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북방식물 연구의 중심지 <DMZ 자생식물원>
남북협회 편집부에서 한반도 북방식물 연구의 중심인 ‘국립DMZ자생식물원’에 다녀왔습니다. DMZ의 다양한 식물자원 중 특히, 북방계 지역의 식물자원을 수집·보전하는 곳입니다. 통일 후 북한지역의 산림생태계를 복원하기 위한 연구 그리고 동서 생태축을 연결하는 DMZ지역의 희귀·특산식물을 보전하고자 강원도 양구군 해안면 만대리에 ‘국립DMZ자생식물원’이 조성되었습니다.
평소에는 비공개되는 ‘북방계식물전시원’을 먼저 둘러봤습니다. 북방계 식물은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식물들보다 낮게 자라며, 화려하진 않지만 소박한 아름다움을 가졌습니다. 북한에서 자생하는 여러 식물 중에 백두산떡쑥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습니다. 이름과 꼭 맞는 식물의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만개한 백두산떡쑥 : DMZ자생식물원 제공>
식물원을 둘러본 후에 길희영 연구원님과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북방계, 북한 식물에 대해 연구를 진행하는 곳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 연구의 성과로 최근에 「북한 관속식물 총목록」책을 발간하셨는데요,
어떤 의미가 있는 책일까요?
북한 관속식물 총목록은 북한 내부에서 2000년 발간한 「조선식물지」에 수록된 학명을 포함한 책입니다. 북한 식물의 분포정보를 최초로 정리한 것에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북한에서 채집되었던 표본을 가지고 있는 다른 나라 기관이나 연구자에게 표본을 받아와서 정리한 유일한 책입니다. 북한자체 발간자료가 아닌 국제 통용가능한 수준의 우리가 만든 자료입니다. 동아시아 연구에서 빈조각이었던 북한 식물 목록집 발간으로 동아시아 지역수준의 표준식물목록 발간에 토대가 되었다는 것에 성과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 출처 : 환경부
북한에 갈 수 없는 상황에서 어떻게 북한 식물을 연구하시나요?
「조선식물지」에 따른 북한에서만 자생하는 58종을 제외하고 북한과 다른 나라에 함께 자생하는 식물들을 다른 나라로부터 가져와서 연구하고 있습니다. 남북관계가 좋아지면 북한과 접촉하여 직접 교류해서 북한 식물 연구에 대한 노력을 강화하고자 합니다.
북한과의 교류가 활성화 되면 먼저 해야 하는 사업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가장 먼저 북한 내 산림복원 사업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DMZ에 생태계가 잘 보전되어 있지만 군대에서 사용하면서 불모지가 된 지역도 많습니다. 이 지역을 복원하는 연구도 남북이 함께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북한과 단절된 현 상황에도 꾸준히 북방계 식물의 증식·배양 연구를 선제적으로 진행하고자 합니다.
DMZ 자생식물원은 일반적인 수목원이 아닌 통일의 전초기지라고 느꼈습니다. 북방계·북한 식물을 연구하고 관리하기 때문입니다. 북한에서 자생하는 식물에 대한 연구를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남북 식물연구자들의 만남일 것입니다. 현재 상황이 조성되지는 않았지만, 향후 DMZ의 활용 및 보전 등을 통해 국제적으로 중요한 자산을 마련하는 역할을 하는 곳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는 현장스케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