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학용품,
해바라기 vs. 광명
북한 상품 브랜드를 시리즈로 살펴보는 본 코너에서 화장품, 김치, 휴대폰, 맥주에 이어 다섯 번째로 북한의 학용품 브랜드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북한 어린이들은 어떤 학용품을 사용할까요? 세종연구소 최은주 연구위원님의 이야기를 들어보시죠.
세종연구소 최은주 연구위원
김정은의 어린이 정책
북한의 입학, 개학일은 4월 1일이다. 북한에서도 가족들이 취학 예정인 어린이에게 입학을 기념하여 학용품을 선물하기도 하고 개학에 앞둔 학생들은 새로운 학용품들을 마련한다. 그러므로 개학 전에 학생들이 필요로 하는 교복, 가방과 학용품들을 생산하여 공급해야 하는 공장들에게는 부쩍 바빠지는 시기이기도 하다.
이와 함께 2021년 12월 말에 개최된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4차 전원회의에서 김정은 총비서가 “온 나라 학생들에게 국가적 부담으로 교복과 학용품을 보장하는 것은 당과 국가의 일관한 정책”이라고 밝히면서 이를 추진하기 위해 중대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어린이들과 학생들에게 필요한 학용품들을 주기적으로 제공하기 위한 사업도 더욱 강화되었다.
이후 김덕훈 내각총리는 평양시내 학용품을 생산하는 4개의 공장을 직접 방문하여 상황을 점검하였다. 이 때 김덕훈 내각총리가 방문했던 룡봉학용품공장과 평양학용품공장은 북한의 대표적인 학용품 브랜드인 《해바라기》와 《광명》을 생산하는 공장들이다. 《광명》이 전통 있는 상표라면 《해바라기》는 비교적 최근에 등장한 신생 브랜드이다.
세계지적재산기구에 등록된 《광명》
1963년에 설립된 평양학용품공장은 취학 전 어린이들과 소학교, 초급학중학교 학생들을 위한 각종 학용품을 생산하는 공장이다. 이 공장에서 《광명》 상표를 달고 생산되는 학용품들은 만년필, 중성필, 원주필에 쓰이는 각종 잉크들과 크레용, 수채화, 지우개, 사무용 풀, 백묵 등이다. 최근 선진적인 과학기술을 도입하여 각 생산공정의 기술 수준을 향상시켜 품질을 개선하면서 학생들과 어린이들에게 높은 호응을 받고 있다고 한다. 특히 북한의 원료와 자재, 기술로 생산되고 있다는 점에서 북한이 추진하는 국산화 정책을 성공적으로 실현하고 있는 공장이기도 하다. 이러한 기술 개선에 힘쓴 결과, 《광명》은 2018년에 세계지적재산기구에 상표를 등록하기도 하였다.
유치원 학생들이
좋아하는 《해바라기》
룡봉학용품공장은 김정은 총비서가 현대적인 학용품 공장의 필요성을 제기하면서 직접 구상하고 설계부터 건설, 생산정상화, 수송 및 공급 방안까지 직접 챙긴 공장으로 알려져 있다. 평양의 룡악산 지구에 위치한 이 공장은 2019년에 10월에 완공되었기 때문에 최신 설비와 시설을 갖추고 있다. 주로 취학 전 아동들이 사용하는 연필, 원주필, 크레용과 필갑(필통), 수채화구 등 다양한 학용품을 종합적으로 생산하고 있는데, 품질 면에서는 일반적인 중국산 제품들보다 좋아서 주민들 사이에서 선호된다고 알려져 있다.
소비자 취향을 반영하는
학용품으로의 변신 노력
이 외에도 주로 소학교, 초급 및 고급중학교 학생들이 사용하는 《두루미》 학용품을 생산하는 소나무학용품공장도 있다. 최근 북한이 소비재 생산에 있어서 강조하고 있는 다양화, 다종화, 품질 제고는 학용품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특히 학용품을 사용할 어린이와 학생들이 즐겨 찾는 '명제품'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 결과 최근 북한에서는 학용품의 기능을 향상시키는 것뿐만 아니라 디자인과 도안에도 소비자들의 선호를 반영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