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에 통일의
이 한층 올랐습니다

김지연 웹진 '이음' 일일기자

안녕하세요, 강원통일플러스센터 개관 기념 <이음> 독자들에게 소개를 맡게 된 남북통합문화센터 김지연 연구원입니다. 강원통일플러스센터는 통일에 대한 국민참여 기회 확대 및 교류협력, 북한연구 등을 위해 건립된 기관으로, 2024년 10월 25일 개관식 행사와 함께 '춘천에서 통하나봄' 행사를 동시에 진행했습니다. 저와 함께 현장으로 가보실까요?

강원통일플러스센터는 춘천수변공원과 가까이 있어, 새로 지어진 센터 건물 창밖으로 아름다운 호수 전망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센터의 1층은 열차매표소, 통일체험존 등 작은 전시체험관이 있는데요, 제가 직접 하나씩 체험해 보았습니다.

먼저 어린이들도 통일과 북한을 쉽게 접할 수 있도록 OX 퀴즈가 준비되어 있었는데요. 두 명이 대전 형식으로 누가 더 많이 문제를 맞히는지 겨뤄볼 수 있고, 틀린 문제는 게임이 끝난 후 오답해설까지 보여주어 초등학생도 재미있게 풀 수 있는 공간입니다.

좌석에 착석해 안전벨트를 메고 출발! 중앙의 빨간색 시작 버튼을 누르면 대한민국 최북단에 위치한 제진역을 출발해 북쪽으로 스크린의 영상을 감상하며 떠날 수 있습니다. 실제 열차에 탑승한 것과 같이 선로의 움직임과 기차의 흔들림을 느껴볼 수 있었습니다.

이제 2층으로 올라가 볼까요? 2층은 정보자료실, 요리체험실, 라운지 등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정보자료실은 어린이 동화책부터 역사, 자연, 문학, 정치 등 다양한 분야의 도서들이 구비되어 있어, 통일관련 자료뿐만 아니라 일반도서의 열람과 대출이 가능한 곳입니다. 요리체험실은 실제 식당 주방처럼 각종 조리도구와 비품이 깨끗하게 잘 갖춰져 있었는데요, 이곳에서 북한의 두부밥이나 속도전떡을 남북주민이 함께 만들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마지막 3층은 센터 직원들이 근무하는 사무실과 교육장, 다목적실 등의 공간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다목적실은 강연이나 토크콘서트 등과 같은 행사에서 많은 사람들이 모여 소통하고 배울 수 있는 공간으로 잘 만들어져 있었습니다. 

사무실 내부도 둘러볼 수 있었는데요, 가장 안쪽에 채광이 매우 밝은 따뜻한 분위기의 센터장실에서 최수명 통일플러스추진단장과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김지연 : 통일 종합 플랫폼인 통일+센터가 인천과 호남에 이어 전국에서 세 번째로 강원권에 개관했습니다. 통일+센터는 지역 맞춤형, 즉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참여와 소통의 공간인데요. 이곳에 개관하게 된 배경과 강원권만의 특성이 무엇일까요?

최수명 : 인천, 호남, 강원권 세 센터 중 유일하게 북한과 같은 도를 쓰는 곳이 강원도입니다. 우리는 북강원이라고 부르는데, 북강원과 같이 살아갈 수 있는 방법들을 고민하고 있는 것이죠. 다른 센터들과의 차별점이라고 한다면 1층에서 올라오시면서 로비에 led 전광판이 3면으로 설치되어 있는데, 제가 그 전광판을 고집해서 만들게 되었습니다. 전광판의 영상을 보시면 철도를 타고 시베리아를 거쳐서 북유럽으로 가는 철도여행을 재현하고 있습니다. 통일은 사실 미래의 것이잖아요. 그런데 우리 미래 세대들이 통일이라는 한정된 틀을 극복하고 세계가 하나된다는 점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을 합니다. 남북이 하나되는 것도 있지만, 더 큰 관점으로 본다면 하나된 세계를 상상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 저는 그런 비전을 가지고 있습니다.

김지연 : 공감합니다. 요즘 청년들의 통일 인식이 낮다는 점이 자주 지적되고 있는데, 그 프레임이 남북에만 국한되어 있지 않고 중국, 미국 등 국제관계를 고려한 넓은 시야로 통일담론을 형성하려는 노력이 매우 중요한 것 같습니다.

최수명 : 우리는 때로는 글로벌을 얘기해요. 한편으로는 민족을 얘기하죠. 그런데 이미 한국사회는 다민족, 다문화가 되었잖아요. 분명히 북한은 우리와 한민족인 것은 맞으나, 민족담론을 뛰어넘는 통일을 이뤄야 된다고 생각하거든요. 냉전 시대의 진영논리, 이념의 울타리를 미래 세대에서는 허물어야 할 과제입니다. 결국 그런 경계를 허무는 일들을 여기 통일플러스센터에서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김지연 : 단장님에게서 통일에 대한 사명감과 진정성이 느껴지는데요, 통일/북한 분야에서 관련 업무를 오래 해오셨는지 궁금합니다.

최수명 : 저는 실향민의 아들입니다. 그래서 어렸을 때부터 실향민들의 아픔을 잘 알고 있죠. 또 제가 공무원 생활을 주로 접경지역에서 해서 접경지역의 어려움과 실향민의 애환을 늘 곁에서 보고, 겪으며 살아왔습니다.

우리는 내 기준으로 상대를 바라보려고 하잖아요. 하지만 우리가 북한이탈주민을 실제로 만나보면 정말 달라서 ‘환경이 이렇게나 사람을 바꿔놓을 수 있구나’라는 생각을 참 많이 합니다. 그런데 또 실향민과 북한이탈주민을 비교해 보면, 이 둘이 생각하고 행동하는 방식도 매우 다릅니다. 남북이 분단된 지 70년도 넘었죠. 그 세월이 완전히 다른 사람들을 만들어놓은 겁니다. 하지만 기자님도 그렇고, 지금 젊은 세대들은 이 부분을 이해하기 어려울 거예요. 각자 인식의 차이, 살아가는 방법, 이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생각들 등 너무나 다른 세계가 북한에 있습니다.

김지연 : 그런 울타리를 뛰어넘기 위해 통일 인프라를 구축하는 역할을 앞으로 강원권 통일플러스센터도 하게 될 텐데요. 쭉 둘러보니 센터에서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전시, 체험, 교육 프로그램들이 매우 많아 보입니다. 센터 방문객들에게 이곳만은 꼭 보았으면 좋겠다 하는 공간이 있을까요?

최수명 : 방금 제가 남북의 다름을 알고 이해하는 것의 중요성을 짚었죠? 아직 개관 초기라 통일 관련된 서적들을 배치하고 있는 과정인데, 내년에는 북한과 남한의 다름을 이해하는 자료를 구비하려고 합니다. 다시 말해 북한 교과서만 전시하는 것만이 아니라, 한국 초등학교 1학년 교과서와 북한 초등학교 1학년 교과서를 함께 두어 수학은 어떻게 가르치는지, 같은 주제를 어떻게 다르게 설명하고 있는지 등 직접 눈으로 비교해 볼 수 있도록 전시할 계획입니다.

김지연 : 현재 우리 국민, 특히 젊은 세대의 통일 인식은 부정적 인식을 넘어 이제는 무관심한 추세입니다. 단순히 통일의 필요성을 넘어 보다 세밀하고 다각적인 접근이 필요해 보이는데요. 이에 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최수명 : 요즘 세대 풍토가 나 자신 외에는 관심이 없어요. 우리 사회가 공동체에서 개인 중심으로 바뀌었기 때문에 세대 흐름을 거꾸로 거슬러 북한을 내 가족처럼 대하라는 사고방식은 시류에 맞지 않습니다. 기성세대의 사고방식이 아니라, 지금 MZ세대들이 가지고 있는 방법으로 접근해야 가까워질 수 있다고 생각해요.

김지연 : 예를 들자면 어떤 접근방식이 있을까요?

최수명 : 제가 유럽에 가서 아이들 놀이 시설을 견학했는데요, 유럽의 교육은 아이들에게 ‘안 다치는 방법’을 가르칩니다. 반대로 한국은 ‘다치면 안 되는 시설’을 갖춰놓으려고 합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아이들이 무엇이 위험한지 인지하고, 안 다치는 방법을 스스로 배워야 하는 것이겠죠.

최수명 통일플러스추진단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서로 다른 제도 속에서 다른 관념을 가지고 살아온 남북주민이 통일이라는 거대담론을 어떻게 논의해야 할 것인지 깊이 고민해 볼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강원권통일플러스센터 앞 수변공원에서는 강원자치도 도지사, 춘천시장, 시의장, 강원지역 국회의원, 북한이탈주민과 지역주민 등 많은 참석자가 어울리는 ‘춘천에서 통하나봄’ 행사가 열렸습니다. 남북청소년합창단의 축하공연부터 센터건립 경과보고, 김영호 통일부 장관의 축사, 제막식 등으로 이루어졌는데요. 통하나봄 행사부스에는 통일부 청년인턴과 2030자문단, 사단법인 프리덤스피커즈 인터내셔널 등 다양한 기관과 단체에서 참여했습니다.

남북교류협력지원협회 부스의 인기도 뜨거웠는데요. “다이아몬드, 고급 자동차, 고급 시계 등 사치품은 대북 수출 금지 품목에 해당한다”, “ UN 대북제재는 북한의 핵무기, 탄도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의 개발 중지를 목적으로 한다” 등 대북제재 관련 OX 퀴즈와 웹진 구독을 통해 기념품을 증정해 많은 사람들이 부스를 방문했습니다. 

지역 맞춤형 통일 종합 행정서비스를 지원하는 강원권통일플러스센터! 북한강이 내려다보이는 멋진 경치도 감상하고, 도민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다양한 볼거리와 프로그램을 체험하러 가족과 함께 방문해 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여기까지 일일기자 김지연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