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재, 코로나, 수해의 
삼중고와 북한경제


최장호 대외경제정책연구원 
통일국제협력팀장(경제학 박사)

삼중고 각 요인에 대한 북한의 대응

북한은 제재, 코로나, 수해의 삼중고로 경제난이 가중되고 있다고 밝혔다.1) 그러나 제재, 코로나, 수해가 북한경제에 영향을 미친 방식과 북한의 대응은 서로 상이하다. 유엔 대북 제재가 2017년 최고 수준에 이르면서 북한의 수출이 중단되었으나, 수입은 일부 품목만 영향을 받았을 뿐 수입액은 오히려 증가하였다. 나름의 방식으로 제재의 영향이 수출에 한정되도록 노력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2020년 태풍과 장마의 연이은 수해로 고통받았으나, 사전 대비(농지 물길 공사)와 비농경지에 집중된 호우로 예상보다는 피해가 크지 않았던 것 같다.2) 그러나 코로나는 상황이 다르다. 북한이 코로나를 계기로 수입을 중단시키면서 북한의 경제적 어려움이 더욱 커지고 있다. 이런 북한의 대응은 전문가들의 예상을 뛰어넘는 것이었다.

1) 북한은 제8차 당대회 총화 보고에서 ‘제재봉쇄책동, 혹심한 자연재해, 보건위기의 장기화로 경제사업에 심각한 장애가 되었다’며, 그로 인해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수행이 모든 부문에서 엄청나게 미달하였다’고 밝혔다.

2) 북한 당국도 ‘지속된 혹심한 가물과 큰물, 모든 것이 부족한 속에서도 과학농사, 다수확 열풍을 세차게 일으켜 알곡생산량을 전례 없이 높이는 성과를 거두었다’고 밝히고 있다.

여전히 굳게 걸어 잠근 국경, 그 이유는

북한의 코로나 대응이 예상과 다르다고 보는 것은 북중 접경지역 코로나 상황과 북한의 국경 봉쇄 수준이 다른 맥락에서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북중 접경지역인 랴오닝성의 코로나 발생 현황이 2020년 6월 이후 안정세에 접어들었는데도 북한은 2020년 1월부터 국경 봉쇄를 강화하여 수입을 점진적으로 줄이더니 급기야 9월부터는 수입을 사실상 중단시켰다. 북한이 방역 외에도 다른 목적을 가지고 코로나에 대응하고 있음을 의심하게 하는 대목이다.

제재․수해에 대한 대응과 코로나에 대한 대응이 왜 차이를 보일까? 북한 당국은 수입을 중단시켜 경제난을 가중시키고 있다. 삼중고가 심각하지 않은 것인가? 이를 가늠해 보기 위해서는 식량작물(쌀, 보리, 옥수수, 콩 등)의 생산과 물가와 환율, 무역, 국제사회의 대북 지원에 대한 북한의 태도를 분석해 볼 필요가 있다. 

1) 식량작물 생산

식량작물 생산은 수해 피해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데, 북한은 2020년 7~9월 두 차례 태풍과 장마로 농지 39,296ha가 침수되면서 식량작물 생산량이 작년 대비 20만 톤 감소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3) 농촌진흥청은 2019년 북한의 식량작물 생산량이 464만 톤으로 약 86만 톤이 추가로 필요하다고 추정하였는데, 이를 활용해 2020년 북한 상황을 추정해보면 북한 주민 1명이 1끼에 약 144g4) 정도 소비할 수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여전히 부족하기는 하나 적절한 분배가 이루어진다면 아사자가 발생하지 않을 수준임을 짐작해 볼 수 있다.

2) 물가, 환율

물가와 환율은 비교적 안정적으로 관리되었다. 물가는 쌀, 밀가루, 옥수수, 휘발유, 경유 가격이 폭등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비교적 낮은 수준으로 유지되었다. 환율도 급등 후 안정을 찾아가는 톱니바퀴 모양의 변화를 보였으나 결과적으로는 지속 하락하였다. 물가와 환율의 안정은 디플레이션과 당국의 개입으로 물가와 환율의 변동 폭을 제한한 것에서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디플레이션의 경우, 무역 감소로 시장에 물자 공급이 줄었고 수요가 그보다 더 줄어들면서 가격이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 다른 한편에서는 당국이 시장에 개입했음에도 불구하고 당국의 통제에 반해 암시장(black market)이 형성되지 않은 것으로 보아 물가와 환율 시장의 공급 수준이 아노미를 초래하는 임계점은 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3) 무역

반면, 무역은 상황이 조금 심각하다. 전반적으로 수출입이 중단되다시피 하면서 산업생산은 물론 소비재 유통 또한 대폭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대중 수입액은 2020년 1~11월 4.9억 달러로 전년 동기의 21.0% 수준으로 줄었는데, 이는 평년이었던 2016년 동기의 17.1% 수준에 불과하다. 대중 수출은 0.5억 달러로 예년과 비교하는 것이 무색할 정도로 금액이 적다. 제재와 코로나의 복합적인 영향으로 대중 수입은 2020년 9월부터, 대중 수출은 2018년부터 사실상 중단되었는데, 이것이 장기화한다면 북한경제에 심각한 부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전체 수입에서 농업이 차지하는 비중(2020년 1~11월)은 약 45% 수준으로 상승하였는데 이는 2015~17년 평균 11%보다 대폭 증가한 것이다. 농업 비중의 증가는 한편에서는 식량난을 막기 위해 식량에 방점을 두고 수입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산업용 원부자재와 생산설비 수입 감소가 이루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북한 수입의 감소는 원부자재(석유 관련 제품, 고무 등 주요 자원) 공급 감소로 인한 산업 생산 둔화, 생산 설비 교체 불가로 인한 생산능력 하락, 운송 수단(자동차) 정비 불가로 인한 물류 악화, 소비재 공급 감소로 장마당(시장) 활동 둔화 등의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다만, 북한 자체적으로 생산되는 것도 있으므로 수출입 중단이 당분간은 북한경제에 심각한 악영향을 일으키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3) 물론 상술한 바와 같이 북한 당국은 전례 없는 알곡 생산을 거두었다고 밝혔다.

4) 444만톤 × 0.7(수확한 것을 소비할 수 있는 형태로 가공할 때의 잔존하는 비율) ÷ 2,500만명 ÷ 365일 ÷ 3끼(하루 식사횟수) = 약 114 그램(북한 주민 1끼 소비량)2019년 남한 주민 1인의 1끼 당 식량작물 소비량은 62 그램(자료: 통계청. 2019년 양곡소비량조사 결과(가구·사업체 부문)). 열량으로 환산 시 남한주민의 1일 식품 섭취량이 북한 주민에 비해서 월등하게 많고, 식량작물을 대체할 수 있는 기호 식품들이 많아 남한 주민의 식량작물 소비량과 북한 주민의 식량 소비량을 직접적으로 비교할 수는 없으나, 남한 주민의 소비량을 참고삼을 수는 있음. 만약 현재 북한 주민이 남한 주민 수준으로 식량작물을 소비한다면 북한에는 심각한 식량난이 발생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음. 

북한판 ‘쇄국정책’의 의도

흥미로운 것은 수입의 감소는 제재의 영향도 있지만 북한 당국이 의도한 것도 없잖아 있다는 점이다. 수출 중단은 2018년 UN 안보리의 대북제재 이행 때문이나, 수입 중단은 북한의 2020년 1월 국경 봉쇄로 인한 것이기 때문이다. 북한 당국은 국경 봉쇄의 영향을 줄이기 위한 최소한의 수입도 허용하지 않고 사실상 중단시켰다.

국제사회의 대북 지원에 대해서도 북한은 부정적인 태도를 견지하였다. 2020년 동안 인도적 지원을 하겠다는 국제기구의 요청에 수동적으로 대응하거나 거부하였으며, 코로나 확산을 이유로 평양에 상주한 국제기구 직원에게 떠날 것을 종용하였다. 2020년 12월 현재 평양에 남아 있는 국제구호기구 직원은 세계식량기구(WFP) 2명과 아일랜드 비정부기구인 컨선월드와이드 1명이 전부이다.

추가로 코로나 봉쇄 이후 북한이 펴고 있는 ‘쇄국정책’에 대해서도 주목할 필요가 있는데, 북한 당국은 2020년 국경 봉쇄로 북한경제와 해외 시장의 연계가 단절되자 이 기회를 활용해 당국의 민간 부분 통제를 확대해가고 있다. 국경 봉쇄로 수출입과 대외협력(외국인 투자)이 중단되면서 외화의 사용처가 급격하게 줄어들었고 외국인이 요구하는 反북한식 거래 관행도 대부분 사라졌다. 그러자 북한 당국은 외화 사용을 금지하고, 환율과 시장 물가를 통제하였고, 국영상업의 정상화를 도모하면서 정부의 시장에 대한 장악력을 높였다. 동시에 수출입업자 재등록을 요구하여 정부의 통제에서 벗어나 있던 대외협력 부분을 흡수하였다.

또한 높은 강도로 원부자재 절약 운동과 수입품 국산화 운동을 전개하여 제재에 대한 대응도 독려하고 있다. 북한은 쇄국정책을 펴면서 경제 전반에 대한 당국의 통제를 확대하고 있는데, 중앙의 명확한 방침과 북한 주민의 통일된 힘 있는 정책 이행으로 경제난을 극복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이것이 국경 봉쇄와 수입 중단이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 명확함에도 불구하고 북한 당국이 이를 감행한 이유라고 생각된다.

이런 경제 상황을 바라보는 미국과 북한의 시각은 상이하다. 북한의 버티기 전략 이면에는 비핵화 협상을 이어가겠다는 의지가 있는 것으로 사료된다. 북한경제는 제재와 코로나를 버텨낼 수 있을 정도로 굳건하니 미국이 제재 해제와 보건 분야 지원을 비핵화 협상의 지렛대로 사용하지 말라고 하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보인다. 반면, 미국은 북한의 경제난은 시작에 불과하며 제재가 지속될수록 상황이 더욱 악화할 것이라고 보는 것 같다. 당장 비핵화 협상이 시작된다 하더라도 언젠가는 북한이 핵무기를 레버리지로 협상에 으름장을 놓을 것이라고 믿고 있다. 미국은 핵을 매개로 한 북한의 안보 위협을 인내하기 어려워한다. 오히려 북한경제가 구조적으로 탄탄하지 못하니 어려움이 가중될수록 북한이 비핵화 협상에서 낮은 자세로 나올 것이라고 보는 것이 미국에는 자연스러워 보인다. 그런 면에서 미국은 조건부로 대북 인도적 지원을 허용하되, 비핵화 협상에 진전이 있을 때까지 북한에 대한 봉쇄조치를 이어가고 제재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할 것으로 생각된다.

결국 북한경제의 내구도가 관건

앞으로 북한경제는 어떻게 될까? 삼중고로 북한경제가 정말 심각한 상황이라면 북한 당국은 수출입을 허용하고 국제사회에 지원을 요청하였을 텐데, 그러지 않고 있다. 또한, 제8차 노동당대회 개회사에서 김정은 총비서는 ‘결함의 원인을 객관(대외여건)이 아니라 주관(의지)에서 찾아야 한다.’고 강조하였는데, 이는 북한 당국이 현 국면이 관리 가능한 수준이며 전 인민이 의지를 갖고 단결한다면 경제난을 극복할 수 있다고 믿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대외여건은 북한의 생각보다 좋지 않다. 북한이 경제적 어려움을 장기간 버텨낼 것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코로나와 비핵화 협상의 장기화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코로나의 경우, 북한에 백신이 보급될 수 있으나 백신 보관과 접종 여건을 고려하면 전 주민의 접종은 2022년 말, 어쩌면 2023년 초는 되어야 가능할 것 같다. 코로나 치료도 의약품과 함께 산소공급장치, 음압설비 등 상당한 수준의 병상 설비가 동반되어야 하는데, 제재와 북한의 정책 방향을 고려하면 코로나 치료 시설이 북한에서 안정적으로 운용되는 것도 요원해 보인다. 비핵화 협상도 미국의 한반도 정책을 담당할 미국 국무부 동아태차관보 임명이 2021년 6월 이후에야 가능할 것으로 보이는데, 미국은 관료 임명 외에도 트럼프 지지자와의 갈등 문제 해결, 확산 일로인 미국 내 코로나 문제 해결 등 산적한 현안이 많아 언제 비핵화 협상에 임할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

결국 현 국면에서 관건은 북한경제가 현 상황을 얼마만큼 버텨낼 수 있느냐, 즉 북한 경제의 내구도에 있을 수밖에 없다. 북한이 선택한 제재와 코로나를 버텨내는 전략을 장기간 끌고 가지 못하면 북한은 크게 실패할 수밖에 없으며 경제적 피해도 1990년대 수준으로 커질 것이다. 2020년 경제 상황과 제8차 노동당 대회 결과를 종합해보면 북한경제는 2021년 하반기까지는 어느 정도 관리가 가능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2022년은 전혀 다른 문제이다. 특히 예상하지 못했던 충격(특히 자연재해)이 가해졌을 때, 북한경제가 처할 어려움은 낙관하기 힘들다. 북한경제는 외부의 지원 없이 내부 자원만으로 성장하기 힘든 구조다. 실례로 1990년대 고난의 행군기 극복도 중국의 고속 성장으로 가능했으며, 경제개발 5개년 전략(16~20년)의 실패도 대북제재와 코로나로 인한 국제사회와의 연계 약화 때문으로 보인다. 

남북관계 개선이 北삼중고 해결의 열쇠가 될 것

한편, 코로나와 비핵화 협상의 장기화와 함께 북한이 고려해야 할 것으로 한반도의 국제화 문제를 꼽을 수 있다. 한반도 문제가 국제화되면서 남북 화해․협력을 남북 당사자가 풀지 못하고, 주변국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 구조가 더욱 굳어지고 있다. 한반도 문제의 국제화는 북한이 핵․ICBM․SLBM 개발을 미국 안보와 연계하면서 시작되었고 남한이 국제 공조를 저지하려 하면서 더욱 촉진되었다. 최근 한반도 문제의 국제화가 미중 갈등의 신냉전 구도와 연계될 가능성이 커졌다. 2017년‘중국 VS 북한 VS 남한-미국’의 3자 구도 하에서 비핵화 협상이 시작될 때만 하더라도 미중 갈등과 한반도 문제의 연계성은 그리 크지 않았다. 그러나 2018~19년 5차례 북․중 정상회담과 2차례 북․미 정상회담 이후‘중국-북한 VS 미국-남한’ 양자 구도로 재편되어가면서 한반도 문제와 미중 갈등의 연계성이 커지고 있다. 만약 한반도 문제가 미중 갈등의 신냉전 구도와 연계될 경우, 북한의 비핵화 협상은 더욱 장기화할 수밖에 없으며 남한이 감당해야 할 한반도의 안보 불안은 더욱 커질 것이고 북한이 감내해야 할 어려움의 기간도 더욱 길어질 것이다.

북한은 국제화된 한반도 문제를 국지화하는 방안으로 남북관계 개선을 고려해야 한다. 남북관계 개선을 통해 남북의 코로나 문제와 식량 안보 문제를 해결하는 한편, 비핵화 협상을 가속화 할 필요가 있다. 제8차 노동당 대회에서 북한은 남북협력에 대해 ‘인도적 지원과 보건협력이 본질적인 문제가 아니다’고 선을 명확히 하였다. 그러나 북한이 남한의 지원 제안을 거부하고 무역과 대외협력(해외 노동자 파견)에 이어 인도적 지원과 코로나 보건 협력까지 중국에 의존할 경우, 북한경제의 중국에 대한 의존도는 협력을 넘어 예속 수준으로 심각해질 수밖에 없다. 코로나와 비핵화 문제가 장기화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북한이 지금의 정책 기조를 이어갈 경우, 북한이 감당해야 하는 경제적 어려움은 더욱 커질 것이다. 북한은 남북 협력에 대해 다시 생각해야 하며, 그 시작은 인도적 식량 지원과 보건협력이어야 한다. 그래야 국제화된 한반도 문제를 다시 남북문제로 되돌릴 수 있으며, 북한이 감내하고 있는 경제난과 비핵화 협상도 조기에 마무리할 수 있을 것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와 
북한의 비상방역


강영실 
심연북한연구소 연구위원

2021년 1월 23일 기준으로 세계 코로나19의 감염자 수는 9,657만 명에 이르고 사망자 수도 207만 5천여 명에 육박하고 있다. 며칠이면 전 세계적으로 1억 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게 된다. 특히 코로나19의 3차 세계적인 대유행이 시작된 지난해 가을부터는 일일 확진자 수가 평균 55만 명을 넘어서면서 사망자 수 역시 하루 평균 1만여 명을 훨씬 웃돌고 있다.

이처럼 이번 겨울 들어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세계적인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피해 상황에 대해 북한은 세계적인 보건 상황이 한계점에 다다랐다고 평가하고 있다. 그러면 올겨울 들어 급격히 증가하는 코로나19의 세계적인 대 유행에 대해 북한은 주민들에게 어떻게 전달하고 있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세계적인 팬데믹에 촉각을 세우는 북한

새해 들어 북한은 조선중앙TV를 통해 매일 주민들에게 코로나19의 세계적인 피해 상황을 상세히 전하고 있다. 15분간 진행되는 9시 종합보도는 일일 발생한 각국의 코로나19의 상황을 소개하는데 평균 4분을 할애하고 있다. 보도 내용은 각국의 코로나19 확진자 수와 사망자 수, 그리고 확진자 수가 급증하고 있는 국가들의 보건 의료체계의 한계를 평가하고 있다.

지난 1월 1일에는 변종 바이러스가 확산하고 있는 유럽의 상황을 전했다. 방송은 “12월 31일 영국의 일일 감염자 수는 55,892명으로 최대 기록되었고 연 3일째 하루 감염자 수가 5만 명을 훨씬 넘어섰다”라며, 현재까지 확진자 수는 248만8천여 명이고 사망자 수도 73,512명으로 “확진자의 급증으로 보건 의료체계가 한계에 이르렀다고 한다”라고 보도했다. 이어 1월 4일에는 존슨 총리가 잉글랜드 전역에 대한 봉쇄조치를 2월 중순까지 실시할 것을 명령했다고 전했다.1)

1월 5일에는 변종 바이러스의 세계적인 확산 상황을 소개했다. 방송은 “세계적으로 코로나19의 피해를 가장 많이 받는 미국은 캘리포니아주에서 변종 바이러스가 발생했다”라며, 전날 하루에만도 22만 명의 감염자와 3,300여 명의 사망자가 생겼고 피해가 가장 큰 캘리포니아주는 3일 하루 입원 환자 수는 2만1,500명에 달했다고 소개했다. 또한 변종 바이러스가 아시아 지역에도 급속히 전파되고 있다며, 일본에서도 여러 명이 나타났으며, 4일 하루 동안에만 아시아 지역에 3,300여 명의 감염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2)

최근 영국과 남아프리카에서 발생한 변종 바이러스에 대한 소식도 보도됐다. 변종 바이러스가 “세계 각지로 전파되면서 루마니아는 해외여행 기록이 없는 30대 여성이 변종 바이러스가 감염되었고, 페루 수도 리마에서도 30대 여성으로부터 변종 바이러스가 발견되었다”라고 밝히며, 1월 9일 현재 세계적으로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자 수는 9,001만여 명이고, 사망자 수는 193만 명으로 증가했다고 집계해 보도했다.3)

1) 조선중앙방송, “세계적인 악성전염병피해상황”, 2021년 1월 1일.

2) 조선중앙방송, “세계적인 악성전염병피해상황”, 2021년 1월 5일.

3) 조선중앙방송, “세계적인 신형코로나비루스감염증 피해상황”, 2021년 1월 10일.

<그림 1-1> 국가별 코로나19 확진 및 
사망자 수 집계

출처: 조선중앙방송, “세계적인 악성전염병 전파상황”, 2021년 1월 16일.

1월 10일에는 한 주간 발생한 세계적인 감염자 수도 집계해 소개했는데, 3일~9일 사이 452만6,800명이 확진되고, 8만2,800여 명이 사망했다고 전했다. 특히 새해 들어 세계 곳곳에서 감염자와 사망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은 이번 한 주간 156만2,000여 명 감염자와 2만1,000명의 사망자가 발생해 환자 수용 능력이 한계점에 이르렀고, 최악의 보건 위기 상황을 맞이했다고 전했다.

영국도 날이 갈수록 피해 상황이 더 악화하고 있는데, 한 주간 36만2,000여 명의 감염자가 발생하고 5,800여 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하며, 주간 감염자 수와 사망자 수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자 런던 시장은 코로나 위기 상황을 중대 사태로 선포했다고 전했다. 프랑스도 하루 2만100여 명이 새로 감염되었으며, 지난 한 주간 하루 평균 감염자 수는 1만3,820명으로 상황이 억제되기는커녕 더 심각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1월 15일에는 멕시코의 상황도 전했는데 158만 8,300여 명이 확진되고 사망자는 13만7,900여 명에 달했다고 전했다. 사망자 수가 세계적으로 제일 높은 국가로 11명당 1명이 사망했다는 것이다. 이탈리아도 현재까지 감염자 수가 235만2,400여 명이고 사망자 수는 8만1,300여명, 입원 환자수는 56만1,300여명으로 최대 위기 상황에서 직면하게 되자 이태리 정부는 비상사태 기간을 4월30일로 연장했다고 보도했다.

1월 20일 세계소식 코너에서는 독일에서 18일 또 다른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변종이 발견되었는데, 이 바이러스는 영국과 남아공에서 발견된 것과는 다른 변종으로 감염 여부와 경중 정도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포르투갈도 지난 2주간 감염률이 2배 이상 증가하고 인구 10만 명당 901명이 확진되어 유럽에서 다섯 번째로 감염률이 높은 나라라며, 이처럼 유럽은 세계적으로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최대 확산지가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비상방역전선도 우리식으로 구축한다 : 코로나19 대응 체계

북한은 2019년 12월 13일 첫 코로나19 감염자가 중국에서 보고된 후 발 빠르게 대처하는 모습을 보였다. 2020년 4월 11일 열린 당 정치국 회의에서 “세계적인 대류행전염병에서 북한주민의 생명안전을 보호하는 국가적 대책을 강구할 데 대한” 내각결정서를 채택하는 등 2020년 지난 한 해 동안 김정은 국무위원장 주재 아래 4차례의 대응책을 논의했고 바이러스 세계적인 확산에 선제적으로 대처할 목적의 국가비상방역체제를 운영해오고 있다.

북한이 조치한 국가비상방역의 첫 대응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유입을 원천 차단하는 국경과 해상의 전면 봉쇄였다. 또한 바이러스 확산의 계절적인 환경 변화에도 신속히 대응할 목적으로 전국에 방역초소를 설치하고, 최상층에서 최말단까지 획일적인 비상방역체계를 가동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또한 일일 비상방역 대상을 구체화하고, 돌발 상황에 대한 적시적인 대책과 방역자원을 총동원하기 위한 조직력도 갖췄다고 전하고 있다.

열흘 전, 개최된 제8차 당 대회에서는 과학기술자들에게 ‘우리 식’의 비상방역체계를 더욱 완비할 것을 주문했다. 과학기술자들에게 국가의 안전과 인민의 안녕이 직결되는 비상 방역사업에서 높은 책임감을 발휘할 것을 요청한 것이다. 효율적인 새 방역기술과 방법을 개발해 현장에 연구 도입하기 위한 대안을 마련하라는 지시도 있었다.

세계적인 보건 위기가 장기화하는 상황에서 북한 주민들에게는 방심과 안일해이, 만성화를 극복하고 초긴장상태를 유지하여 방역규정을 준수하자고 선전하고 있다. 어떠한 환경에서도 마스크의 의무 착용과 손 소독, 사회적 거리 두기의 일상 규정 지키기, 서로 통제하고 방조하는 대중방역 분위기 조성을 독려하고 있다.

세계적인 대전염병 확산에 선제적으로, 민첩하게 대응하는 국가비상관리체계 작동, 과학기술 방역의 추진, 전 주민이 한마음, 한뜻으로 뭉친 철저한 방역규정 준수의 3체계 작동이 “우리식의 물샐틈없는 비상방역”인 것이다.

방역물자도 우리식으로 생산한다 : 품목별 생산 현황

1) 보건용 마스크

2020년 예상치 못한 코로나19 사태를 맞이하면서 초기 북한은 심각한 물자 부족을 겪었다. 긴급하게 투입할 보건용 마스크조차 확보할 수 없어 연변 조선족 단체가 십시일반으로 지원하기도 했다. 전 세계가 코로나19 확산 일로에 들어서자 경공업성은 전 주민의 마스크 착용을 책임지고 피복공업관리국에 긴급 생산을 지시하는 등 빠른 대응을 촉구했다.

2020년 한 해 동안 『민주조선』에 보도된 바에 따르면, 평양시는 가용 자원을 모두 동원해 평양과 만경대구역, 형제산구역, 강동군, 사동 지구의 피복 및 옷 공장에 공정별 라인을 구축하고 24시간 전체 가동한 결과 2월 말부터는 자체로 수만 개의 마스크를 생산했다고 한다. 3월에는 라선령선종합가공공장을 비롯해 전국의 피복 공장에 마스크 생산을 최우선 지표로 내세우고 ‘위생학적 요구가 보장된’ 1회용 마스크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2) 소독제

소독 물자 역시 부족해 2월~3월 방역 초기에는 자구책으로 중조(탄산수소나트륨)와 마늘즙, 식초증기, 소금으로 소독하고 시·군의 격리시설도 소금으로 개인 소독할 것을 지시하기도 했다. 사무실과 병원 시설 내에는 구급책으로 고려처방법을 적용하기도 했는데, 공기 중에 떠도는 바이러스를 쑥을 태워 제거한다는 주장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한 이해와 물자 부족으로 나온 궁여지책으로 마땅한 대응책이 없었던 데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알코올에 취약하고 염소계에 약하다는 세계보건기구(WHO)의 발표 이후에는 북한 당국은 염소계 소독제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바이러스의 표준 소독은 염소계 소독제 사용이 적합하다는 연구 자료에 따라 병원 및 공공장소에는 75%의 에틸알코올 소독, 0.1% 과산화초산, 차아염소산소다, 크레졸, 표백분 등으로 소독하도록 지침을 마련하기도 했다.

김일성종합대학은 이미 옥류아동병원에서 염소계 소독제를 사용했던 경험과 축적된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소독제 개발에 들어갔다. 2.8비날론연합기업소와 흥남제약공장도 소독제로 이산화염소수, 표백분, 살균제인 염화이소시아눌산을 생산 보장하기 시작했다. 북한이 자체 개발해 생산, 사용하는 소독제는 이산화염소 계열을 비롯해 20여 가지이다.

<표 1-1> 북한 사용 소독제 종류

분류 소독제명용도
염소계 고체이산화염소, 과산화초산, 차아염소산(소다, 칼슘), 염화이소시아눌산, 표백분, 클로라민T 디클로로이소시아누르산나트륨, 트리클로로이소, 시아누르산, 염화인산삼나트륨, 라디소독세척가루, 다기능소독세척제, 고효능안전멸군소독제, 손소독수, 손소독젤, 기능성소독세척비누 등 표백, 살균, 소독 탈취, 방부제
기타 지방산 크레졸, 에틸에테르, 클로로포름, 디에틸에테르 소독, 살균, 마취

출처: 『민주조선』, 2020년 2월~4월 간 보도내용 및 국가국어사정위원, 『학술용어전자사전』, 2017년 등 참고해 필자 작성

가. 고체이산화염소(ClO₂)

현재 사용이 일반화되고 있는 소독물품은 고체와 액체, 세정제로 나뉜다. 2016년 김일성종합대학 나노기술연구소가 개발해 평양 시내의 음식점과 식료품 및 가금류에 제한적으로 사용했던 고체이산화염소(ClO₂) 10g으로는 500㎥의 실내를 소독할 수 있고, 식수 1톤 이상 소독할 수 있다. 그 외에도 주사기 소독용으로는 10리터, 그릇 소독용은 20리터를 만들 수 있다고 한다. 북한 매체에 따르면 고체이산화염소는 세균, 바이러스, 진균 등을 10~15분 안에 소멸시키며, 부식이 없고 소독 후 인체에 해가 미치지 않아 다용도 사용이 가능하다고 한다.

나. 고효능안전멸균소독제

코로나19 방역용으로 개발된 4세대 염소계소독제인 “고효능안전멸균소독제”는 안정화이산화염소에 계면활성제와 레몬향을 첨가해 제조했다. 세균⋅바이러스 멸균율이 99.99%이며 소독은 다른 소독제에 비해 2.5배 강하다. 발암물질이 산생되지 않아 인체에 안전하므로 손, 의료기구, 그릇, 가구, 타일 유리, 과일 및 채소 세척 등 각종 외부환경 소독에 효과적이다.

다. 라디소독세척제(가루)

평양의학대학 방역학 연구진이 수년간 경험으로 개발한 라디소독세척제(가루)는 고살균 소독약에 계면활성제를 첨가한 것이다. 기존 소독제보다 안전하고 저농도에서 살균 효과가 좋으면서 생산비는 9배 낮다고 한다. 이 소독제는 40℃의 온수에 희석한 후 소독하면 세균, 바이러스가 1분 안에 소멸되어, 다용도의 세척제로 효과적이어서 사용자들이 선호하고 있다고 한다.

라. 차아염소산(HClO)

차아염소산(HClO) 소독제는 일반 시·군 위생방역소에서 생산하여 방역초기 의진자(의심환자) 및 확진자 발생 지역에서 집중적으로 사용해왔다. 함경남도인민병원은 차아염소산소독제로 방역용 소독수 제조기를 만들어 사용했다. 옥류아동병원과 육아원 및 애육원 그리고 평양시의 보급망을 따라 확대되면서 공공기관 및 산업장들이 차아염소산소독제 사용을 대중화하고 있다.

마. 이산화염소

광폭멸균소독제로 세계적으로 광범히 사용되는 이산화염소는 멸균과 악취제거, 강한 표백능력을 모두 갖추어 북한도 이를 사용하고 있지만, 최근에는 사용이 편리하도록 개발에 착수했다고 한다. 피막화와 반응 촉진의 신기술을 적용해 이산화염소의 발생률을 높이어 물에 희석해 사용하는 번거로움을 없앴다고 선전하고 있는데, 이는 이산화염소수를 대신해 고체 상태에서 광범히 사용하도록 이산화염소의 응용 범위를 넓힌 것으로 보인다.

바. 개인용 소독제품

이 외에 북한 당국은 개인용 손 소독제도 사용이 편리하도록 품종 수를 확대하고 기술개발을 통해 세척력과 피부 보호에 좋은 제품 등을 개발하고 있다. 룡악산비누공장은 품질 측정법을 적용한 대중용 손 소독수와 젤 생산을 확대했으며, 평양화장품공장도 피부와 손 여드름, 포진, 대장균, 병원성 위장균, 감기바이러스, 모기 상처 등에 효과적이고, 마스크 세척과 소독에서 99.9%의 멸균율을 보장한 기능성 소독 세수비누를 생산 공급한다고 한다.

마치며

현재 북한이 자체 확보할 수 있는 방역물자는 주로 시설 및 외부환경용과 개인용 소독제다. 마스크와 알코올 등은 원자재 부족과 비용 대비 생산성이 따라서지 못해 9월에는 중국으로부터 대량 수입해 10월 10일 행사를 보장했다. 11월에는 3차 팬데믹에 대응해 공공장소에 배치할 체온 측정설비와 환자이송용 음압 장비 등을 수입했으며, 진단키트는 세계보건기구(WHO)에 항시적으로 의존하는 상황으로 핵심 설비는 자체 해결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북한 당국이 취할 수 있는 자구책 방역은 국경 전면 봉쇄 외 달리 뾰족한 대안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