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신문
텍스트 마이닝 분석을 통한

2022년 북한 식량 현황

남북교류협력지원협회 민생협력부
(강경화 대리, 고려대학교 북한학 박사)

전 세계를 위협한 코로나19의 맹위 앞에 더욱 문을 꼭 닫아 버린 곳이 있었다. 바로 북한이다. 외부로부터 전염병을 막기 위해 빗장을 걸어버린 탓에 국제기구 등의 인도적 지원도 중단되며 북한 내부 사정에 대해 알기란 거의 불가능해졌고, 코로나19 이전에도 만성적 식량난에 시달리던 북한이 과연 어떻게 유지되고 있을지에 대한 궁금증도 커졌다. 이 상황에서 북한 내부 식량현황을 어떻게 파악할 수 있을까? 고심하던 남북협회(민생협력부)는 북한의 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에 주목했다. 지난 2022년 한 해의 「노동신문」 전체 12,521 개의 기사를 대상으로 텍스트 마이닝 분석을 진행, 식량과 관련된 키워드를 도출하고 각 키워드 간 관계를 파악함으로써 북한 내부 식량현황과 북한 당국의 대응책 등과 관련해 유의미한 데이터를 찾고자 시도했다.

* 텍스트마이닝(Text mining)

대규모 텍스트 데이터에서 유용한 정보를 추출하고 통찰을 얻기 위한 분석 기법. 텍스트 마이닝은 대용량 텍스트 데이터를 저장하고 처리하는 빅데이터 기술과, 텍스트 데이터 구조를 분석하고 포함된 정보를 통계 처리가 가능한 형태로 변환하는 자연어 처리(Natural Language Processing, NLP) 기술을 기반으로 한다. 이 기술을 바탕으로 다양한 통계적 방법을 거쳐 방대한 텍스트 데이터 속 필요한 정보를 도출하는 분석기법이다. 

들어가기 전에

본 분석에 사용된 통계방법의 간략한 소개

1. TF-IDF 분석 (Term Frequency-Inverse
Document Frequency)

각 단어의 중요도를 계산하는 방법으로, 여러 문서로 이루어진 문서군(cluster)이 있을 때 어떤 단어가 특정 문서 내에서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나타내는 통계적 수치를 의미한다. 예를 들어, ‘식량’이라는 단어가 다른 기사에는 적게 나오지만 어떤 기사에서 자주 나온다면, 해당 기사가 식량에 대한 내용을 다루는 기사일 가능성이 높다고 해석할 수 있다. 

2. N-gram 분석

텍스트 데이터에서 연속적인 n개의 단어나 글자를 추출해 분석하는 방법으로, 이를 통해 문장이나 문서의 구조, 특징, 패턴 등을 파악할 수 있다. 중요 키워드 도출만으로는 부족한 부분을 주제 키워드와 연관 키워드 간 동시 출현 및 밀집정도를 측정하고 빈도를 분석한다.

3. 키워드 네트워크 분석

텍스트 데이터에서 주요 단어들 간의 관계를 시각화 하는 방법 중 하나로, 단어들 간의 연관성을 파악하고 해당 데이터에서 어떤 주제가 많이 언급되는지 파악할 수 있다. 특정 주제에 어떤 방식으로 어떤 단어를 사용하고 배치했는지 분석한다.

4. CONCOR 분석
(Convergence of iteration corelation)

텍스트 데이터에 투입·사용되는 방대한 어휘들로부터 키워드를 추출하고, 키워드 간 유사성을 중심으로 군집되는 공통 주제(토픽)를 발견하여 이미 알려진 주제 뿐 아니라 겉으로는 드러나지 않는 숨어있는 주제 혹은 의도를 도출해내는 확률모형의 분석방법이다.

요약

1. 2022년 노동신문의
식량 관련 주요 키워드로는

- 적극적이고 책임 있는 농사     
- 알곡생산, 밀 생산

- 평양 살림집 건설, 온실농장     
- 재해성 기후위기

- 식량해결 등이 등장했다

2. 2022년 북한은 식량부족 또는 식량위기를
겪은 것으로 평가된다. 그 원인으로는

- 밀 농사 실패

- 자연재해의 영향

- 평양 살림집 건설의 확대가 확인됐다.

3. 2022년 북한은 식량부족 상황에
다음과 같은 대응책을 펼쳤다.

- 알곡생산 구조의 변화: (기존) 쌀·강냉이 → (변화) 쌀, 밀, 보리 중시(특히, 밀 농사 중시)

- 국제 통제의지 강화: 자력갱생과 자급자족 중시

- 지역별 차등정책 : 생산성 증대(곡물 재배면적 넓은 지역) vs. 자급자족(척박한 산간지역)

4. 본 연구를 통해 북한의 식량현황에 대해
다음과 같은 시사점을 얻을 수 있었다.

- 2023년 북한 식량상황은 2022년 대비 다소 개선될 것이다.

- 북한 내 지역 간 식량 수급 불균형은 더욱 확대될 것이다.

- 그러므로 실효성 있는 인도주의 목적의 대북 식량지원은 적절한 분배시스템 또는 분배방법 확보가 그 관건이다.

1. 2022년 노동신문의 주요 키워드

2022년 노동신문 식량 관련 주요 키워드를 확인하는 TF-IDF 분석과 키워드 N-gram 분석 결과, 공통적으로 △적극적이고 책임 있는 농사 △알곡생산 △평양 살림집 건설 △온실농장 △밀생산 △재해성 기후위기 △식량해결 등이 등장했다.

구분 항목 설명적용 구분 항목 설명적용 구분 항목 설명적용

1

농장

21792.13

9

헌신

12274.68

17

포전

9155.33

2

청년

17222.83

10

농사

12263.00

18

알곡

8923.49

3

농업

15539.96

11

평양

12023.98

19

협동

8634.80

4

농촌

15274.03

12

작업반

11461.07

20

6682.81

5

계획

14887.50

13

살림집

10451.50

21

자력갱신

6269.06

6

농사

14333.61

14

기술자

9538.27

22

비료

5768.32

7

책임

14094.38

15

자체

9457.60

23

큰물

5728.54

8

적극

13536.07

16

환경

9291.48

24

기후

5638.12

2. 2022년 북한의식량 현황

2022년 북한 내에 식량위기 또는 식량부족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식량위기와 식량부족은 5~6월, 8~9월 최고치를 달성하고 이후 다시 감소하는 특징을 나타낸다.

키워드 22.1 2 3 4 5 6 7 8 9 10 1112

식량→위기

0

1

4

3

5

6

3

12

6

1

0

1

식량→부족

1

2

5

1

6

5

2

5

2

0

1

1

원인 1. 밀농사 실패

이에 대한 원인으로는 첫째, 밀농사 실패를 꼽을 수 있다. 2021년 9월 김정은 위원장은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5차 회의에서 식생활문화를 쌀과 밀, 보리 중심으로 전환할 것을 강조한 바 있다. 그런데 밀·보리 농사의 결과가 나오는 시기인 5~6월에 식량위기, 식량부족과 같은 키워드가 노동신문 기사에 유의미하게 등장하는 것은, 밀·보리 수확이 그리 성공적이지 않았음을 방증한다.

작물 1월 2월 3월 4월 5월 6월 7월 8월 9월 10월 11월12월

보리

-----

-----

-----

-----

-----

---- O





X --

-----

-----

-----

-----

-----

-----

---- O





XX

-----





△△

--- △

-----

-----

-----

- OO

O


옥수수




△△

△△--

-----

-----

-----

- OO

O



감자



X

X----

-----

---- O

X -

-----

--- O

O



고구마



X

X ----

-----

-----

-----

--- O

O




수수




X

X ----

-----

------

-----

--- O

OI



주 : 파종 X, 이식 △, 생육 ---, 수확 O / 출처 : FAO

보통 북한은 작황에 성공하거나 농사 풍년 시 이를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내세우지만, 밀재배 성과홍보는 그 어느 때보다 찾아볼 수 없고 자기반성이 주를 이루고 있다. 특히, 밀농사·밀재배 관련 CONCOR 분석 결과에서도 밀농사에 대한 성과는 거론하지 않고 ‘자기반성과 질타’가 주를 이루고, 이외 ‘개선방향’, ‘주요 재배지역’을 중심으로 논의하고 있는 경향이 확인된다.

또한 벼-밀농사와 같이 알곡작물 위주의 두벌농사(이모작)를 추진함으로써 재배면적을 확대하고, 밀농사의 생산성 제고를 위한 과학기술 적용에 주목하고 있다.

Topic1 : 자기반성

키워드: 가물, 해결책, 문제점, 고치, 실책, 모자라, 피해

Topic2 : 기술육성

키워드: 토양분석, 밀재배, 지력, 선진, 농법, 개선, 우량종자, 물빼기, 실험실

Topic3 : 면적확대

키워드: 두벌, 확대, 보리, 농기계, 밭벼, 대량, 최선, 온실

원인 2. 자연재해의 영향

봄철(3~5월)에는 가뭄과 여름철(5·6월, 8·9월)에는 큰물피해라는 불리한 기상 조건에서 9·10월 식량증산에 실패한 것으로 분석되었다. 2022년에는 ‘큰물피해’가 노동신문 연결망(N-gram) 분석에서 최상위권에 주요 키워드로 등장할 정도로 피해가 컸던 것으로 보이며, 특히 ‘큰물-피해’와 ‘농작물-피해’가 5·6월, 8·9월에 동시에 높게 등장하는, 이는 앞서 살펴본 ‘식량-위기’와 ‘식량-부족’의 등장시기와도 같은 패턴을 나타내는 것이다.

이는 농사 및 작물재배에 영향을 끼치는 요인은 비료, 농기계, 인력동원, 자연재해 등 다양한 요인이 있지만, ‘기후피해’가 농산물 생육, 나아가 식량위기에 특히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 농촌진흥청의 분석에 따르면 여러 요인 가운데 북한의 ‘불리했던 농업기상상황’이 식량 증산에 가장 큰 감소 요인으로 작용했으며 (농촌진흥청 보도자료, 2022.12.15), 자연재해 피해로 인하여 9·10월 벼농사 작황에 영향을 초래하고 기대한 만큼의 알곡을 수확하지 못했을 개연성이 높다고 볼 수 있다.

원인 3. 평양 살림집 건설의 확대

평양, 함경남도 등 주요 도시·농촌을 중심으로 북한 노동당의 숙원사업인 살림집 건설이 이행되며 전국의 많은 인력이 대거 동원되었다. 살림집 건설은 2021년 제8차 노동당대회 사업총화보고에서 최우선적 기본 과업으로 천명되었으며, 2021년 3월 평양 송신과 송화지구를 시작으로 대평지구, 서포·금천지구, 9·9절거리지구로 확대되었다. 초기에는 군을 동원해 건설하려는 취지였으나 건설이 진행됨에 따라 전국 각지에서 인력이 동원되었다.

이렇듯 동원된 시도 건설대, 돌격대, 청년동맹 등 건설 일꾼들에게 식량을 공급할 필요성이 생기며 특히 살림집 건설이 많이 진행되는 평양에서 식량 부족 현상을 겪은 것으로 보인다. 연관성(N-gram) 분석에서 ‘식량-강냉이-평양-살림집’이 연결 키워드로 추출됐는데, 평양에서 ‘강냉이 보급’, ‘강냉이 농사’가 동시 언급되었다는 것은 평양 내 증가한 식량 수요를 해소하기 위해 쌀의 대체품으로서 열등재인 강냉이의 수요가 높아진 것을 의미한다.

‘평양 –강냉이’ 연결 키워드가 동시 등장한 시기는 2월과 5월로, 2월은 중단됐던 송신·송화지구 살림집 건설을 재개했던 시기이고, 5월은 북한 내 코로나 발생으로 평양 주민들의 이동 제한 조치가 있었음에도, 화성지구 살림집 건설공사는 지속할 것을 강조했던 시기로 살림집 건설에 상당히 많은 인원이 동원된 시기라는 공통점이 있다. 즉, 노동신문에서 평양에 식량부족 현상이 발생했다고 명시적으로 보도된 것은 아니지만, 키워드 간 연결망 분석을 기반으로 추론할 때 평양 살림집 건설의 확대가 북한 내, 특히 평양 내 식량부족 원인 중 하나로 작용했음을 추정할 수 있다.

키워드 22.1 2 3 4 5 6 7 8 9 10 1112

평양-살림집

3

11

9

3

17

8

6

6

6

4

5

3

평양-강냉이

0

2

0

0

4

0

0

0

0

0

0

0

평양 이외 지역에서는 건설현장 차출로 인해 인력 부족으로 농업에 차질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 이는 향후 대북 식량지원을 추진할 때 살림집 건설에 집중하고 있는 평양과 같은 도시 지역을 대상으로 하면, 평양 이외 지역-특히, 절대적인 빈곤지역(양강도 등)-의 식량 부족 상황 개선에는 큰 효과를 발휘하지 못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3. 2022년 북한의 식량 대응책

위와 같은 식량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북한 당국은 다음과 같은 3가지 주요한 대응책을 전개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응책 1. 알곡생산 구조 변화

기존 쌀-강냉이 중심의 알곡생산 구조를 쌀-밀·보리 중심으로 변화시켰다. 밀농사에 대한 강조가 알곡생산과 벼농사에 대한 관심보다 우세한 수준으로 나타났는데, 김정은 위원장은 밀을 식량문제 해결의 주요 수단 중 하나로 인식해 ‘밀농사를 대대적으로 육성할 것’을 강조하며 밀농사를 적극 추진하고 있음이 확인됐다.

키워드 22.1월 2월 3월 4월 5월 6월 7월 8월 9월 10월 11월12월

78

58

150

61

94

166

76

92

152

23

320

151

알곡

101

56

89

61

87

80

76

83

83

56

50

57

55

51

72

56

69

75

75

75

88

82

48

56

보리

12

8

12

6

23

39

12

5

25

12

6

13

강냉이

8

7

6

6

18

16

23

37

49

10

15

5

대응책 2. 국가의 통제의지 강화

2022년 북한은 식량 부문에서 ‘자력갱생’과 ‘자급자족’을 중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력갱생 기조는 사회주의 농촌 건설을 위해 사회주의 사상의식 제고를 강조하는 것으로, 동시출현 단어 네트워크 분석 결과, ‘식량-자급자족’, ‘자급자족-자력갱생’이 연결강도가 높게 확인됐다. 이는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국면과 코로나 발생 등 엄중한 시기에 북한의 농업·농촌에 대한 국가의 통제와 관리가 강화되었음을 암시한다.

대응책 3. 지역별 차등 정책

전국적으로 ‘농촌건설’을 통한 자력갱생을 도모하고 있으나, 연관 키워드 분석(word2vec) 결과 각 도(지방) 별로 장기적 목표에 차이가 나타났다.

목 표 지 역 연관 키워드

생산성
증대

평 양

식료품, 수도, 살림집, 준공, 연구소, 청년대, 경쟁

평안남도

도농, 논밭갈이, 경리, 연구원, 우량, 종자, 생산력, 경쟁

평안북도

예산제, 논밭갈이, 앞그루, 가을걷이, 우량종자, 낟알털기

황해남도

곡창, 가을걷이, 승전고, 논밭갈이, 세멘트, 두벌, 보리농사, 투자, 본보기, 알곡, 씨뿌리기, 총집중, 생산력, 풍요, 다수확, 밀농사

황해북도

태풍, 폭우, 밭벼, 돌격대, 농기구, 강냉이

함경남도

양곡, 착공식, 본보기, 공격전, 경영, 탈곡기, 온실, 준공, 풍요

자급
자족

함경북도

콩심기, 양묘장, 간석지, 된바람, 키잡이, 건축, 김매기, 경공업

남 포

수송, 공급소, 중소형, 품평회, 운수, 섬유, 파견

강원도

수송, 공급소, 중소형, 품평회, 운수, 섬유, 파견

자강도

자력갱생, 누에치기, 속도전, 애국열, 책임자, 산간, 된바람, 자강

목표① 생산성 증대

다양한 과학기술 적용을 시도해 생산량 증대에 열을 올리는 데 집중하는 지역으로는 황해남·북도, 평안남·북도, 함경남도가 그 해당 지역이다. 황해남도는 북한의 곡창지대로 밀·보리 농사를 확대하고 알곡 생산과 두벌농사 추진을 위해 집중적으로 자원을 투자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함경남도는 ’22년 농촌건설의 핵심 사업인 온실농장(련포) 건설로, 농촌 발전의 대표 본보기 사업이 추진된 지역이고, 평안남도는 영농에 과학기술을 적용하여 농업 수준 향상을 위한 과학농사 강화에 집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목표② 자급자족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을 지역균형개발전략이라는 명목 하에 지방 자체의 노력으로 식량 부족 현상을 돌파하고자 하는 북한 당국의 의지가 피력됐다. 지역별로는 함경북도·남포 등은 각 지역의 특성에 맞는 자체 자원을 동원할 수 있도록 최소한의 기반시설 구축을 지원한 것으로 해석 가능했으며, 척박한 산간지역인 강원도와 자강도의 경우 자체 힘으로 식량 수요를 해결하고, 문답식 교육·작업총화 등을 통한 책임 기반의 농업성과를 도출할 것을 강조하는 등 사회주의 사상의식을 강조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연관 키워드 분석(word2vec)을 통해 나타난 북한 당국의 지역별 차등정책은 지역의 곡물 재배면적과 매우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추론할 수 있다. 첫 번째 목표인 식량 생산성 증대 대상 지역은 북한에서 곡물 재배면적이 상위권에 해당하는 지역이다. 반면에 두 번째 ‘자급자족’ 목표는 척박한 환경으로 식량 생산이 어려운 지역이 그 대상이다. 즉, 북한은 상대적으로 식량 상황이 양호한 지역에 투자를 집중하고 있기 때문에, 반대로 식량이 가장 필요한 지역에서 식량 상황이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암시한다

※ (참고) 북한 지역별 곡물 재배면적

구분 평안
북도
황해
남도
평안
남도
함경
남도
황해
북도
함경
북도
자강도 남포 강원도 평양 양강도

재배면적

1096.3

942

562.8

466.8

423.5

366.9

235.8

175.6

134.3

99.8

53.1

출처 : 통계청

4. 결론

본 연구를 통해 북한의 향후 식량상황과 관련, 다음과 같은 3가지의 시사점 및 전망을 도출할 수 있었다.

1. 북한 식량상황 개선 예상

지난 해 식량상황은 예년 대비 악화된 수준이었으나 2023년에는 조건부로 안정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 그 이유는 첫째, 북한 내부 상황요인으로서, 2022년 북한 식량상황이 이례적으로 나쁜 수준은 아니기 때문이다. 고질적 북한의 식량난을 겪고 있는 북한에서는 5~6월이 소위 ‘보릿고개’ 기간인데, 2022년 노동신문 기사를 분석한 결과 식량위기와 식량부족 키워드가 5~6월에 빈출된 것으로 보아 예년에 비해 북한의 식량상황이 이례적으로 악화되었다고 해석하기는 어렵다. 만일 아주 심각한 식량부족이 있었다면 해당 키워드가 5~6월이 보다 더 이른 시기에 등장했을 것이다. 농촌진흥청의 추정에 따르면 실제 북한의 식량 생산량 또한 450만톤 수준을 유지함으로써, 전년 대비 감소했으나 지난 5년(‘17~’21년)의 평균 생산량과 유사한 수준이다. 

※ (참고) 북한의 식량 생산량

구분 2013 2014 2015 2016 2017 2018 2019 2020 2021 2022

생산량

480

480

451

482

470

455

461

440

469

451

출처: 농촌진흥청, 북한 식량작물 작황 추정 보도자료, 각년도

둘째, 북한 외부 요인으로서, 북중 교역재개를 통해 식량을 외부에서 들여올 수 있기 때문이다. 2022년과 같이 밀 작황 실패와 이상기후 현상이 한꺼번에 나타나지만 않는다면 외부에서 유입되는 식량으로 인해 올해 식량상황이 전년에 비해 양호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여기에는 주요한 변수가 있는데, 바로 지난해와 같은 평양 등 도심지역 대상 대규모 살림집 건설 사업의 지속 여부다. 대규모 살림집 건설이 계속된다면 각 지방에서 인력이 대거 평양으로 유입되므로 지방의 식량 생산 사정은 더 악화될 것이다. 이 경우 외부에서 들여온 식량은 북한 당국의 판단에 따라 평양 등 도심지역에 이 식량들이 먼저 배분될 수 있고, 이렇게 되면 지방의 식량상황은 더 악화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라면 국제사회에서 인도주의에 입각해 북한의 식량상황 개선을 위해 지원하는 식량 또한 비슷한 경로를 밟게 될 수 있다. 즉, 이는 도심의 대규모 건설사업이 향후 북한의 식량상황 개선에 주된 장애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식량부족 상황에 대해 북한 당국은 단기적으로는 외부의 ‘무역재개’를 통해, 장기적으로는 내부의 ‘자력갱생’, ‘알곡생산구조 변경’, ‘농업의 과학화’ 방식을 통해 농업발전을 도모함으로써 해결하고자 할 것으로 예상된다.

2. 지역 간 불균형 확대 전망

연관 키워드 분석(word2vec) 결과, 북한 당국은 모든 도, 시의 균형발전을 강조하며 자력갱생을 도모하고 있으나 특정 지역을 ‘본보기’로 집중 투자하는 지역별 차등 정책을 채택하고 있음이 확인되었다. 이러한 본보기 방식 사업은 식량상황 개선을 위해 투입해야할 자본, 자재, 인력과 같은 자원이 부족한 현실적 한계 때문에 기인한 것으로 추정된다.

다시 말하면, 당 중앙의 지도 하에 지역 모범단위를 선정하고 선정된 지역에는 살림집 건설이나 온실농장 사업 등을 전개하여 자원을 집중적으로 투자한다. 그리고 이 모범사례를 다른 지역(지방)으로 확산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이 방식이 북한의 전체 식량상황 개선에 기여하려면 필요한 재원을 계속 확보할 수 있는지 여부가 관건이다. 또한 본보기 사업 방식은 상대적으로 열악한 조건의 지역 상황을 더 악화시키므로 북한 식량상황의 전반적인 악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3. 인도주의적 대북 식량지원에의 시사점

현 시점에서 국내 및 국제사회가 인도주의적 목적으로 대북 식량지원 사업을 전개할 때, 북한 식량상황을 실질적으로 개선하기 위해서는 얼마나 많은 식량을 지원하는지 보다는 적재적소, 특히 곡물 재배면적이 작은 지방으로 지원될 수 있도록 적절한 분배시스템이나 분배방법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 

* 본 연구는 남북교류협력지원협회의 공식입장은 아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