류협력지원협회의 공식 견해와 무관함을 알려드립니다.
프랑스
전상아 인도개발협력부 대리
지난 10월 10일에 있었던 북한 노동당 창건 75주년 열병식을 통해 북한 김정은 위원장은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북극성 4-ㅅ를 공개하였다. 이와 관련, 프랑스는 여러 일간지를 통해 열병식과 신형 미사일 사진을 공개하였다. 프랑스의 대표 일간지 ‘르몽드(Le Monde)’와 천주교 계열 일간지 ‘라크루아(La Croix)’는 이번에 공개된 미사일에 대해 전문가의 평을 빌어 우려를 표현했다. 카네기 국제평화연구원 안킷 판다(Ankit Panda)는 이를 두고 “최대 규모의 이동식 액체연료 미사일”이라고 표현하였으며, 오픈 핵 네트워크(Open Nuclear Network)의 멜리사 한햄(Melissa Hanham)은 “이 괴물은 여러 개의 핵 탄두를 운반할 수 있다고”고 이야기했다. 또 다른 프랑스의 중도우파 일간지인 ‘르피가로(Le Figaro)’는 “폼페이오(Pompeo), 북한이 공개한 거대 미사일 격하”라는 헤드라인과 함께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기자회견을 바탕으로 미국의 대응에 초점을 맞추어 보도했다. 세 일간지는 공통적으로 신형 ICBM의 작동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함과 동시에 북한은 여전히 강력한 군사력을 보유한 군사 대국이라는 국내 선전의 목적이 있었다고 보도했다.
프랑스의 일간지들이 북한 열병식과 신형 ICBM에 관심을 갖고 있는 배경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존재한다. 우선 프랑스는 1970년 핵확산방지조약(NPT) 발표에 따라 공식적으로 핵무기 보유국으로 인정받은 다섯 개 국가 중 하나이며, UN 대북제재위원회(1718위원회) 상임이사국으로 활동하고 있다. 특히, 유럽연합(EU)은 UN 안보리 제재와 별도로 독자 제재를 병행하고 있는데, 프랑스는 이를 독일과 함께 큰 주축이 되어 이끌고 있다.
무엇보다 프랑스는 과거 1996년 핵물질 생산을 중단하였고, 2009년에는 약 10조원을 들여 핵무기 생산시설을 폐기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그리고 이러한 핵 시설 폐기 경험을 토대로 향후 비핵화 과정에 필요한 지원과 전문 능력을 북한에게 제공할 수 있다고 제안하기도 했다.1) 지속적으로 북한이 핵무기를 개발하고, 이를 과시하는 것은 결국 마크롱(Macron) 대통령 집권 이후에도 CVID(Complete, verifiable, irreversible denuclearization)를 변함없이 강조하고 있는 프랑스와 평행선을 걷고 있는 셈이다.
26개 유럽연합(EU) 국가 중 에스토니아를 포함하여 북한과 수교를 맺지 않은 유일한 국가이자, 철저하게 북한의 비핵화를 지지하고 있는 프랑스는 아이러니하게도 북한 주민 특히,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2020년 프랑스는 자국의 대표적 대북 인도지원단체 중 프리미어 어전스(Première Urgence Internationale)와 트라이앵글 제너레이션(Triangle Génération Humanitaire)에 각각 10만 유로, 총 20만 유로(22만 달러)를 지원하기로 약정했다.2) 2018년 64만 달러, 2019년 61만 달러에 비해 감소한 추세이나, 북한 노인과 영유아, 산모와 수유부에 대한 관심과 지원을 지속하고 있어 비핵화에 대한 압박과 동시에 북한 주민들이 제재로 인해 피해를 받지 않도록 노력하는 특징을 보이고 있다.
이하에서는 위에서 언급한 일간지 세 곳의 보도 내용을 요약하여 싣는다. 르몽드(Le Monde)의 경우 신문사 정책에 따라 공개된 부분을 중심으로 하여 요약한다.
1) Ministère de l'Europe et des Affaires étrangères, https://www.diplomatie.gouv.fr/fr/politique-etrangere-de-la-france/securite-desarmement-et-non-proliferation/crises-et-conflits/coree-du-nord-la-position-de-la-france/(검색일: 2020년 10월 19일)
2) UN Financial Tracking Service, https://fts.unocha.org/(검색일: 2020년 10월 19일)
르피가로(Le Figaro),
"폼페오 북한이 공개한 거대 미사일 격하"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장관은 이번에 북한이 공개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위협을 최소화했다. 워싱턴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일반적으로 국가들이 미사일 프로그램을 구축할 때 그것이 작동하는지 확인하기 위한 가장 핵심적인 사항은 그 미사일을 시험하는 것이다. 북한의 지난 해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은 0회였고, 그것은 그 이전 해인 2018년도 마찬가지였다.”고 지적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을 세 차례 만났다. 그러나 지금 완전하게 교착 상태에 있어 핵 무장에 대한 어떠한 진전도 이루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대륙간 미사일 발사 및 핵실험 중지에 만족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르몽드(Le Monde),
"북, 신형 미사일 공개하고, 남한으로 뻗다"
이날 밤 평양의 기념물과 고층빌딩이 밝게 빛나는 가운데, 회색의 대리석을 감싼, 개조된 김일성 광장 주석단에서 행해진 열병식은 계획된 대중의 기쁨과 허영 속에서 이루어졌다. 몇몇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노동당 창당 75년이 지난 지금, 지도자를 중심으로 단결된 국가가 이제는 무시할 수 없는 군사대국이 되었다는 것을 자국민과 해외에 보여주려는 의도였다. 25m 길이의 거대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관련해 카네기국제평화연구원 안킷 판다(Ankit Panda)는 최대 규모의 이동식 액체연료 미사일이라고 말했으며, 스탠포드 대학에 있는 오픈 핵 네트워크(Open Nuclear Network)의 멜리사 한햄(Melissa Hanham)은 “이 괴물은 여러 개의 핵 탄두를 운반할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 과연 이 미사일은 실제 가동될 수 있는 것일까? 아니면 시험발사를 하지 않는, 실제 가동되지 않는 미사일일까? 전문가들은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재진입 기술 통제능력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라크루아(La Croix),
"북한, 평양에서 대규모 열병식 지휘하다"
이는 알래스카에 있는 미국의 미사일 방어 시스템에 대한 노골적인 위협이며, 동시에 미국 대통령에 대한 암묵적인 도전이기도 하다. 미들베리 연구소의 제프리 루이스(Jeffery Lewis) 연구원은 “북한의 ICBM이 3, 4개의 탄두를 탑재할 경우, 미국은 미사일 당 12~16발의 요격 미사일을 보유해야 하고 이를 위해 약 10억 달러를 들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북한 전문가들은 이것이 작동한다는 증거가 없다고 지적했다. 또한 코리아 리스크 그룹(Korea Risk Group)의 북한 전문가인 안드레이 란코프(Andrei Lankov)에 의하면 “좋든 싫든 북한은 핵보유국이며, 아마도 러시아와 중국에 이어 세 번째로 미국의 도시를 타격할 세 번째 핵 보유국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동시에 열병식은 경제난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여전히 강력한 군사력을 가지고 있다는 국내 선전 목적도 가진 것으로 평가된다.
전문가가 해석하는
북한 당 창건 75주년
새벽 열병식과 그 정치적 함의
김희준 자원협력부 과장
본 기사는 20.10.15, 10.16 베이징일보(北京日報) 및 중국망(中国网)에 게재된 중국국제문제연구원 아태연구소 리민(李旻) 주임연구원과 중국 산둥대학교 동북아학원 부원장 비잉다(畢穎達)의 분석 내용을 기초로 번역·재편집했다.
새벽에 열병식을 개최한 이유는 무엇인가
북한이 열병식을 한밤중에 개최한 데는 크게 2가지 이유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하나는 조명과 폭죽을 통해 시각적 효과를 누릴 목적으로, 북한이 매우 특별한 열병식을 개최하고자 했다는 것이다. 특히, 수송 차량과 전투기에 LED를 장착한 것이 실제 큰 효과를 거둔 것으로 보인다. 나머지 하나는 한미 스파이 위성의 추적을 피해 불필요한 정보 노출을 막기 위한 것이라는 점이다. 야간 열병식은 빛의 제약이 있어 위성의 전통적 광학기기로는 촬영이 쉽지 않아 전략무기의 동선 노출을 최대한 줄일 수 있었던 것으로 평가된다.
당의 지휘 하에 있는
군의 지위와 역할 재확인
김정은은 군대의 지위와 역할을 인정하면서 재해 및 방역을 위한 인민군의 공헌을 높이 평가했다. 또한 ‘조선노동당의 혁명사상으로 무장하고 조국과 인민에게 무한히 충효하며, 우리 인민의 힘과 넋이 깃든 강력한 최신 무기들로 장비한 혁명무력이 있음’을 언급하며 당이 군을 이끄는 당과 군의 관계를 드러냈는데, 이는 당 우선의 통치 노선을 계속해서 지켜나가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친(親)인민적 이미지 강화를 통한 지지 확보 및 민생개선·경제건설 예고
이번 연설에서 김정은은 인민의 지지에 감사를 여러 차례 표하는 한편, 마땅히 누려야 할 좋은 날들을 인민들로 하여금 보내지 못하게 한 데 대해서도 미안함을 나타냈다. 이를 통해 김정은은 실무적이면서 친인민적 이미지를 드러내 민중의 지지를 한층 더 이끌어 낸 것으로 평가된다. 또한 민생 개선을 위한 혁신과 대대적 경제건설 추진이라는 주요 임무와 방향을 확실히 표명함으로써 북한이 향후 경제발전에 더욱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제 남은 것은 우리 인민이 더는 고생을 모르고 유족하고 문명한 생활을 마음껏 누리게 하는 것입니다’라는 발언으로 볼 때, 향후 제8차 당 대회를 통해 더욱 분명한 방침과 노선을 확정할 것으로 보인다.
대남관계 개선 의지 엿보여
김정은의 발언은 국제정치적으로도 다양한 의미가 있었지만 그 중 대남 관계를 개선하고자 한 부분이 주목할 점이다. 연설에서 김정은은 ‘사랑하는 남녘 동포’라는 말을 사용했고, ‘북과 남이 다시 두 손을 마주 잡는 날이 오기를 기대합니다’라고 밝혔다. 비록 이 발언에 대한 의구심을 갖는 여론도 많으나, 북한이 경제 발전에 집중하기 위해서는 상대적으로 안정적 환경이 필요한 점, 민심의 변화로 문재인 대통령 이후 진보정권이 재집권 하지 못할 경우 북한은 또 다른 형태의 압박에 직면할 수 있는 점, 미국 대선 전망이 (트럼프 재선 성공에 있어) 밝지 않고 향후 대북정책의 향방도 예상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대남 관계가 개선되면 북한이 향후 대미 관계에 있어 비교적 유리한 위치에 설 수 있는 점, 남북관계를 잘 발전시켜야 북한이 한국의 자금과 기술 지원을 얻을 수 있 점 등으로 볼 때 대남 유화 메시지는 진정성이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방어적 군사전략 천명했으나, 현재로서는 핵무기 포기 계획 없어 보여
이외에도 김정은은 방어적 군사 전략을 취하며 군사력 발전이 어느 누구를 겨냥함이 아님을 대외에 분명히 전했다. 비록 핵무기와 미사일 정책을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핵위협을 포괄하는 모든 위험한 시도들과 위협적 행동들을 억제하고 통제 관리하기 위하여 자위적 정당방위 수단으로서의 전쟁 억제력을 계속 강화해 나갈 것입니다’라고 언급해, 적어도 현재로서는 핵무기와 미사일 계획을 포기할 계획이 없음을 암시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ICBM(대륙간탄도미사일)과 SL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을 선보이면서 군사기술 측면에서는 향후 북미 대화를 위한 협상력을 강화하는 한편, 핵 억제력을 강조하면서도 미국을 직접적으로 거론하지는 않음으로써 대선 이후 북미 대화 재개를 위한 여지를 남겼다.
북한 스스로의 적극적 노력과 주변국과의 긴밀한 협력 필요
전체적으로 김정은의 연설에는 앞에서 언급한대로 다양한 정치적 의미를 담고 있다. 특히, 경제 발전에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전략 방향을 명확히 보여주었는데, 이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북한 스스로 적극적인 노력을 해야 함은 물론, 미국의 대북정책 또한 실무적 차원의 조정이 필요해 보인다. 마지막으로 주변국의 협력과 협조가 중요함은 더 말할 나위가 없을 것이다.
흐루쇼프와 김정은의 유사점
황상민 경영지원부 대리
“I’d much rather do it right than do it fast”
2019년 2월 27~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 후 트럼프 대통령이 한 말이다. 싱가포르에서 열린 1차 북미정상회담에서의 포괄적인 합의에 이어 실질적인 합의 내용이 나올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협상이 결렬되며 실망감을 안겨줬다.
앞으로 북미협상이 어떻게 흘러갈지 과거 사례를 살펴본 독일 주요 일간지 「Die Welt」의 기사를 소개한다. 이하는 소비에트 연방(소련)의 니키타 흐루쇼프 서기장과 김정은 위원장의 유사점에 관해 쓴 Torsten Krauel 기자의 기사를 요약해 싣는다.
미국과 위험한 대치를 한 공산당 지도자가 있었다. 그는 핵실험 중단을 선언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철회한 니키타 흐루쇼프이다. 흐루쇼프 서기장은 미국과 대등한 위치에서 관계 개선을 원했던 김정은 위원장과 유사한 상황에 있던 지도자였다.
1958년 3월 31일 소련 공산당은 핵실험을 중단하겠다고 미국에 제안했다. 미국은 영국과 함께 소련의 핵실험 중단 제안을 받아들였지만, 그 약속은 1961년까지만 유효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만남도 마치 훌륭한 성과 도출이 목전에 있는 것처럼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협상은 결렬되었다. 결렬의 원인은 김정은 위원장과 흐루쇼프 서기장 모두 자신이 가지고 있는 패를 상대에게 다 보여주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흐루쇼프는 러시아 국적 외 사찰단을 허용치 않으면서, 연 3회 이상 사찰과 러시아 자국 내 지진관측소 설치 등을 거절했다. 반면 이러한 사항은 미국과 영국의 입장에서는 검증을 위해 필요한 요구들이었다.
1961년 3월 미국과 영국은 작은 희망을 품고 한 번 더 제네바에서 전문가급 군축 회의를 기획했다. 하지만 1961년 5월 흐루쇼프는 프랑스가 핵실험을 지속한다면 소련의 핵실험 중단도 없던 일로 하겠다며 엄포를 놓았다. 이 상황에서 유일한 타개책은 정상 간의 만남이었다. 1961년 6월 오스트리아 빈에서 존 F. 케네디 대통령과 흐루쇼프 서기장 양국 정상 간의 만남이 이루어졌다. 하지만 소련 입장에서 미국 측의 과도한 요구로 빈 회담은 무산됐다. 2019년 2월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정상회담도 이와 유사하다.
1961년 8월 30일 흐루쇼프는 핵실험중단을 철회했다. 같은 해 9월 1일 소련은 변화된 국제정세와 프랑스 핵실험을 명분으로 핵실험을 재개했다. 소련의 새로운 핵실험에는 TNT 10메가톤 이상의 파괴력을 가진 수소폭탄이 포함됐다. 마침내 1961년 10월 30일에는 58메가톤의, 역사상 가장 큰 폭발력을 지닌 차르 봄바(Tsar Bomba) 실험을 감행했다.
1년 뒤 1962년 10월 쿠바 미사일 위기로 전 세계가 핵전쟁 위기에 놓였지만, 쿠바 위기는 오히려 전환점이 되었다. 1963년 8월 미국, 소련, 영국 3국이 핵실험 금지조약에 서명했다. 핵실험 금지조약이 발의되자 바로 미국 상원의회를 통과했으며, 같은 해 10월 발효됐다. 이는 국제정치사에서 이념적으로 등지고 있던 상대와 합의한 것 중 역사상 가장 신속한 군축협정으로 기록됐다.
그렇다면, 김정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실질적 비핵화 합의 전 쿠바 위기와 같은 충돌이 역사적으로 반복될 것인가? 그것은 반드시 거쳐야 할 과정일까?
미국
박지숙 인도개발협력부 과장
북한 신형 미사일에 대한 미국 내 분석 및 평가는 상이하나, 본토를 공격할 수 있다는 안보 우려로 자국 방어능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점차 커질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서는 북한 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에 등장한 미사일을 다룬 두 개의 언론기사를 요약·분석한다.
북한의 신형 미사일로
미국‘미사일 방어’확대될 것인가?
북한은 노동당 창당 75주년 기념 열병식(10월 10일)에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이하 ICBM)을 공개했다. ‘화성-16’으로 추정되는 동 무기는 다탄두 장착이 가능한 ICBM으로 평가되며, 요격이 어려울 뿐만 아니라 비용도 많이 든다.
이에 일부 안보 전문가들은 미국이 미사일 방어 체계 정비 및 고도화를 해야 할 것으로 전망했다. 오스트리아 빈에 본부를 둔 핵무기 위험 분석 단체 오픈뉴클리어네트워크(ONN) 부국장 멜리사 헤넘(Melissa Hanham)은 북한의 신형 ICBM이 다탄두를 장착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거대한 크기로 보이며, 미사일 방어 시스템을 교란시키는 유인탄두 탑재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카네기국제평화기금 선임연구원 안킷 판다(Ankit Panda)는 북한의 향상된 무기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이 많은 지출을 해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합동참모본부 부의장 존 하이튼(John E. Hyten)이 미국 방어 능력에 100% 자신감을 표하는 등 미국 관료들은 북한 미사일 프로그램이 자국 미사일 방어망을 뚫을 수 없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는 북한의 다탄두 ICBM 공격을 저지할 수 있을 만큼 미국 미사일 요격체계가 충분한지 의구심을 표했다.
한편, 미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 마이클 엘먼(Michael Elleman)은 북한이 공개한 ICBM이 모형일 가능성을 제기하며 진짜인지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실제 미사일이라 하더라도 대기권 재진입 기술 완성이 아직 불투명한 상황이며, 신뢰할만한 다탄두 각개목표설정 재돌입 비행체(MIRV)를 완성하기까지는 시간이 더 소요될 것으로 평가했다.
일본
손형동 전략기획부 대리
지난 9월, 아베 내각을 뒤로하고 새로운 수상으로 취임한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총리는 이달 10월 26일, 집권 이후 처음으로 국회에서의 소신표명 연설을 통해 자신의 국정운영 방향을 밝혔다. 그 중에는 북한을 대하는 그의 외교정책 방향 또한 드러나 있다. 일본 국내 언론을 통해 공개된 연설 전문에 나타난 그의 입장은 다음과 같다.
“(북한의) 납치문제는 계속해서 정권의 최우선 과제이며, 납치피해자 전원의 하루라도 빠른 귀국실현을 위해 전력을 다하겠다. 스스로 조건없이 김정은 위원장과 직접 대면하겠으며, 조일평양선언에 기반하여 납치, 핵, 미사일이라는 제 현안을 포괄 해결하여, 불행했던 과거를 청산하고 북한과의 국교정상화를 목표로 하겠다.” (요미우리신문, 読売新聞)
조일평양선언은 2002년 9월 17일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일본의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郎) 총리 사이에 조인된 선언문이다. 당시 북일간 정상회담에서 북한은 일본인 납치문제를 인정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또한 양국은 해당 선언문을 통해 국교정상화, 과거 식민지 지배에 대한 일본의 사죄와 배상, 핵과 미사일에 대한 안전보장 등을 논의하였으나 익월 이루어진 정상회담이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결렬되고 말았다.
그로부터 18년이 경과한 지금도 납치, 핵, 미사일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의 문제로 남아있다. 이들을 해결하기 위한 대북 접근방법을 두고 일본 국내의 언론들은 다소간 온도차는 있으나 공통적으로 북한의 변화를 주장한다. 이는 이달 10일 북한의 당 창건 75주년을 기념하고자 열린 열병식에 대한 반응에서도 잘 드러난다. 다음은 열병식과 관련하여 아사히신문에 게재된 사설 중 일부를 요약한 내용이다.
“북한은 지금 [삼중고]에 처해 있다고 한다. 국제사회에 의한 경제제재가 계속되고 있으며, 중국으로부터의 수입은 코로나19 바이러스로 극감하는 한편, 태풍 등 연이은 재해도 덮치고 있다. 그럼에도 김정은 위원장은 외부로부터의 지원을 바라지 않는 자력갱생과 생산량 증대를 위한 노동을 국민에게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 사람들의 생활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고 있는 핵미사일의 개발을 중단하고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책임있는 행동을 취하는 것이야 말로 과제를 해결하는 지름길이다.
열병식 연설에서 (북한은) 미국에 대해서는 직접적 언급이나 도발을 피하면서도, 신형병기의 기술력 향상을 과시하는 것으로 (미국을) 견제하려는 의도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는 다음 달로 다가온 미 대통령 선거결과 주시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미국의 차기 대통령이 누가 되던, 대량파괴병기를 보유하고 있는 상태로는 제재를 완전히 피해갈 수는 없다. 거듭된 군사도발로 국제사회의 이목을 끈다면, 경제적 어려움은 증가할 뿐이다.” (아사히신문, 朝日新聞)
다만 일부에서는 북한이 아닌 일본 스스로 구체적인 행동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도쿄신문은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전 자민당 간사장이 9월 자민당 총재 출마회견에서 북한과의 교섭을 위해 평양에 연락사무소를 설치할 것을 제안했던 것을 언급하며 “(스가 총리의) 의욕을 구체적 형태로 제시해야 한다”며 지적했다. (도쿄신문, 東京新聞)