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2월에 개관한 국립농업박물관에 '이음' 편집부가 다녀왔습니다. 국립농업박물관은 수원시 서둔동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전시에서도 볼 수 있듯이 정조가 농업 장려를 위해 축조한 저수지가 있는 곳이며, 2014년까지 농촌진흥청이 있었던 곳으로 농업의 역사가 유구한 곳에 지어져 의미가 깊다고 볼 수 있습니다.
국립농업박물관은 유물과 함께 농업의 역사를 보존하고, 미래 농업 기술의 방향을 제시함으로써 한반도 농업의 과거, 현재, 미래를 모두 담고 있습니다. 처음 박물관에 들어가자마자 받았던 인상은 규모가 크다는 것이었습니다. 시설은 크게 전시동, 교육동, 야외 체험시설로 나누어지며 건물 내부에서 관람을 하다 휴식할 수 있는 넓은 산책길도 있습니다. 박물관에서 꼭 봐야하는 3가지 포인트를 중심으로 저와 같이 박물관을 관람하러 떠나 볼까요?
Point. 01
한반도의 농경문화
입구를 지나서 첫 번째로 만날 수 있는 '농업관1'에는 과거와 현대의 농경문화를 보여주는 전시들이 있습니다. 먼저, 여러 가지 종자와 함께 종자의 다양성을 지키고자 했던 선조들의 노력과 현재 빠르게 성장 중인 현대의 종자 산업에 대한 설명을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선조들의 한반도 지방마다 다른 잡초제거 도구 소개부터 현대화된 항공 방제 기술 체험까지 병해 방제 기술의 변화가 전시되어 있습니다.
'농업관2'는 수확한 농업 생산물의 저장, 가공, 운반까지의 과정을 보여주는 공간입니다. 특히 주의 깊게 봤던 것은 도정 기구의 변화입니다. 전통적 도정공간부터 정미소, 현재의 미곡처리종합장까지 눈에 띄는 변화를 한 눈에 볼 수 있습니다.
Point. 02
한반도 미래의 농업
'식물원'은 '농업관1' 맞은편에 있습니다. 들어가자마자 후덥지근한 공기를 느낄 수 있는데, 내부의 온도가 높은 이유는 가까운 미래에 겪을 수 있는 기후변화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아열대 식물을 전시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식물원에 들어서면 수조와 식물이 연결되어 있는 것을 보실 수 있습니다. 이는 친환경 순환농법을 통해 물고기 배설물의 성분으로 식물을 재배하고, 식물이 정화한 물로 물고기를 키울 수 있다고 합니다.
'식물원' 안쪽으로 들어가다 보면 '곤충관'이 나옵니다. 곤충관에서는 미래 식량으로 사용 가능한 곤충 바이오 기술 제품들을 볼 수 있습니다. 육류 알러지가 있는 강아지들을 위해 곤충으로 사료를 만들고, 곤충이 인간의 미래 식량 중 하나가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습니다.
박물관을 나서기 전 '수직농장'을 관람했습니다. 수직농장은 대표적인 미래 농업 기술로서, 환경조건을 제어해 식물을 재배하는 공간입니다. 기후 환경의 변화 등과 상관없이 식물을 재배하는 스마트 팜의 일종으로 공간의 효율성을 더한 수직농장을 직접 볼 수 있었습니다.
Point. 03
체험으로 즐기는 박물관
'농업관1'을 관람하고 '농업관2'로 가는 길에 '어린이 박물관'이 있습니다. 아이들이 보고 만지는 체험을 통해 쉽게 농업 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어린이관은 가족 단위로 방문하는 관람객들로 북적였습니다.
또한 '농업관'에는 쟁기, 지게, 트랙터를 통해 재배와 수확의 과정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공간도 있습니다. 도시 속에서 자란 어린이들 혹은 농촌을 체험해보지 못한 어른들도 경험을 통해 전시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이었습니다.
외부 산책길로 이어진 교육동으로 이동하면 '식문화관'이 나옵니다. '식문화관'은 과거부터 현재까지 변화된 한식문화를 보여줍니다. 한 쪽에서는 다양한 식재료의 보관방법과 한반도의 지역별 다른 재료로 만든 비빔밥을 선택하는 체험을 할 수 있습니다.
'농업의 가치와 문화가 살아 숨 쉬는 복합문화공간'이라는 박물관의 슬로건처럼 농업의 역사와 함께 농업의 현재와 미래까지 볼 수 있는 공간이었습니다. 날로 중요성이 커지는 식량안보에 비해 토지와 기후환경의 제약이 커지는 현재, 제약을 극복하면서 다양한 식량원을 확보할 수 있는 미래 농업 기술에 대한 희망을 품을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FAO(유엔식량농업기구)는 최근 북한을 외부 식량 지원이 필요한 국가 중 하나로 지정하였는데, 북한 뿐 아니라 국제 사회가 이미 식량위기의 위험성을 감지하고 있습니다. 남북교류 더 나아가 한반도의 미래 식량에 대한 대비를 위해서 어떤 부문에서 농업 협력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할 시점이 아닐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