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경협 활성화의
플랫폼이 되어주길 바라며

前아천글로벌코퍼레이션
육재희 대표

'협회 200% 활용수기’ 마지막 순서로 前아천글로벌코퍼레이션 육재희 대표를 만나보았습니다. 오랜기간 남북경협사업을 직접 추진하면서 남북협회의 공공서비스를 어떻게 활용해왔는지 그 노하우를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대표님 안녕하세요, 남북경협 관련 업무를 오랫동안 하신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남북경협 사업을 하게 된 계기와 어떤 사업이었는지 궁금합니다.

제가 남북경협사업에 첫발을 딛게 된 계기는 1997년 KEDO(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의 북한경수로발전소 건설공사 시공 주관사로 참여한 현대건설에서 북한과의 각종 개별서비스계약(Individual Service Contract/인력공급,물자공급,하도급)의 표준안 체결을 위해 북한과 협상 실무를 담당하게 되면서 부터입니다.

이 경험을 바탕으로 1998년에 시작된 현대 정주영 회장의 소떼방북, 금강산관광사업, 2003년부터 진행된 개성공단 사업 등 현대 대북사업의 실무협상을 담당하였습니다. 이후에도 현대아산을 퇴사한 2006년부터는 (주)아천글로벌코퍼레이션의 대표를 맡아서 2007년 개성과 금강산을 잇는 남북 간 최초의 육로교역사업, 유통센터건설운영사업, 북한 동해안 모래채취·반입사업, 북한석산개발사업 등을 성사시켜서 활발히 경협사업을 수행하였습니다.

그러나 2010년 천안함 피격사건으로 인한 정부의 5.24조치로 아천글로벌이 진행하던 모든 사업이 중단되었습니다. 2015년부터는 한라그룹에 입사하여 향후의 남북관계 개선에 대비하여 다양한 남북경협사업을 준비하였으나 2019년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로 남북관계가 급격히 냉각되고 장기화됨에 따라 이 또한 진전시키지 못하고 있습니다.

남북경협 사업을 추진할 때, 협회에서 어떤 서비스를 이용해보셨는지요?

제가 처음으로 협회의 도움을 받게 된 것은 2009년쯤으로 기억합니다. 그동안 통일부에서 직접 수행하던 남북 물자 반출입 승인을 위한 실무검토를 협회에서 맡게 되면서 부터입니다. 통일부에 가서 중앙부처 공무원을 만나는 것보다 협회에서 업무를 할 때 부담감 없이 수시로 소통을 할 수 있어서 좀 더 편안하고 신속한 업무처리가 되었습니다. 협회에서 자주 업체를 방문하여 건의사항을 청취하는 기회를 마련하고, 제도개선을 위해 노력해 주었던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이후에 북한 주민접촉·북한 방문·수송장비운행 등 대부분의 교역관련 절차를 협회를 통해서 하게 되었고, 협회는 업체들의 편의와 신속한 처리를 위해 부단한 수고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이 지면을 빌어 노고에 감사를 드립니다.

남북교역 중단이후에 협회에서 교역·경협 사업자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지원업무를 수행했습니다. 그 중 가장 도움이 되었던 것이 무엇이었나요?

협회를 통해 받게 된 서비스 중 무엇보다 유익했고 도움이 되었던 것은 정부의 5.24조치로 피해를 입은 남북경협 업체에게 지원한 특별대출, 피해보상, 지원금 지급입니다. 2010년 5월 24일 개성공단을 제외한 모든 경협을 중단시킨 정부의 조치로 북한에 투자하거나 교역을 하던 1,000여개 업체들은 기업의 존폐를 걱정할 정도의 막심한 피해를 입었습니다. 이 상황이 장기간 지속됨에 따라 회복이 불가하여 피해 업체들의 보상 및 지원이 절박했습니다.

남북협회는 정부가 지원 정책을 결정을 하는 과정에서 누구보다 앞장서서 업체들의 피해상황 조사, 요구사항 등을 수시로 수집·분석해서 정책에 반영할 수 있도록 건의해주었습니다. 실제 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도 관련업체에 신속히 상황을 통지하고, 설명회를 개최하여 상세히 안내하였으며, 전담창구를 개설하여 ONE-STOP 업무처리로 해당 업체들이 신속하고 편리하게 지원을 받도록 도와주었습니다.

이러한 협회의 서비스 덕분에 당시 피해가 가장 큰 기업 중 하나인 아천글로벌은 정부의 특별대출, 피해보상, 운영관리경비지원금(2회) 등 4차에 걸쳐 신속한 지원을 받았습니다. 특히 상호 이견이 있을 수 있는 투자 및 교역실적 증빙자료를 협회의 안내에 따라 철저하게 정리하고, 협회가 이를 데이터화 하여 장기간 보관·관리함에 따라 1차 이후에는 모든 자료제출에 기존 데이터를 활용함으로써 상호 이견이 없이 신속하게 진행되었습니다.

대표님께서 협회 주관의 ‘남북경협아카데미’ 강사로 인기가 많았다고 들었습니다.(웃음) 아카데미, 포럼, 세미나 등 협회의 남북경협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노력은 어떻게 보시나요?

남북경협 활성화를 위해 협회가 하고 있는 여러 가지 사업들도 높게 평가하고 싶습니다. 그중 하나가 남북경협아카데미입니다. 저는 초기부터 강사로 초청받아서 ‘남북경협 추진사례’를 주제로 강의를 했습니다. 초창기에는 잘 될까 하는 걱정이 앞섰던 게 사실입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수강자들이 꾸준히 늘어나고, 남북관계가 어려운 상황에서도 지속되어 20회가 넘었습니다. 학생, 기업인, 전문가들에게까지 매우 유익한 프로그램으로 평가를 받으며 남북경협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는 것 같아 협회 관계자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이 외에도 기회가 될 때마다 협회가 주관하는 포럼, 세미나, 간담회 등에 참석하여 관계 전문가들과 교류를 확대하고 식견을 넓히는데 많은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특히 협회에서 정기적으로 발행하는 ‘이음’이라는 웹진을 통해서 알게 되거나 배우는 남북교류협력 사례 및 동향, 정부의 정책방향, 국제 동향, 전문가들의 깊이 있는 연구논문이나 칼럼 등은 신뢰가 가고 깊이가 있어서 남북경협과 관련된 전반적인 동향이나 심도 있는 공부를 하는데 더 없이 좋은 자료가 되고 있습니다.

앞으로 협회가 경협 업체들을 위해 어떤 부분에 도움을 드린다면 좋을까요? 혹은 바라는 점이 있으실까요? 

남북경협은 역사적 당위성 측면에서 우리 민족의 미래 공동 번영을 위해 매우 중요하고, 개인이나 기업들의 미래 성장 관점에서도 그 가능성과 잠재력이 무한하다는 것을 알기에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뭔가를 해보려고 합니다. 그러나 한편으로 남북경협은 남북관계, 국제동향, 정부정책에 매우 민감하면서도 북한이라는 특수한 상황과 경험·정보가 부족한 상황에서 시작해야하기 때문에 시행착오가 많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러한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해서 오랜 기간 축적된 경험과 노하우, 정보를 보유한 공신력있는 기관의 지원이 필요하고, 협회가 그러한 기능을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때마침 지난 2019년 협회에 ‘교류협력종합지원센터’가 설치되었는데 앞으로 센터의 활약에 대해서도 큰 기대와 성원을 보내며, 이를 통해 협회가 명실공히 ‘남북경협활성화의 플랫폼’이 되어주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