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북한 경제의 화두 중 하나는 '지방발전 20×10 정책'이다. 이 정책은 10년 간 전국의 모든 시·군에 현대적인 지방공업공장을 건설하여 인민들의 물질생활수준을 개선시키겠다는 목표로 추진 중이다.
'지방발전 20×10 정책'의 추진 배경은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장기화에 대비해 지역 차원의 자력갱생을 도모하기 위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김정은은 2019년 12월 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5차 전원회의에서 '정면돌파전'을 제시했다. 그는 대북제재의 장기화를 기정사실화하고 "각 방면에서 내부적 힘을 보다 강화할 것"을 주문했다. 이러한 인식 속에서 각 부문별, 지역별 균형발전을 골자로 한 '사회주의 전면적발전론'이 등장하였고, 2021년 1월 제8차 당대회에서는 '정비·보강 전략'인 국가경제발전 5개년계획이 채택되었다. 아울러 제8차 당대회에서 김정은은 '시·군의 자립적·다각적 발전'을 주문하며 모든 시·군을 ‘문명부강한 사회주의국가의 전략적 거점화, 자기 고유 특색을 가진 발전된 지역화’하는 것을 목표로 언급하였다.
'지방발전 20×10 정책'은 이전 김일성·김정일 시대에 비해 중앙의 역할이 강조되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김정은은 당이 책임지고 지방공업공장 건설에 필요한 자금·로력(노동력)·자재를 지속적·연차적·의무적으로 보장해줄 것을 주문하였다. 다만, 공장 건설까지는 중앙이 책임지나 그 이후의 운영과 유지는 각 지역의 당 및 행정기관의 책임으로 역할을 구분하고 있다.
북한은 ‘지방발전 20×10 정책’의 추진을 통해 인민들의 초보적인 물질생활수준을 한 단계 높일 뿐 아니라 농업과 공업 간 유기적 연계를 복구하여 재정 확충에 나서려는 것으로 판단된다. 북한은 2010년대 말 이후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강화, 코로나19 팬데믹의 발생 등으로 농업, 주택 건설 등 일부 부문에만 생산역량을 집중할 수 있었다. 그런데 이러한 단기 부양책만으로는 장기화하는 대북제재에 대비하기 어려운 측면이 존재한다. 북한이 주장하는 ‘정면돌파전’이나 ‘자립적 민족경제노선’을 유지, 강화하기 위해서는 전후방 연관효과가 큰 제조업 부문의 생산이 동반되어야 한다. 이에 농업과 지방공업에 대한 국가적 투자를 늘려 지방경제의 자립 기반을 마련하고, 생산을 확대하여 주민들의 생활수준을 일정 정도 보장하는 한편, 여기에서 발생한 수익이 중앙 및 지방재정으로 흘러가는 구조를 구축하려는 것으로 판단된다. 아울러 인민소비품의 국산화를 통해 소비품이나 그 원자재 수입에 소요되었던 외화를 절약하려는 의도도 존재하는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