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통일부 판문점견학지원센터
3개의 線을 넘어 가본 ‘판문점’
7월호 이음 커버스토리에서 소개해 드린 판문점에 남북협회가 직접 다녀왔습니다. 판문점 견학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2020년 12월 중단되었다가 2021년 4월 재개되었습니다. 1회 견학 인원이 40명에서 20명으로 줄어들었으며, 판문점 이동 버스에 타는 인원이 10명인 상황과 곳곳에서 보이는 소독제 등으로 코로나19 관련 방역에 신경 쓴 모습을 확인 할 수 있었습니다.
판문점으로 이동하는 과정과 견학 중에 민간인출입통제선, 남방한계선, 군사분계선 3가지 선을 넘는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출처 : 통일부 판문점견학지원센터
통일부 판문점견학안내소
통일부 판문점견학 차량
먼저 통일부에서 제공한 버스를 타고 첫 번째 선인 민간인출입통제선을 넘었습니다. 군인들이 검문 할 때마다 ‘우리가 여전히 휴전상황에서 지내고 있구나’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공동경비구역 JSA 경비대대 입구에 도착하면 태극기 이외에 성조기와 유엔기를 볼 수 있습니다. 유엔군사령부 관할지역으로 한국군과 미군 그리고 중립국감독위원회가 관리하는 지역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통일부 판문점견학안내소
통일부 판문점견학안내소
통일부 판문점견학안내소
출처 : 경기도 DMZ비무장지대 사이트
안보견학관에서 관련 동영상 시청 후 JSA경비대대에서 배정해준 버스로 갈아타고 2번째 선인 남방한계선을 지났고, 그 곳에서 자유의 마을 ‘대성동’을 볼 수 있습니다. 대한민국 국민이지만 국방과 납세의 의무를 면제받는 주민들이 사는 곳입니다. 몇몇 의무를 면제받는 대신 밤에 통행금지, 편의시설 등이 없는 생활을 해야 하는 곳입니다.
이후 도착한 판문점에서 ‘자유의 집→군사정전위원회 회의실(T2) → 공동기념식수 장소 → 도보다리 → 정원 앞(장명기 상병 추모비)’ 순서로 견학을 이어갔습니다. 이번 판문점 견학을 통해 편집자가 추천하는 4가지 포인트를 정리해보았습니다.
높이 솟은 두 깃발
판문점 도착 전 남방한계선을 넘어서면 정전협정에 따른 DMZ내 유일한 남측마을인 '대성동마을'을 볼 수 있습니다. 좀 더 지나면 북한의 기정동 마을이 있으나 사람이 살고 있는지는 알 수 없는 상황입니다. 두 마을에는 각각 높이 솟은 태극기와 인공기를 볼 수 있는데, 생각보다 가까운 거리에서 두 깃대를 보니 '북한이 생각보다 더 가까운 곳에 있구나.'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높은 게양대는 냉전의 상징입니다. 서로의 게양대보다 높게 제작하기 위한 경쟁의 증거이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태극기의 게양대 높이는 100m로 인공기의 게양대 160m에 비하면 낮은 상황인데 한국에서 먼저 더 높게 올리기를 포기했기 때문이었다고 합니다. 남북의 자존심 싸움이었던 높이 솟은 게양대가 필자가 뽑은 눈여겨 볼만한 첫 번째 포인트입니다.
군사정전위원회 회의실에서
북한 땅 밟아보기
T2에서 안에서 밖을 바라본 남북정상이 넘은 군사분계선
출처: 청와대
군사정전위원회 회의실(T2)에서 북한 땅을 밟아볼 수 있습니다. 이 곳에서는 앞서 말한 3가지 선 중 가장 마지막인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한으로 가보는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북한 땅을 밟고 가만히 있어보니 신기하기도 하고 서글프기도 했습니다. 가장 가깝지만 갈 수 없는 곳이 되어버린 북한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기서 생긴 엉뚱한 궁금증은 2가지였습니다. 첫째는 '방북증을 신청하지 않았는데 북한 땅을 밟아도 되는 것인가?'입니다. T2는 공식적으로 관람객이 북한 땅으로 가볼 수 있는 곳입니다. 이외의 북한으로 가실 때는 통통시스템으로 방북증을 신청하시고 남북협회에 오셔서 방북증을 수령 하셔야 합니다. 두 번째 궁금증은 북한쪽 문을 열고 북한 사람이 들어온다면 어쩌지? 라는 생각이었습니다. 이 궁금증에 대한 답은 그럴 수 없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한국 쪽에서 온 관광객이 T2로 들어가면 북한쪽에서 들어오지 못하게 반대편 문을 막아 서로 마주치지 못하게 하는 시스템이었습니다.
T2의 창밖을 바라보면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의 손을 잡고 북한 땅을 가본 역사의 장소가 보입니다. 참고로 T2의 T는 Temporary(임시의)의 약자입니다. 잠시 사용하려고 만든 이 건물이 60년이 지나도록 유지될 줄은 아마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을 겁니다. 장기화된 분단 상황에서 남북정상이 손을 잡고 이 군사분계선을 넘었던 그날의 감동이 이곳에서 다시 느껴졌습니다.
한반도의 흙과 물을 품은 기념식수
출처: 청와대
2018년도 4월 27일 남북 정상이 함께 심은 기념식수를 볼 수 있습니다. 정전협정이 체결된 해인 1953년생 소나무를 한라산 흙, 백두산 흙, 한강물, 대동강물을 함께 뿌려서 심었습니다. 남북이 서로 가기 힘든 곳이지만 남한과 북한의 가장 높은 산에서 가져온 흙이 서로 만나고 수도를 가로지르는 물이 이곳 판문점에서 만났다는 것에 의미가 컸습니다.
그 나무와 함께 앞에 놓인 기념비가 눈을 사로잡았습니다. ‘평화와 번영을 심다’란 문구 아래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이름이 새겨져 있습니다. 2018년 남북 정상이 만났던 그 장소를 기억할 수 있다는 점과 평화로운 한반도의 미래 번영을 위한 그 소망을 다시 생각해볼 기회이므로 눈여겨 보시길 바랍니다.
2018년 정상회담 이후 달라진
판문점 모습
군사정전위원회 회의실과 북한 판문각
필자는 대학생 때 판문점을 방문해본 경험이 있습니다. 그때와는 판문점이 사뭇 다르다는 생각을 하며 왜일까 자문해보니 긴장도가 낮아졌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2018년도 합의에 의해서 비무장지대의 평화지대화로 인해 무기를 소지한 군인이 없고, 필자의 판문점 견학 당시에는 이전에 보였던 북한군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판문점의 긴장도가 낮아졌다는 것을 피부로 느껴졌습니다.
현재 남북관계가 경색국면에 있지만 2018년의 약속이 아직까지 지속되고 있다는 희망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판문점 곳곳에 휴전 중 충돌의 흔적도 남아있지만 남북 정상이 평화를 위해 심은 나무, 남북 정상이 단독으로 만난 도보다리 등 평화를 이야기 할 수 있는 장소가 많아졌다는 것이 이번 판문점 견학의 중요한 포인트였습니다. 이음 독자 여러분들도 시간을 내어 판문점 견학을 다녀오시는걸 추천해드립니다.
*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