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업지구지원재단, 한국국제보건의료재단에 이어서 ‘내친소’에서 만나볼 세 번째 기관은 대한적십자사입니다. 동 기관은 국제사회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재난구호, 공공의료, 혈액사업 등 국내외 다양한 인도주의 활동을 수행하는 기관입니다. 대한적십자사 정재은 팀장님의 이야기를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팀장님, 대한적십자사를 ‘이음’ 독자분들께 소개해드릴 수 있어서 기쁩니다. 많은 업무를 수행하는 곳이지만 오늘은 그 중에서도 남북협력사업에 대해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대한적십자사 남북협력추진단 정재은 팀장입니다. 대한적십자사는 1905년 고종황제 칙령으로 설립되어 100년이 넘게 인도주의활동을 지속해 오고 있는 역사 깊은 기관입니다. 동시에 세계적으로는 192개 각 국의 적십자사와 국제적십자사연맹, 국제적십자위원회와의 협력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는 인도주의 실천기관입니다.

고종황제 칙령 [출처 : 대한적십자사]

적십자사의 다양한 인도주의 활동 중 오늘 소개해드리고자 하는 남북협력사업은 △이산가족교류 △대북 인도적 긴급지원 △북한 개발협력사업 △북한이탈주민 지원사업 등 남북한의 인도적 문제를 전반적으로 아우르고 있습니다. 적십자사는 이러한 필요에 대응하기 위해서 양자 및 다자채널을 통해 다각적으로 노력하고 있습니다.

소개해주신 여러 사업 중에 이산가족교류 사업에 대한 질문을 먼저 하고 싶습니다. 추석을 맞이하여 가족과 만나는 명절엔 이산가족들의 안타까운 소식들을 접하게 되는데요. 과거 사업이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는지, 현재 어떤 활동을 하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고통 받는 남과 북의 이산가족을 위한 사업은 대한적십자사가 인간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한 목적으로 분단이후 현재까지 지속하고 있는 가장 가치 있는 사업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습니다.

거슬러 올라가면 처음으로 남북 이산가족 생사 확인이 이뤄진 때는 1957년입니다. 대한적십자사는 1956년, ‘실향사민 실태조사’를 통해 7,034명의 명단을 국제적십자위원회를 통해 북한적십자회에 전달하여 337명의 생존자명단을 받았습니다.

이후 1971년에는 최두선 대한적십자사총재의 회담제의를 시작으로 남북 이산가족문제 해결의 새 기원을 마련하게 되었습니다. 이후 이어진 남북적십자회담, 최초의 이산가족상봉인 85년도 이산가족고향방문단 및 예술단 교환, 2000년도 남북정상회담이후 본격적으로 시작된 남북이산가족상봉 등 이산가족의 고통을 해결하기 위한 역사적인 현장에 적십자사는 함께해왔습니다.

또한 북한의 이산가족과의 상봉 뿐 아니라, 남한 내의 이산가족들이 만날 수 있도록 1983년도에 KBS와 대한적십자사는 이산가족찾기운동을 전개하였고, 수많은 이산가족들이 이를 통해 가족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최근에는 북한과의 직접적인 이산가족교류가 원활하지 않은 상황에서도, 향후 이산가족들의 후손, 그리고 고령의 이산가족들이 보다 다양한 방식으로 소통할 수 있도록 교류인프라를 구축하는 사업도 통일부와 꾸준히 준비하고 있습니다. 가족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를 영상에 담는 영상편지제작, 가족관계확인에 도움을 드리기 위한 유전자검사사업 등의 사업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2018년 21차 이산가족 상봉 [출처 : 대한적십자사]

이산가족 사업 이외에도 대북 인도적 사업을 꾸준하게 진행해 오셨습니다. 특히 적십자사는 북한이 필요할 때, 적시에 물자를 보낼 수 있는 전문 기관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인도지원 사업은 언제 시작되었고, 어떤 사업을 수행하셨는지 이야기 부탁드립니다.

북한에 수해, 룡천 폭발사고 등 크고 작은 피해들이 발생하였을 때, 긴급 구호불자를 지원하였고, 북한식량 부족에 따른 양곡생산량 증대를 위한 비료지원도 실시하였습니다. 적십자사의 대북지원활동은 정부차원의 인도적 대북지원을 수행하는 역할과 민간차원의 대북지원사업을 지원하기 위한 창구역할 그리고 국제적십자네트워크를 통한 다자 개발협력사업 등으로 세분화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다양한 채널이 구축된 것은 북한의 인도적 욕구에 대해 효율적이고 지속적인 활동을 전개하기 위해 적십자사가 꾸준히 노력해온 결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1995년 북한의 수해지원으로 시작된 대북지원 초기에는 국제적십자사연맹을 경유하여 지원하였습니다. 시급한 인도적 물자를 전달함에 있어서, 적십자사의 국제적네트워크는 적시에 구호물자를 전달할 수 있는 핵심역할을 수행했습니다. 이후에는 남북간에 직접 인도적물자를 전달하기 위한 합의서를 남북 적십자사가 체결하게 되는데 1997년에 합의한 ‘남북적십자 사이의 구호물자 전달 절차에 관한 합의서’가 바로 그것입니다. 본 합의서에는 남북간에 직접 물자를 인도․인수하는데 필요한 세부사항이 명시되어 있어 이후부터는 보다 원활한 협력이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남북 양자간 협력 뿐 아니라 변화하는 인도적협력환경에 대응하고, 남북간의 정치상황 등 교류환경에 영향을 미치는 각종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다자협력 체계도 구축하였습니다. 이는 북한적십자회, 그리고 국제적십자사연맹, 국제적십자위원회와 같은 적십자의 국제적 네트워크를 통해 협력하는 방식입니다.

2007년 8월 25일 북한 수해 물품 인도 [출처 : 대한적십자사]

대한적십자사는 국제적십자운동체 또는 직접 북한적십자사를 통해서 북한과 교류를 추진했다고 하셨는데요, 어떻게 이러한 지속적 교류가 가능했는지, 그리고 앞으로의 방향에 대해서도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오직 인류애에 입각한 인도주의실현을 목적으로 하는 대표적인 인도주의기관인 적십자사는 국제협력체계를 바탕으로 남북간 직접적인 교류가 경색된 시기에도 꾸준한 상호 신뢰관계를 유지해 올 수 있었습니다.

가장 중요한 협력파트너인 북한적십자회의 인도적 활동역량을 각국 적십자사, 국제적십자사연맹과 협력하여 역량강화를 지원하고 이를 통해 마을단위의 개발협력사업을 직접 수행할 수 있게 하는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평상시 재난대비를 위한 각종 훈련과 보건위생교육, 수질개선을 위한 식수환경 개선 등 주민들의 생활을 향상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대한적십자사는 앞으로도 그간 북한적십자회와 쌓아온 신뢰를 바탕으로, 남북 인도분야의 협력을 위하여 정부, 국제기구, 국내외 민간단체들과 협력을 통해 지속적인 역할을 해나가고자 합니다. 보다 안정적인 한반도 인도주의 공동체가 만들어 지기를 희망하며 이를 달성하기 위하여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2015년 국제적십자연맹, 북한적십자회를 포함한 각국적십자회와 협력회의 [출처 : 대한적십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