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읽을거리

피코노미컵에 다녀오다

자원협력부 김충신

갑자기 너무 아팠다. 해열제가 말을 듣지 않았고 열이 38도를 넘어갔다. 기침은 끊임없이 나를 괴롭혔고 현기증은 스스로 움직일 동력을 상실시켰다. 그렇게 코로나 검사를 받았고, 양성 판정을 받아 치료시설에 입소하게 되었다. 코로나 병동은 수용시설인지라 아무것도 없었다. 혹시나 해서 가져간 노트북이 그나마 위로가 되었다. '밀린 메일함이나 정리하자'라는 생각에 무심코 내 메일계정을 열었고, <피코노미컵 2021>에 대한 홍보 포스터와 참가 신청 안내 메일이 와있는 것을 발견했다.

아무래도 북한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다보니, 남북한이 힘을 합쳐서 할 만한 아이템이 문득 떠올랐다. 내 아이디어의 제목은 <들쭉을 이용한 맥주(에일)생산> 이었다. 들쭉은 백두산 인근에서 자라는 블루베리의 일종이다. 북한 당국은 들쭉의 생산량 증가를 매우 중요한 국가적 과제로 보고 있으며, 관련 연구를 계속해서 진행하고 있다. 그리고 들쭉을 본 경험에 비추어 볼 때, 블루베리와 외형상의 차이가 거의 없으므로 2차 가공의 필요성이 있었다. 때문에 나는 미국-캐나다-북유럽에서 많이 유통되는 블루베리 기반의 Sour Ale 시장을 주목하게 되었고, 그 블루베리를 북한산 들쭉으로 대체하여 남북 합작 맥주사업을 하면 어떨까? 라는 생각을 구체화하게 되었다.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코로나 병동에 있었기에 실행은 빨랐다. 북한산 들쭉, 백두산 백산수를 이용해 에일 맥주를 만들고, 패키징은 북한 미술품 디자인으로 화려하게 제작하는 기획을 했다, 북한에도 도움이 되고, 남한에도 통일에 대한 인식을 가볍게 전환시켜줄 수 있는 아이템에 대한 아이디어를 제출하였다. 사실 별 기대는 안했는데, 본선에 진출하게 되었다. 11월 20일 토요일에 백범김구기념관에서 개최된 본선에 총 10개 팀이 모였다. 행사를 담당하는 분의 말에 따르면 이번 피코노미컵은 본선 경쟁률이 3:1에 달했다고 한다. 30개 약간 넘는 팀이 지원하였고 그 중 10팀이 이 자리에 오는 영광을 얻었다는 뜻이다.

이렇게 다양한 남북협력 관련 아이템들이 나왔고, 상금이 있어서 그런지 아니면 북한문제에 대한 높은 열정으로 참여해서 그랬는지는 알 수 없지만, 모두들 준비해온 PPT의 수준이 정말 높았다. 특히, 남북한 원격의료협력 시스템 구축 아이템을 가지고 온 연대 의대생은 44개에 달하는 슬라이드를 10분 안에 발표하는 기염을 토했다. 당연히 이 의대생은 압도적인 점수 차이로 1등을 하게 되었다.

남북한 모두가 술을 좋아한다는 나의 아이디어는 성공했다. 코로나 병동에서 이틀 동안 만든 아이디어와 발표자료는 물론 1등과는 엄청난 격차가 나긴 했지만 2등의 성적을 거머쥐게 되었다. 이번 피코노미컵에 참여하며 느낀 점은 통일의 주제를 경량화 하는 시도가 꾸준하게 일어나야 한다는 것이었다. 통일이 무거운 주제 또는 심각한 문제가 될수록 통일논의에 대한 진입장벽이 높으면 높을수록 통일은 멀어지게 될 것이다.

이번 행사 참가팀들의 주제는 의료, 환경, 경공업, 낙농업, 소프트웨어 등 분야도 다양했으며 현 대북제재를 고려할 때 실현이 가능한 아이디어들이었다. 남북대화가 지금은 경색되어있고 힘든 상황이지만, 이런 환경이 바뀌어 대화를 나눌 기회가 마련되고 경협이 재개된다면 충분히 고려해 볼 수 있는 아이템들이라 생각되었다.

비록 장관상은 못받았지만, 남북한 합작 맥주라는 아이디어를 구체화 시킨 것에 대한 인정을 받은 것 같아 기분이 참 좋았다. 앞으로도 자주 이런 대회가 열려 많은 아이디어가 공유되고, 정책에 반영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남북한이 함께하는 미래를 그려보며, CHEERS!

이달의 단행본

대북제재 톺아보기(ver.2)

'대북제재 톺아보기' 제작은 "어떻게 하면 남북교류협력에 관심 있는 분들께서 대북제재를 보다 쉽고 편하게 접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최근 미국 독자제재 개정 내용 및 UN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 패널보고서 내용이 업데이트된 Ver.2 단행본을 협회 홈페이지에서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대북제재 맛보기에서는 UN, 우리나라, 미국의 대북제재의 운영환경, 운영방식, 특징 등을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하였고, 대북제재 대상에서는 △분야별 금지사항 △물품(무기·사치품·일반) △개인·단체 △선박·항공기로 구분하고, 특정 분야의 UN 안보리 결의 원문을 편하게 찾아보실 수 있도록 대북제재 인덱스를 정리하였습니다. 대북제재 도움받기에서는 우리협회에서 제공하는 대북제재 및 반출입과 관련된 서비스를 정리했습니다. 

이달의 보고서

2021 세계영양보고서

(Global Nutrition Report, The State of Global nutrition)

보고서명 :

2021 세계영양보고서 (Global Nutrition Report, The State of Global nutrition)

발행기관 :

정부·국제기구 등

발간연도 :

2021.11.23.

요 약 :

  • (주요 평가) 북한의 아동 만성 및 급성영양장애, 완전한 모유수유 분야는 개선된 반면 빈혈 부문은 악화된 것으로 평가

    • '17~'19년에 조사된 지표 활용하여 작성되어 코로나19 상황 미반영
    •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국경 봉쇄 조치 영향 문제는 향후 보고서에 기록될 예정
    • 세계영양보고서 반영 수치는 발표 시점과 4~5년 가량 차이 

    5세미만 아동 만성(Stunting) 및 급성(Wasting)영양장애 관련 상당 부분 개선된 반면, 과체중 아동률 증가

    5세 미만 남아 사망률 △’00년 64.6% → △’19년 19.1% 감소, 여아 사망률 △’00년 55.3% → △’19년 15.4%로 감소

    임산부의 빈혈 유병률, 2000년대 초반까지 감소 추세였으나 ’10년 37.2% → ’19년 38.8%로 증가

    주요 권고 사항

    • 코로나19로 인한 전 세계 아동 등 취약계층의 영양 불균형 문제 심화 및 자금 조달 문제 발생
    • 가용 재원의 효율적 이용을 위한 새로운 도구 활용과 자원 할당 문제 해결 등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