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사업가와 함께하는
‘통일UP’

우리 협회는 지난 11월 23일 남북교류사업의 새로운 방향성 모색을 위한 토크콘서트를 진행했습니다. 이번 행사를 통해 청년 사업가들과 독일에서 온 대한외국인의 통일과 평화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는 기회를 가졌습니다. 토크 콘서트의 사회로는 연합뉴스 한반도콘텐츠기획부 '장용훈' 기자가 진행을 맡았으며, 패널로는 차분함과 논리적인 입담으로 유명한 방송인 '다니엘 린데만',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나며 네트워크를 넓혀 나가고 싶다는 파우스튜디오 '김예림' 대표, 그리고 근대도시살롱의 마담이 되고 싶은 도시단물 '김채은' 대표가 함께 자리했습니다. 이제 그 토크콘서트의 현장으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안녕하세요, 오늘 사회를 맡게 된 연합뉴스 장용훈 기자입니다. 남북관계에 대해 젊은 세대와 해외에 거주하고 계시는 분들이 어떻게 바라보는지 알아보고자 마련한 자리에 참여해주신 여러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먼저, 다니엘 린덴만 선생님은 TV 프로그램 비정상회담 등을 통해 우리에게 익숙하신 분입니다. 통일을 경험한 독일에서 오셔서 특별히 한반도 문제에도 관심이 많으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 이야기를 들어 볼 수 있을까요?

저는 대학과 대학원에서 국제관계를 공부하면서 자연스럽게 독일과 한국의 공통점, 차이점을 알게 되었습니다. 한국에 와서는 제가 독일인이라는 이유로 통일 문제에 대해 많은 질문을 받았습니다. 제가 생각했을 때 독일과 한국의 상황은 두 가지 점에서 다릅니다. 첫째, 한반도에는 독일에는 없었던 한국전쟁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둘째, 더 큰 차이점은 동독은 보유하고 있지 않았던 핵프로그램을 현재 북한은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이처럼 다른 점이 있지만 독일 통일이 한반도에 적용할 수 있는 부분 또한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습니다.

남북한과 독일은 그 상황이 서로 다르지만 그 안에서도 참고할 점이 있을 것이라는 말에 공감합니다. 남북한의 사회문화적인 차이를 좁히는 일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김채은 대표님은 어떻게 남북한 도시 관련 창업을 하게 되셨는지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저는 우연히 다큐멘터리 '걸어서 세계속으로' 평양편을 보게 되면서 관심을 가졌습니다. 평양의 모습 속에서 우리와 유사한 점과 동시에 다른 점이 있다는 사실이 흥미로웠습니다. 남북한 공존을 위해서는 서로에 대해 보다 잘 이해하게하는 탐색의 과정이 필요한데, 그 경험을 제 시각으로 만들어 보는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내가 사는 도시를 공부하는 것이 나를 아는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하여 남북한 도시에 흥미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사업을 따로 구상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평화경제를 주제로 하는 경연대회에 참가하면 30만원을 준다고 해서 용돈을 벌고자 참여한 것이 계기가 되었습니다. 사업 아이템을 구체화 하는 과정에서 식음료를 즐기는 복합문화공간을 소재로 상을 받았습니다. 그 이후 이 콘텐츠를 더욱 발전시켜 도시의 일상문화를 소재로 ‘사회적기업가육성사업’을 통해 창업을 하게 되었습니다.

김예림 대표님에게도 한 말씀 듣고 싶은데요. 어떻게 한반도 문제에 관심을 가지면서 사업을 시작하게 되었는지요? 또 사전인터뷰에서 통일이라는 말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말씀하셨는데 그 말의 의미에 대해 들어 볼 수 있을까요?

네. 제 생각에 '통일'이라는 단어는 이념적인 생각을 떠오르게 만들고 그 생각에 갇혀버리는 경향 때문에 진부하고 재미없다고 느꼈습니다. 그래서 시각적인 것을 먼저 보여주면 이념적인 생각이 떠오르기 보다는 ‘예쁘다’ ‘귀엽다’라는 감성적인 면이 우선적으로 연상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것을 통일감수성이라고 정의하고 싶은데, 디자이너로서 기존의 부정적인 뉘앙스를 지닌 ‘통일’이라는 단어에 대해 긍정적으로 접근하여 사람들의 시각을 전환시키고자하는 의도에서 이 사업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2014년 윗동네에서 온 동갑내기 친구를 만나면서 북한에 관심을 가지고, 통일에 대해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시기에 한 달 동안 무작정 독일을 여행하게 되었는데요. 우연히 독일 교회에서 낯선 타지 사람들이 북한을 위해 기도하는 모습을 보면서 남한에 살던 저는 충격 받았습니다. 한국에 와서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제가 할 수 있는 그림과 디자인으로 어떻게 하면 통일과 연관 지을 수 있을까를 고민하다가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에 선정되어 창업하게 되었습니다.

두 대표의 이야기를 들어보면서 이런 생각이 듭니다. 어떤 무거운 의도보다는 '용돈이 필요한데', '쉬고 싶은데 독일을 가볼까?' 등의 일상의 성찰을 시작으로 사업으로까지 연계한 것이 참 대견하다고 느껴집니다. 사회적 기업가 육성사업은 현재 고용노동부에서 주관하고 있는데요. 통일부와 남북교류협력지원협회에서 남북교류협력기금을 활용하여 앞으로도 우리 사회 내에 통일, 남북문제에 대해 한층 더 관심을 키우고 사업을 활발하게 만들 수 있지 않나 싶습니다. 두 대표님은 정부, 사회, 언론 등에 대해서 특별히 바라는 것이 있으신가요?

부산평화통일박람회에 참석하면서 방송에 출연한 적이 있습니다. 댓글에 '쟤네도 종북주사파라고 봐야 하냐'는 글을 보고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하는 일에 대해 사람들이 때로는 편견의 시선을 갖는 것 같아, 이런 시설들이 좀 거두어지면 좋겠습니다. 통일의 성격을 빼고 북한 문화를 바라보거나 질문을 던지는 방식의 색다른 관점으로 한반도 문제 접근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아울러 일회성으로 그치는 콘텐츠에 국한되지 않고 지속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콘텐츠와 공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발칙하고 솔직한 요소들을 통해 젊은 시각을 반영한 복한문화공간이라면 어떨까요? 특히 이와 같은 사회적 기업 육성사업이 안정적으로 제 궤도에 안착되려면 1년간의 지원이 아닌, 2-3년 정도 꾸준히 지원 받을 수 있는 정부프로그램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무엇보다 네트워크를 통해서 다양한 단체들과 협력하고, 좋은 아이디어를 공유하면서 살아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혼자서는 할 수 없는 일들도 함께하면 할 수 있다는 경험이 새로운 원동력이 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여러 공공기관은 일방적인 사업자들의 참여를 요구하는데, 반대로 사업자가 직접 기획하는 사업을 활성화하는 등의 활동을 통해 저희와 같은 통일, 북한관련 사업자들의 영역이 넓어진다면 보다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 확신합니다.

네, 잘 들었습니다. 그런데 린덴만씨. 독일 통일이 되었을 때는 나이가 너무 어려서 기억이 안나시죠?(웃음) 독일은 지금까지도 내부적으로 동서독 간에 갈등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현재 독일은 어떤 방식으로 갈등을 해소하고 있는지, 한국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나요?

독일의 통일은 갑자기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빌리브란트의 통일정책, 문화교류가 큰 영향을 끼쳤습니다. 독일은 분단 시기에도 지금의 한반도처럼 소통이 단절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통일 이후의 문제점은 물리적인 장벽은 무너졌지만, 마음속 장벽은 무너지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통일 이후에 동독 기업이 서독의 기업과의 경쟁과정에서 파산하고 일자리를 찾기 위해 동독 주민들이 서독으로 대규모 이동하는 등의 문제점이 있었습니다. 마음 속 장벽은 30년이 지난 이제 와서 점점 없어지고 있는 실정입니다.

저는 지금은 한반도 통일에 대해 무엇인가를 구체적으로 논의해야 하는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독일 통일이 흡수통일이었다고 말하지만, 독일 통일은 동독 사람들의 적극적 의지가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그러나 북한의 경우에는 그렇지 않습니다. 통일이 되면 한반도에 어떤 문제가 생길지 고민해봐야 합니다. 북한과 통일이 되면 3,000만 명의 새로운 유권자가 생깁니다. 동독 출신의 메르켈 총리와 같이 북한 출신 대통령이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하고 의견을 나누어야 합니다. 또한 남북한 주민들의 마음 속 벽을 허물기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린덴만 선생님의 의견에 전적으로 공감합니다. 통일보다는 평화가 더 중요하다고 자주 말씀하시는데, 앞으로도 많은 방송을 통해서 한반도에 대한 좋은 이야기 부탁드립니다. 두 대표님들 마지막으로 미래 계획은 어떻게 되시나요?

저는 현재 북한이탈주민 청년과 남한 청년들이 도시 산책을 통해서 도시 속에서 함께 시간을 보내는 콘텐츠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골목길 투어 등을 통해 함께 도시를 구경하고, 서울 도시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고자 기획하고 있습니다. 또한 서촌에서 팝업 살롱을 열어서 한반도 관련 도서를 함께 읽고 함께 이야기하며, 막걸리를 함께 만들어볼 예정입니다. 저의 행보를 관심 있게 지켜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저는 재중 탈북여성분들이 직접 손뜨개질로 만든 물품 판매를 기획중입니다. 인신매매 등 여러 가지 이유로 중국 남성과 결혼해서 농사를 지으며 사는 탈북여성들이 있습니다. 그분들이 농한기 겨울철에 뜨개질한 소품을 한국에서 판매하여 수익금으로 그 분들을 도와드리고자 합니다. 또한 다른 단체들과 함께 클라우드 펀딩을 할 예정인데요. 그 때 북한 출신 디자이너들과 프로젝트를 함께 할 예정입니다.


기후위기 대응과
자원협력 심포지엄

우리협회는 지난 11월 8일 「기후위기 대응과 자원협력 심포지엄」을 한국지질자원연구원, 한국환경연구원과 공동 개최했습니다. 동 행사는 최재철 기후변화센터 공동대표(前 기후변화 대사)의 한반도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남북협력방안의 필요성에 대한 기조강연 이후 기후위기 대응 부문과 남북자원협력으로 세션으로 각각 진행되었습니다. 발제문을 중심으로 그 현장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세미나는 아래 유튜브를 통해 볼 수 있으며, 그 내용을 소개하겠습니다.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이기동 수석연구위원의 사회로 진행된 세션1에서는 남북한 기후 위기 공동대응을 위한 다양한 주제의 발표와 토론이 이어졌습니다.

1.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남북협력방안

 한국기후변화연구원 이충국 탄소배출권센터장

남북 탄소중립 협력을 위해 국내 제도와 탄소시장 또는 파리협정과 연계하여 법·제도적 측면에서 검토가 필요합니다. 한반도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서 UN협약에 기반한 남북 간 협력체계를 구축하여 기후기술 투자와 배출권확보로 협력해야합니다. 대북제재를 고려하여 그린 ODA 사업을 통한 상호 신뢰적 관계형성으로 기반을 마련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2. 북한 산림현황과 남북산림협력 방안

 국립산림과학원 배재수 미래산림전략연구부장

파리협정의 규칙에 따라 REDD+ 활동으로 감축실적의 국가 간 이전이 가능합니다. 북한이 REDD+ 활동을 하기 위해서는 국제기준을 충족해야하며, 이를 준비하는 남북협력이 필요합니다. 대한민국의 국외감축과 북한의 조건부 감축목표는 기후변화 대응 남북 산림탄소협력의 접점입니다. 이를 잘 활용하여 그린데탕트 이행과 평화 산림이니셔티브를 확보하기 위해 DMZ 활용을 제안합니다.

* REDD+ : Reducing Emissions from Deforestation and forest degration +, 산림파괴로 인해 배출되는 온실가스를 줄이고, 산림을 유지 및 증진시켜 탄소 흡수량을 늘리는 활동

3. 북한 CDM사업과 추진사례와 과제

 체코 토픽에네르고사 미로슬라브 블랙젝 대표

우리 회사는 북한의 청정개발체제(CDM)사업으로 함흥청년1호·금야·백두산선군청년2호·예성강3호·4호·5호 수력발전소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이 프로그램 추진을 위해서는 처음으로 이루어지는 유효성 검사와 검증절차 어려움 등의 난관이 있었습니다. 또한 아직 300,000 CER의 탄소배출권을 파는 문제 등이 남아 있지만 북한과의 CDM 사업은 전망이 있으며, 협력의 여지도 있는 분야입니다.

세션2에서는 한국광물학회장인 안동대학교 김정진 교수의 사회로 남북 자원협력에 대한 주제로 배터리, 제철, 탄소활용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나갔습니다.

1. 친환경차·배터리 광물자원과 남북협력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손정수 박사

친환경차란 기존 내연기관 자동차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줄이거나 억제하여 기후위기를 해결하고 환경보호에 기여하는 자동차로 리튬, 니켈, 백금촉매, 마그네슘, 희토류 등 많은 광물자원이 필요합니다. 남북 자원협력을 토대로 핵심 광물자원의 수입 대체와 비축 확대를 추진하고 민간주도형 북한자원개발 사업 활성화하여 친환경차·배터리 원료 광물자원 산업 생태계를 구축해야 합니다.

2. 수소환원제철과 남북협력

 연세대학교 민동준 특임명예교수

철은 끊임없이 재활용을 통한 순환이 가능한 자원으로 대체 구조재료(마그네슘, 알루미늄 등)대비 온실가스 발생량이 압도적으로 적습니다. 제철산업의 미래를 위해 탄소중립 수소기반 환원 기술을 활용해야 합니다. 탄소계 제철기술을 그린 수소계 공정으로 전환하여 지속가능한 사업으로 전환해야 합니다. 북한의 철광석 자원과 수소 기반 탄소중립 제철기술을 결합 R&D 등 탄소 중립을 넘어 새로운 남북한 산업 생태계를 위해 협력해야 합니다.

3. 탄소활용기술과 남북협력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이승우 센터장

이산화탄소 포집 활용 기술(CCU)은 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NDC)에 기여하기 위한 대표 기술입니다. 그중 광물탄산화는 이산화탄소를 탄산염 형태로 전환하여 광물화하는 기술로 산업부산물을 활용하여 탄소중립을 실현할 수 있습니다. 알칼리계 산업부산물인 폐 콘크리트, 철강 슬래드 등을 이산화탄소를 통해 반응을 시키면 건설소재 등을 만들 수 있습니다. 이러한 기술을 심화 연구한다면 한반도 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