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전자카드와
온라인 쇼핑몰
북한의 브랜드 일곱 번째 시리즈는 전자상거래에서 사용하는 전자카드와 온라인 쇼핑몰 브랜드에 대해 알아보고자 합니다. 한국수출입은행 김성진 차장님께 이야기를 들어볼까요?
북한의 전자카드와 온라인 쇼핑몰
김정은 집권 시기 이후 북한도 주민들에게 전자카드 발급을 허용하면서 초기적인 전자상거래시스템을 도입하였다. 이후 ICT 기술 양성에 집중하면서 국가가 운영하는 복수의 인터넷 쇼핑몰이 등장했다.
전자상거래란 상행위 과정에서 전자화된 문서를 활용하여 거래의 일부 또는 전부를 처리하는 것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물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하는 과정에서 전자카드(신용 및 체크)를 이용하여 결제하는 행위와 인터넷 쇼핑사이트 및 TV 홈쇼핑을 통한 물품을 구매하는 행위가 전자상거래의 범위에 포함된다.
북한의 온라인 쇼핑몰은 대부분 자체 인트라넷인 ‘광명망’에서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북한을 제외한 다른 지역에서는 접속이 불가능하다. 또한, 최근에는 북한 내 스마트폰 보급률이 높아짐에 따라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모바일로 접속하여 해당 사이트들을 이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전자상거래 도입 및 활성화와 관련한 핵심요소 중에서 전자카드와 온라인 쇼핑몰 현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북한 최초의 전자카드 브랜드 '나래카드'
북한 당국은 주민들의 카드 사용을 활성화시키기 위하여 2017년부터 일부 공장 기업소에서 노동자들의 임금을 카드로 지불하고 현금이 필요한 경우에는 ATM 기기를 이용하여 인출할 수 있도록 제도화했다. 또한, 일부 국영상점에서는 물건 구매 시 카드 결제만 허용하고 현금 지불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 곳도 등장했다.
현재 북한의 전자카드 사용 범위가 점차 확대되고 있다. 최근에는 평양-원산 고속도로의 경우 통행료를 전자카드로 지불해야 하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으며, 평양 지하철, 및 공유 자전거를 이용할 때 사용하는 전자카드도 발급되고 있다. 또한, 상류층이 이용하는 일부 식당이나 백화점에서는 특별우대카드 서비스가 실시 중이며, 해당 카드는 사용한 금액에 대한 향후 보상을 지급하는 것으로 한국의 포인트 적립카드와 비슷한 기능을 가지고 있다.
출처: RFA
북한은 주민들을 대상으로 2010년 조선무역은행에서 '나래 카드'를 발급하였는데, 이는 북한 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최초의 전자카드였다. 나래 카드는 북한의 모든 상점에서 사용이 가능하며, 2015년 등장한 북한의 첫 인터넷 쇼핑몰인 옥류의 결제수단으로 사용된다. 나래 카드는 이용자가 먼저 금액을 충전하여 사용하는 선불카드 결제방식을 사용하며, 충전은 달러 혹은 유로화만 가능하다. 주민들이 나래 카드를 충전할 때 자금의 원천은 확인하지 않고 있으며, 이는 원칙적으로 주민들의 외화 보유를 금지하는 북한이 주민들이 보유하고 있는 외화를 국가가 흡수하기 위한 목적으로 파악된다. 이후 북한 주민들이 발급 가능한 고려 카드, 전성 카드 등이 등장했으며, 해당 카드는 북한 원화를 이용하는 직불카드의 형식을 가지고 있다.
출처: 지급결제학회지
(정주봉, 북한의 지급결제 현황 및 발전방향 고찰)
북한의 모바일 결제 앱
울림'에서 사용하는 '전성카드'
전자카드의 보급과 함께 한국에서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카카오페이와 같은 모바일 간편결제 서비스가 북한에서도 운영되기 시작했다. 북한은 2018년 평양정보기술국에서 제작한 애플리케이션 울림 1.0을 보급했다. 울림은 위쳇페이나 알리페이 같은 중국의 모바일 결제 시스템과 유사한 형태를 가지고 있으며, 기초적인 모바일 뱅킹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북한 주민들은 울림을 인터넷 쇼핑몰 및 오프라인 매장 결제수단으로 이용하고 있으며, 카드 간 송금(계좌이체), 잔고 조회 시스템 등을 이용하고 있다.
울림 1.0 시스템을 북한 주민들이 이용하기 위해서는 조선중앙은행이 발행한 '전성 카드'를 등록해야 한다. 울림에서 사용하는 '전성 카드'의 경우 '나래 카드'와 달리 조선중앙은행에 등록되어 있는 계좌와 연동하여 북한 원화만 충전이 가능하기 때문에 충전금액의 출처를 국가가 확인할 수 있다는 차이점을 가지고 있다.
현재 북한은 울림 2.0 버전이 출시되었으며, 업그레이드된 울림 2.0에서는 등록 가능한 전자카드의 범위가 늘어났으며, QR코드를 이용한 오프라인 간편결제 기능이 추가됐으며 전기 요금 납부도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출처: NK뉴스
북한의 온라인 쇼핑 사이트
'옥류' vs '만물상'
vs '북중러국제전자무역망'
김정은 집권 시기 북한 주민들의 스마트폰 보급이 시작되고, 인터넷(인트라넷)의 접근성이 개선되면서 미국의 아마존과 같은 종합쇼핑 사이트가 등장하기 시작한다. 북한의 전자상거래 사이트는 옥류, 만물상, 앞날 등이 있다. 북한은 이러한 인터넷 쇼핑몰 형태의 사이트를 전자사업 봉사체계 혹은 전자상점이라고 부르고 있으며, 약 30여 개의 인터넷 쇼핑몰이 운영 중이다.
북한의 최초 전자상거래 사이트는 2015년 등장한 ‘옥류’는 나래 카드를 이용한 전자결제가 가능했으며, 화장품과 같은 상품의 판매뿐 아니라 북한 유명 식당의 음식을 주문할 수 있다. 옥류에서는 남한에서도 유명한 옥류관의 대표 메뉴인 평양냉면의 온라인 주문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음식 배달의 경우 평양시민에 한정되어 해당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2016년에 등장한 ‘만물상’은 북한의 최대 온라인 쇼핑몰이며, 3만 개 이상의 판매 상품이 등록되어 있다. 단순한 상품 판매 기능 외에도 기업 소개, 가상 관람, 위치 정보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이로 인해, 만물상에서 물건을 판매하는 공장 및 기업들은 자신들이 판매하는 제품의 사진, 동영상 등을 업로드하여 제품 홍보에 활용한다. 2017년 기준 북한에서 만물상 사이트에 접속자 수는 일일 6만 명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400여 개의 공장과 기업소가 물품을 판매하고 있다. 북한은 2019년 노동 신문에 만물상에 대한 자세한 소개 기사를 게재하면서 온라인 결제, 착불, 당일 배송 등 만물상이 제공하는 다양한 기능을 설명하고 있다. 북한은 만물상을 스마트폰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모바일 버전을 개발하여 주민들에게 애플리케이션 형태로 제공하고 있다.
출처: 조선신보
물상, 옥류 등 대부분의 북한 전자상거래 사이트가 대내용으로 제작되었지만, '북중러국제전자무역망'은 대외용 전자상거래 플랫폼이라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북한은 해당 사이트의 설립 목적을 북중 러이 전자무역을 연결하고 북한의 상품의 전 세계 시장에 판매하고 타국의 상품을 북한 시장에 판매하는 것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해당 사이트에서는 북한의 상품, 가공무역, 비즈니스 서비스 등의 정보를 제공하고 있으며, 구매를 희망하는 물품은 QR코드를 통해서 에이전트에게 문의하는 방식으로 파악된다.
출처: 북중러국제전자무역망 홈페이지
북한 전자상거래 활성화의 의미
김정은 시대 북한의 전자상거래 활성화는 표면적으로 세계 경제의 흐름에 발맞추고 주민들의 편의를 증진시키기 위한 노력으로 보인다. 그러나, 운영 주체가 정부라는 점에서 전자상거래 육성의 목적은 정부의 시장 통제력 확보를 의도하는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북한은 고난의 행군 이후 주민들이 북한 당국과 은행을 신뢰하지 않고 현금을 가정에 보관하면서 화폐의 순환이 정상적으로 되지 못하고 있었다. 따라서, 북한 정부는 화폐를 회수하기 위해 전자상거래를 국가 주도로 활성화시키는 것이 진짜 목적인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북한 주민들에게 제한적으로 외화 사용을 공식적으로 허용해 주고, 보유하고 있는 자금의 출처를 묻지 않는 등 과거보다 유연해진 정책이 북한 사회에 어떠한 변화를 가져오는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