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사업 처음부터 끝까지,
남북협회와 함께
어린이의약품지원본부 장지혜 간사
2022년 새로운 코너로 '협회 200% 활용 수기'를 준비하였습니다. 남북협회를 어떻게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도움을 받을 수 있는지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협회가 제공하는 사전검토제도, 제재 면제 신청 등 다양한 공공서비스를 이용해보신 어린이의약품지원본부 장지혜 간사님께 협회 활용 꿀팁을 들어보겠습니다.
어린이의약품지원본부는 어떤 곳인가요?
저는 어린이의약품지원본부(이하 지원본부)에서 활동하고 있는 장지혜 간사입니다. 지원본부는 1997년 북녘 어린이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보건의료인과 시민들이 함께 설립한 단체입니다. 1997년부터 현재까지 총 92차례 보건의료 대북 반출을 추진하였고, 35차례의 방북을 통해 남북 보건의료 교류협력, 인도 지원을 위한 활동을 해왔습니다. 지원본부에서 지원한 보건의료 물자에는 의약품, 의료소모품뿐만 아니라 X-RAY와 같은 진단 장비나 수술실 기구, 초음파, 내시경 장비, 의약품 제조 장비 등의 의료 장비들도 함께 지원하였습니다.
남북협회의 사전검토제도!
어떤 점에서 도움이 될까요?
남측에서 북측에 지원 혹은 교류협력 사업을 추진하려면 통일부의 반출 승인이 필요합니다. 통일부의 반출 승인절차는 반출하고자 하는 물자가 UN 대북 제재나 미국 제재, 남측 전략물자에 해당하지는 않는지 확인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합니다. 2020년 4월부터 남북교류협력지원협회(이하 남북협회)에서 대북 반출입물자 사전검토제도를 시행하면서 이전까지 민간단체가 전략물자관리원에 직접 신청할 때보다 그 절차가 간소화되었습니다. 인터넷에서 검색해 찾아온 잘못된 HS CODE(무역 거래의 대상이 되는 상품을 총괄적으로 분류한 국제 통일 품목 분류 코드)도 남북협회에서 사전검토를 통해 올바른 코드로 정정할 수 있어 반출 승인 신청이 한결 편해졌습니다.
험난한 과정의 제재면제 신청
특히 남북협회에서 대북 반출 절차와 관련하여 가장 큰 도움을 주는 것은 UN 대북 제재 면제 신청입니다. 2017년 12월 UN 안전보장이사회 1718 위원회에서 채택된 결의안 2397호로 인해 72~89 HS CODE에 해당하는 기계류와 전자기기 등은 북녘으로의 반출이 금지되었습니다. 이전과 같은 의료 장비, 기구 등의 대북반출은 UN의 승인 없이는 불가능해졌습니다. 1718 위원회는 대북 제재가 인도 지원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강조하지만, 인도적 지원 품목에도 제재의 영향이 미치는 것도 사실입니다.
결의안 2397호가 채택된 후 10개월이 지나서야 유니세프가 최초로 결핵 진단용 X-Ray 장비와 냉장 트럭에 대해 제재 면제를 승인받았습니다. 어린이의약품지원본부에서도 지난 2019년 4월 만경대 어린이병원에 지원하기 위한 의료 장비(결핵 살균을 인 공기청정기, 휴대용 초음파 기기)가 UN 제재 대상임을 확인하고, 면제 신청 절차를 진행하였습니다. 또한 2020년 3월, 북측 12개 전역의 의과대학 병원(임상병원)에 지원하기 위한 치아 보철물 생산기와 소모품, 보철물 강화기, 치과용 모델 스캐너 등에 대한 면제 신청 절차를 진행하였습니다. 2019년에는 면제 신청서를 제출하고 6개월이 지나서야 면제 승인을 받았고, 2020년은 신청서 제출한 지 20일 만에 제재 면제를 승인받았습니다. 신청서를 제출하고 승인받는 기간은 짧아졌지만, 신청서를 최종적으로 제출하기까지는 여러 차례의 수정이 필요합니다.
협회와 함께한 제재면제신청과 기간연장!
이런 지난한 과정을 함께 해준 곳이 남북협회입니다. 제재 면제 신청을 담당하는 협회 인도개발협력부에선 제재 면제를 신청하기 위해 무엇부터 시작해야 하는지에 대한 가이드라인(신청서 양식)을 제시해주고, 어떤 방향으로 신청서를 작성해야 할지를 같이 고민하고 논의해주었습니다. 또한 면제 신청서를 한글로 작성하면 이를 다시 영문으로 번역해주어 신청서 작성에 대한 부담감을 줄여주었습니다. 남측의 경우 UN 대북 제재 면제 신청 시 통일부를 거쳐 외교부, UN으로 서류가 전달되는데 이 과정에서 남북협회는 민간단체와 정부 부처 사이의 소통 창구 역할도 수행해주었습니다.
또한 제재 면제 승인을 받은 후에도 기간 만료 시 기간 연장에 대한 안내와 함께 UN 1718 위원회에 민간단체의 의견과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전문가들과 상호 연락 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해주고 있습니다.
이런 UN 대북 제재 면제 신청 지원뿐만 아니라 남북협회에서 진행하는 역량강화 프로그램과 온라인으로 발행하고 있는 웹진 ‘이음’도 대북 교류협력 초보 활동가인 저에게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특히 웹진 ‘이음’에는 남북 교류와 관련된 정보뿐만 아니라 남북 교류협력을 여성, 기후 변화 등 다양한 주제와 연관시킨 읽을거리가 많아 즐겨 보고 있습니다.
협회를 추천하는 이유!
대북 교류협력 활동을 하다보면 수많은 어려움에 부딪힙니다. 외부 환경에 의해 사업의 중단과 지속 여부가 결정되기도 하고, 정치적 영향을 고스란히 받기도 합니다. 국내 여론 역시 ‘북한’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보편화되어 있고, 민간단체들의 대북사업이나 통일 운동에 대해선 무관심합니다. 앞서 말했던 UN의 대북 제재 상황도 개인이나 한 단체가 혼자서 마주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런 어려운 상황 속에서 남북협회의 지원은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HS CODE가 무엇인지, UN 대북 제재가 무엇인지도 모르던 대북 초보 활동가에게 업무적으로 큰 힘이 되고 있습니다.
남북협회는 대북 교류협력과 지원사업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가장 처음 만나게 되는 기관입니다. 적극적으로 대북 사업 관련 업무의 든든한 동반자가 되어주는 남북협회에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정부 기관과 민간단체 사이에서 서로의 입장을 잘 이해해주며, 지금처럼 대북 사업의 동반자 역할도 계속해주길 바랍니다. 또한, 새로이 대북사업을 시작하시려는 분들도 궁금하시거나 어려운 점이 있다면 주저 말고 남북협회를 찾으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