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

대한민국임시정부는 1919년 4월 11일 수립됐습니다. 일제의 식민통치에 항거하고 조국의 독립의사를 알린 3.1운동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서죠. 나라의 영토, 주권을 잃어버린 상태에서 임시정부를 유지하며 독립운동을 전개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이 험난한 역사와 선조들의 노력을 기리기 위하여 국립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이 2022년 3월 개관했는데요. 오는 광복절을 맞아 대한민국임시정부가 펼쳐 온 활동과 독립운동가들의 피땀 어린 여정을 따라가 보고자 합니다. 지금부터 기념관에 함께 가보실까요?

- 교류지원센터 김두영 대리

2022년 3월 1일에 개관한 기념관은 지하 2층, 지상 4층 규모(연면적 9,089㎡)입니다. 서대문 형무소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곳에 자리하고 있어요. 상징광장의 한 면을 가득 채우고 있는 '역사의 파도'를 지나 정문으로 들어가면 1층 특별전시실과 복합문화공간, 2~4층 상설전시관을 차례로 둘러볼 수 있습니다. 5층 야외공원에서는 남산타워, 독립문, 안산, 인왕산을 볼 수 있답니다.

ㆍ위치 : 서울특별시 서대문구 통일로 279-24 /
ㆍ관람시간 : 10:00~18:00

ㆍ휴관일 : 매주 월요일 휴관 /ㆍ관람료 : 무료

대한제국은 1910년 한일합병조약이 체결되면서 국권을 상실했습니다. 일제강점기 35년은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니었는데요, 이 시기, 일제에 부역하면 보장받을 수 있는 편한 생활을 거부하고 파리, 미국, 멕시코, 쿠바 등지로 떠난 분들이 있습니다. 바로 독립운동가들이에요. 독립운동가들은 해외 각지에서 나라를 되찾기 위한 독립운동을 전개했는데, 당시의 일상 기록이 '임시정부 생활사 특별전' <일상(日常)의 이상(理想)>에 전시돼 있었습니다. 독립운동가들은 미국 사탕수수밭과 멕시코 에네켄 농장에서 고된 일을 하며 번 임금 중 일부를 독립금으로 지원했고, '대한인국민회'를 통해 결속을 다졌다고 합니다. 

군주의 나라에서 국민의 나라로 

상설전시 1관 입구에는 키네틱 아트가 설치돼있다. 200여 개의 구슬은 1919년 3·1운동에 참여했던 2백만 명의 한민족을 상징한다. 民이 태극문양으로 바뀌는 것은 한민족의 정신이 대한민국임시정부까지 이어진다는 의미다.

국내외 독립운동을 조직적으로 지도하기 위해서는 임시정부가 필요했습니다. 이에 따라 독립운동가 29명이 상하이의 프랑스 조계(租界)에서 제1차 대한민국 임시의정원 회의를 열어 임시국호 '대한민국'과 헌법 '임시헌장'을 제정했어요. 임시의정원 회의 일부분을 구현한 영상 작품이 전시돼있는데, 3D 캐릭터와 360도 화면으로 구현한 덕분에 임시정부 요인들의 독립을 향한 열망을 생생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스크린 앞에는 '대한민국을 민주공화국제로 한다', '입법과 행정의 분리에 따라서 입법의 결정에 의한 통치와 만인이 평등하다' 등이 명시된 '대한민국 임시헌장 초판본'이 전시돼 있었습니다. 대한민국 역사상 최초로 국민이 주인이 되는 나라가 세워진 순간이에요. 

국민이 주인인 나라를 세우다

대한민국임시정부는 우리나라 국회의 시초인 임시의정원을 설립했습니다. 임시의정원 의원들은 국민으로부터 권한을 위임받아 국정을 논의하고 헌법을 개정하며 지도 체제를 정비했습니다. 그리고 독립운동 세력의 통합을 추진해 좌익, 우익 계열이 모두 참여한 의회와 내각을 구성했어요. 국군 한국광복군도 창설했습니다. 대한민국임시정부는 일본이 태평양 전쟁을 일으키자 일본에 선전포고를 하고 한국광복군을 연합군의 일원으로 참전시키기도 했습니다.

대한민국임시정부의 군사활동

임시정부에서 정부로

임시정부가 존속했던 약 27년 중 8년 여간은 중국 각지를 전전해야 했던 시기였습니다. 상해에서 일어난 윤봉길 의열투쟁으로 일본의 감시가 심해지자 상해-항저우-전장-창사-광저우-류저우-치장-충칭으로 이동한 것입니다. 기념관에서 당시 임시정부의 험난한 노정과 독립 의지를 태극기로 비유한 미디어 아트 작품을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태극이 상징하는 음양의 조화와 건곤감리가 분열하면서 화합하고 갈라지는 듯 하다가 하나가 되는 장면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대한민국임시정부가 걸어온 길
-돌아오기 위해 떠난 4,000km

1945년, 대한민국임시정부는 독립운동의 최전선에서 광복을 맞이했습니다. 대한민국은 임시정부로부터 헌법과 민주공화국 제도, 국호, 기념일 등을 계승했습니다. 현행 태극기와 애국가도 임시정부에서 이어져온 것입니다. 

조소앙 육성연설 '삼일절 국경일을 당하야'

백범 김구 성명서 '국내외 동포에게 고함'

광복 전 대한민국임시정부는 일제의 억압과 감시를 피해 체계적인 독립운동을 전개하고 자주권을 수호하기 위한 구심점 역할을 했습니다. 광복 후에는 대한민국의 핵심이 될 유산을 남겨주었지요. 나라의 국권회복을 위해 전 재산과 목숨을 내어 놓았던 임시정부를 기억하며 이번 광복절에는 국립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을 한 번 방문해보는 것은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