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대한 구상'의 과제와 전망

아산정책연구원 차두현

윤석열 대통령이 8.15 경축사를 통해 '담대한 구상'을 제시한 지 3개월 이상이 지났지만 북한의 반응은 여전히 부정적이다.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하 김여정)은 '담대한 구상' 발표 나흘 뒤 담화를 통해 "어느 누가 자기 운명을 '강낭떡'(옥수수떡) 따위와 바꾸자고 하겠는가"라고 받아쳤다. 한 마디로 보상을 통한 북한 비핵화는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뜻이다. 실제로, 그 이후 북한이 보인 행보는 비핵화보다는 핵집착이었다. 9월 말부터 11월 중순까지 북한은 평균 2~3일 간격으로 각종 미사일과 방사포 도발을 감행하였는데, 이는 모두 미래에 핵탄두를 실어나를 수 있는 운송수단이며, 2022년 중 북한의 방사포 및 미사일 도발 횟수는 11월까지만 30회를 훌쩍 넘어 작년의 4배 이상에 이르렀다. 그러나, 당장은 갈 길이 멀어도 '담대한 구상'은 계속되어야 하는데, 이는 구상이 결국은 남북한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반드시 실현되어야 할 길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의 성실한 비핵화 이행시
조기 보상 가능성 부각

'담대한 구상'은 그동안 '先비핵화'와 '先교류협력'이 북한의 비핵화를 이끌어내지 못했던 한계를 극복하고, 실용적이고 실효적인 북핵문제 해결을 모색하려는 우리 정부의 고민의 산물이라고 할 수 있다. '담대한 구상'은 기본적으로 북한의 성실한 비핵화 이행을 요구하고 있다는 점에서 '先비핵화'에 중점을 둔 정책에 가깝지만, 탄력성과 실용성을 추구한다. 즉, 북한이 비핵화 협상에 복귀할 경우 추진될 '초기단계'의 조치는 고질적인 경제난에 직면해 온 북한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그 대표적인 것이 '한반도 자원·식량 교환 프로그램'(Resources-Food Exchange Program, 이하 R-FEP)인데, 이는 북한의 광물자원을 한국 및 국제사회의 식량과 교환하는 프로그램으로 비핵화 초기 단계에서부터 발동된다. 단, 북한이 수출한 광물의 대금은 '에스크로'(escrow) 계좌 등 신뢰할 수 있는 통로를 통해 관리된다. 이는 국제제재로 인해 석탄 등 주요 광물들을 수출하지 못했던 북한의 숨통을 틔워주는 효과가 있는 동시에, 북한이 수출대금을 대량살상무기 개발에 전용하지 못하도록 만드는 안전판의 역할을 한다.

또한, 주변국과의 협의 여지가 남아있기에 아직 대외적으로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담대한 구상'에는 북한에 대한 경제적 수혜 조치와 함께 남북한 간 신뢰를 구축하고 긴장을 완화하기 위한 정치·군사적 조치가 함께 준비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북한의 물리적 비핵화가 진전되기 이전에도 북한의 의지 여하에 따라 경제적 수혜가 제공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정치·경제·군사 분야 조치들이 입체적으로 연계된다는 점이 과거 정책들과의 차이점이라 할 수 있다. '담대한 구상' 제의 내용에 직접 포함되지는 않았지만, 8월 17일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100일 기자회견을 통해 밝힌 "힘에 의한 현상의 배제", 즉 무력에 의한 문제 해결을 꾀하지 않고 북한에 대한 흡수통일을 추구하지 않는다는 점 역시 '담대한 구상'과 맥락을 같이 하며, 이는 북한이 그동안 지속적으로 요구해왔던 "대북 적대시 정책"의 폐기에 대한 우리식의 응답이라고도 할 수 있다.

억제 (Deterrence) →
포기 유도 (Dissuasion) →
대화 (Dialogue)

다만, 유의해야 할 점도 있는데, '담대한 구상'이 제시하는 초기단계 보상이 결코 북한과의 대화에 연연한 양보는 아니라는 것이다. '담대한 구상'은 강력한 한미동맹을 중심으로 북한의 핵 위협을 억제하고(Deterrence), 제재 등을 통해 핵개발을 단념시키며(Dissuasion), 대화를 통해 비핵화를 추진하는(Dialogue) 정책이다. [Deterrence → Dissuasion → Dialogue]의 논리적 순서를 자칫 逆방향으로 해석하거나 그렇게 이행하면 결국 '先양보'의 유혹에 빠지게 된다. 과거 우리는 북한과의 대화를 성사시키는 데, 대화가 일단 진행되면 실질적 성과보다는 대화를 지속하는 데 연연했던 적이 있었으며, 이는 결국 북한에게 이용당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일단 일방적 先양보를 하면, 북한이 그 구도에 뛰어들고 결국은 북한을 역전 불가능한 비핵화 이행의 경로로 유도할 것이라는 발상 자체가 희망적 사고에 의한 자기 최면이었던 것이다. '담대한 구상'은 그러한 접근을 배제하고 있으며, 당연히 북한과의 대화 재개는 북한이 성실한 비핵화 이행 의지를 보인다는 것이 확인될 때 이루어질 것이다. 북한이 비핵화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는 상황 하에서는 빈틈없는 대북억제 태세의 유지를 통해 북한이 핵개발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이익보다는 그로 인한 희생과 손해가 훨씬 크다는 점을 절감토록 만들어야 한다.

'담대한 구상'은 또한 남북한 관계에 있어서의 주도권에 대한 우리의 자신감을 바탕으로 해야 한다. 북한 간의 긴장과 대치 상태를 해소하는 것을 목표로 하더라도 주도권 자체를 포기할 필요는 없다. 국제관계에서 상대방에 대한 주도권을 확보하는 것은 정부의 당연한 행동이자 의무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이룬 경제발전과 민주화의 성과는 우리의 정체성이기도 하며, 이를 바탕으로 당당하게 북한을 다루어 나간다는 의식이 '담대한 구상'의 실행 과정에 반영되어야 한다. 북한이 대외적으로 "대북 적대시 정책" 포기를 요구하고, 대내적으로는 '자강력'을 통한 경제발전을 지향하고 있지만, 이는 결국 주민들의 불만 해소와 권력엘리트들의 지배연합 공고화라는 상위의 목표를 위한 것이고, 궁극적 목표는 김정은 중심의 1인 권력체제 유지일 것이다. 북한은 이를 위해 핵개발이 최선의 수단이라고 판단하고 있는 듯하며, 이러한 북한의 인식을 바꾸어야 남북관계 타개가 가능하다. 따라서, 핵개발을 통해 김정은의 1인 지배체제가 오히려 흔들릴 수 있다는 위기감을 주어야 하고, 핵개발이 대내적인 주민통제와 대외적 체제 안전보장을 저해할 수 있다고 판단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북한이 비핵화를 하지 않고 핵위협 능력을 증강하는 한 우리의 대핵능력(Counter-nuclear capability)은 꾸준히 증강될 수밖에 없으며, 북한은 그들의 경제를 더 피폐하게 만들 군비경쟁을 감수해야 할 것이라는 점을 각인시켜야 한다. 그래야, 설사 북한이 비핵화에 동의한다고 하더라도 장기적인 시간이 필요한 비핵화 과정에서 잔존하는 핵위협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으며, 약속을 위반하려는 북한의 위협을 봉쇄할 수 있다.

양방향 소통을 통한
끊임 없는 진화의 필요성

'담대한 구상'은 이에 대한 국내적 합의와 국제적 지지를 통해 지속적으로 동력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 시민사회와의 양방향 소통을 통해 '담대한 구상'을 더욱 보완해 나가는 작업이 필요하고, 이러한 다양성이야말로 우리의 오늘을 있게 한 원동력이다. 담대한 구상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미국을 비롯한 주변국과 국제사회의 이해 역시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요소이다. '담대한 구상'이 어떠한 면에서 한반도 평화를 넘어 국제사회의 안정 및 번영과도 연결될 수 있는지를 조용하고도 끈기 있게 설명하고 공감대를 확산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북한은 11월 24일의 김여정 담화를 통해서도 우리에 대한 여과 없는 적개심을 표출하고 핵위협의 일상화("서울이 우리의 과녁") 가능성을 시사했다. 동시에 김여정의 담화에는 적개심 못지않게 초조감도 묻어나며, 우리의 독자제재 검토 발언에 대한 신경질적인 비난이 이를 반증한다. 이러한 북한의 태도에 일희일비하지 않는 것도 '담대함'의 일부가 되어야 한다. 최근 북한의 도발이 잦아지면서 북한이 언제 7차 핵실험을 할 것인가가 주요한 관심사가 되었는데, 이는 오히려 평양이 노리는 점일 수도 있다.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북한의 핵실험 시기가 아니라 핵실험 이후 얼마만큼 우리의 변함없는 비핵화 의지를 평양에게 각인시키는가이다. '담대한 구상'은 북한의 변화를 향한 꾸준한 행보의 첫걸음에 들어섰을 뿐이며, 넓고 크게 보는 시각을 유지해야 한다. 

남북공동경제발전계획
수립에 관한 제언

통일연구원 연구위원 홍제환

윤석열 정부는 남북공동경제발전계획(이하 ‘발전계획’)을 수립, 비핵화 과정과 유기적으로 연계시켜 추진하려 하고 있다. 현재의 한반도 정세를 고려할 때, 북한의 비핵화를 유도하고 그와 연계하여 발전계획을 추진하는 것이 쉽지 않은 과제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정세 변화로 발전계획을 추진할 여건이 조성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계획을 체계적이고 실현가능한 형태로 마련하여 상황 변화에 대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여기서는 발전계획에 어떠한 내용이 담기는 것이 바람직할지 그리고 계획 수립 과정에서 고려할 사항은 무엇인지에 대해 간략히 짚어본다.

먼저 발전계획의 기본 방향을 어떻게 잡을 것인가에 대해서 살펴본다. 발전계획의 추진 목표로는 남북 경제의 동반성장 촉진과 한반도 경제공동체 형성의 기반 구축 등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추진 원칙도 확립할 필요가 있는데, ① 비핵화 원칙 견지 ② 국민적 합의 기반 ③ 북한의 수용가능성 중시 ④ 남북 공동의 이익 추구 ⑤ 국제사회와의 협력 ⑥ 실현 가능성 중시 등을 고려해 볼 수 있겠다.

그렇다면 이러한 목표와 원칙하에 구체적으로 어떠한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할까. 발전계획인 만큼 다양한 사업이 담겨야 할 것인데, 여기서는 몇 가지 핵심적인 사업 위주로 살펴본다. 첫째, 교통·전력·통신 등의 인프라를 구축함으로써 북한 지역 경제개발의 기반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그 필요성에 대해서는 새삼 강조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이 가운데 교통 인프라의 경우 윤석열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에서 밝힌 '담대한 구상'에서는 항만·공항의 현대화만 제안되었는데, 북한은 철도‧도로의 현대화도 시급한 과제인 만큼 이를 포함해 보다 종합적으로 사업이 추진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인프라 구축 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역시 재원 부분이다. 막대한 재원이 소요되는 만큼 국민적 설득과 합의가 우선될 필요가 있으며, 남한 단독으로 추진하기보다는 국제사회와 협력하여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 남북 공동의 이익 추구라는 원칙을 고려해 남한의 재원은 뒤에서 소개할 남북 산업협력 거점 지역의 인프라 조성 등 남한 기업‧경제에도 도움이 될 수 있는 방향에 우선적으로 사용하는 방안도 고려해 볼 수 있다. 한편, 김정은 위원장이 9월 시정연설에서 "동서해를 연결하는 대운하 건설을 비롯한 전망적인 경제사업들"을 구상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는데, 이와 같이 북한 당국이 관심을 갖는 인프라 사업도 타당성이 확인될 경우 계획에 적극 반영하는 방안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남북 경제의 동반성장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북한 지역에서 해외투자 유치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 그런데 현재 북한의 비즈니스 환경은 세계 최하위권일 것으로 판단되며, 이처럼 열악한 비즈니스 환경 하에서는 투자 유치가 어려울 것이다. 따라서 북한에 국제 기준에 부합하는 비즈니스 환경을 구축할 수 있도록 지원할 필요가 있다. 그런데 처음부터 북한 전역의 제도적 환경을 개선하는 것에 대해서는 북한 당국의 수용가능성이 낮은 만큼 우선 경제개발구와 같은 특정 거점의 환경 개선부터 추진한 뒤, 단계적으로 적용 범위를 확대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겠다.

남북 경제가 동반성장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산업협력이 효과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여기서는 가장 중요한 제조업 분야를 중심으로 살펴본다. 제조업 분야의 산업협력은 거점을 중심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 앞서 본 것처럼 산업협력을 위해서는 물리적·제도적 인프라를 개선해야 하는데, 북한 전역에서 이를 동시에 추진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무리기 때문이다. 따라서 서해안의 평양, 남포, 해주, 개성, 신의주, 동해안의 함흥, 원산, 단천, 청진, 나선 등의 지역 중 일부를 거점으로 선정하고 중점 개발할 필요가 있다.

특히 초기에는 거점 지역에 있는 경제개발구를 활용하는 방안이 바람직할 것이다. 이 때 남한 정부는 북한과 협의를 통해 해당 개발구의 인프라를 조성하는 대신 남한 기업 중심으로 개발구가 구성되도록 하며, 개성공단에 준하는 수준의 비즈니스 환경이 제공될 수 있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이후 여건이 조성되면 거점 지역 내에서 경제개발구 이외 지역으로 산업협력 범위를 확대할 수 있을 것이며, 보다 장기적으로는 북한 전역으로 협력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을 구상해 볼 수 있겠다. 또 앞서 소개한 여러 거점 가능 지역 중에서 인프라 여건이 조성되는 상황을 고려해 순차적으로 거점 지역을 늘려 가는 것이 바람직해 보이며, 인프라 여건이 가장 양호한 개성공단 재개부터 시작하는 것이 적절할 것이다.

제조업 분야에서의 산업협력은 초기에는 북한의 비교우위를 활용하기 위해 노동집약적 산업 중심으로 추진하되 기술집약적 산업으로 협력 범위를 확대해 나가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남북 기업 간 기술이전이 활성화될 필요가 있다. 과거 남한도 고도성장 과정에서 일본 등으로부터 기술이전을 받은 경험이 많은데, 이러한 경험에 기초해서 보면 기술이전이 효과적으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① 생산설비 ② 생산설비 설계‧건설 및 운영 관련 매뉴얼 ③ 북한 기술자의 남한 연수 ④ 남한 기술자의 현지 파견 등이 패키지 형태로 제공되어야 할 것이다. 또 남한 기업들이 기술이전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도록 기술이전 기업에 대해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해 줄 필요가 있다.

산업협력과 함께 민생협력도 추진할 필요가 있다. 민생협력은 특히 발전계획 추진 초기에 수요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제재 장기화, 국경봉쇄 등으로 인해 북한경제가 크게 위축되어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인프라 구축 등을 통해 산업협력의 기반을 조성하는 데에는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계획 추진 초기 북한경제의 성장 효과는 제한적일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고려될 필요가 있다. 민생협력 사업으로는 식량‧영양지원, 보건‧의료협력 등을 추진할 필요가 있는데 이러한 사업은 중장기적으로 보면 한반도 경제공동체 형성에 대비한 북한 미래세대 육성이라는 측면에서도 의의를 지닌다고 할 수 있다.

발전계획에는 이 외에도 농업·광업·IT·관광 등의 분야에서의 산업협력, 경제발전 경험 공유(KSP) 사업, 통계협력 사업 등과 같은 지식협력, 남북 상품교역 확대 등의 내용이 담기는 것이 바람직하겠다.

이제 마지막으로 계획 수립 과정에서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되는 사항 몇 가지에 대해 살펴본다. 우선 '남북공동경제발전계획'이라는 명칭이 적절한가에 대해 재고해 볼 필요가 있다. 이 계획을 남북이 공동으로 수립할 수 있다면 이상적이겠지만 현실적으로는 남한이 먼저 큰 틀의 계획을 수립하여 제시하고, 차후에 협의를 통해 수정‧보완되는 형태로 계획이 추진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공동경제발전 '계획'보다는 '구상'이라는 명칭이 더 적절해 보인다. 남한이 제시한 구상을 놓고 남북이 협의하여 수정‧보완한 것에 '계획'이라는 명칭을 붙이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둘째, 윤석열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에서 북한이 실질적 비핵화에 나설 경우 추진하겠다고 밝힌 '담대한 구상'과의 관계 설정이 명확하게 될 필요가 있다. '담대한 구상'에는 대규모 식량 공급 프로그램, 발전과 송배전 인프라 지원, 항만과 공항의 현대화 프로젝트, 농업 생산성 제고를 위한 기술 지원 프로그램, 국제투자 및 금융지원 프로그램 등 남한 정부가 북한경제와 민생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추진하고자 하는 경제협력 방안이 담겨있다. 그런데 이들 사업은 향후 수립될 발전계획에도 포함될 만한 사업들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담대한 구상과 발전계획의 관계(예를 들어, 담대한 구상이 발전계획의 일부에 해당 등)를 명확히 해야 혼선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셋째, 대북제재라는 경제협력 추진의 제약 요인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에 대한 구체적 방안이 담길 필요가 있다. 발전계획이 추진되더라도 적어도 초기 단계에는 대북제재 상황이 유지되거나 부분 완화된 상태에 있을 것으로 예상되며, 이러한 상황에서는 발전계획에 담긴 경협 사업을 적극적으로 진전시켜 나가기 쉽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국제사회와의 논의를 통해 스냅백(snap back) 방식을 적용하여 관련 사업에 대해서 제재를 포괄적으로 면제받아 추진하되, 북한이 약속을 위반할 경우 다시 제재 상태로 복귀하는 방안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발전계획에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하겠다.

넷째, '남북공동경제발전계획'이지만 이를 추진한다고 할 때, 적어도 단기적으로는 남한 경제발전에 큰 도움이 되지는 않을 가능성이 높다. 이는 협력 파트너인 북한의 경제규모가 남한에 비해 매우 작다는 데에 기인한다. 하지만 북한경제가 성장하면 남한이 부담해야 하는 통일비용이 감소하는 간접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처럼 발전계획 추진이 남한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있는 그대로 제시함으로써, 남북경협의 경제적 효과에 대해 남한 사회가 과도하게 기대를 갖거나 비판하기보다는 균형 잡힌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