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교류협력지원협회만의 통일공감대는?
웹진 <이음>에서 25년도 신규 컨텐츠로 '잘파의 톡톡클럽'을 선보입니다. 남북교류와 통일의 주역이 될 청년세대들이 주도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 주고 싶은 협회의 작은 바램인데요. 전문가 못지 않은 청년들의 날카로운 시각과 창의적 상상력으로 만들어가는 '잘파의 톡톡클럽' 많은 응원 바랍니다.^^
강 현
중앙대학교 정치국제학과 4학년
통일외교안보동아리 한반도미래연구회
- 통일공감 청년 심포지움
- 청년 통일공감 아카데미 특강
‘통일’에 적신호가 걸렸다. 더 이상 통일을 바라지 않는 청년들의 목소리, 그리고 김정은의 ‘적대적 두 국가론’에 따른 냉랭한 남북관계 때문이다. 이 상황에서 어려움을 직격타로 맞은 교류협력 민관조직은 큰 위기를 맞았다. 개성공업지구지원재단은 청산절차에 돌입하며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남북교류협력지원협회는 그로 인한 막중한 무게를 오롯이 홀로 짊어지고 있고, 그 위기는 사라지지 않았다.
“왜? 교류협력을 계속 해야 하는가?” 의문은 여전하다. 과연 이 물음에 대한 답은 무엇일까.
얼마 전, 남북교류협력과 협회의 역할에 대한 정낙근 회장님의 이야기를 접했다. 겨레말큰사전남북공동편찬사업회와의 인터뷰에서 회장님은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다.
"교류협력의 기본에 충실하면서 '제대로 잘하기' 위한 기반을 만들어야 한다."
"오래 축적한 남북교류협력의 경험과 기반을 잘 관리하면서
그 속에서 통일 미래로 가기 위한 교훈을 얻어야 한다."
"어려운 상황일수록 교류협력방안을 찾고, 창의력을 발휘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우리가 가보지 않은 길을 열어야 하기 때문이다."
아무도 기대하지 않는 교류협력에서 그 잔잔한 불씨를 이어나가야 한다는 말씀에 지금 해야 할 일이 명확해지는 듯했다.
- 청년 통일공감 아카데미 특강
이는 2024년 한 해 동안 남북교류협력지원협회의 청년 행사에 꾸준히 참석한 나로서는, 지난 활동들을 곱씹는 이정표가 되었다. 나는 올해 2030 청년통일네트워크, 1·2차 북한 바로알기 아카데미, 통일공감 청년 심포지움, 청년 통일공감 아카데미 현장견학(강원도 고성), 청년 통일공감 아카데미 특강에 함께 하였다. 대학생을 중심으로 청년의 목소리를 듣고자 했던 올해의 노력이 빛났고, 참여했던 학생들 모두 유익했다는 이야기를 전했다. 시범적으로 수행한 올해 사업의 기대와 성과도 확실하다. 본 사업을 이끈 사업협력부는 주말을 반납하며 학생들을 인솔하고, 또 이 모든 행사를 참여자 입장에서 접근하기 위해 숱한 협의와 수정을 반복하였다. 그에 화답하듯이 학생들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모두 가보지 않은 길을 가보는 엄청난 도전이었음에도 선순환이 이뤄지도록 이 모든 걸 가능케 한 협회 직원분들께 감사드린다. 특히 새로운 도전과 대상으로 '청년' 그 중에서도 더욱 모으기 힘들다던 '대학생' 참여 활동을 늘리며 새로운 통일담론의 장을 만든 것은 뜻깊었다. 그동안 협회는 주로 경협기업이나 인도개발협력단체 실무자 대상 업무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생소한 일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기에 머무르지 않고 새로운 참여자들을 늘려나가고,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교육 및 체험 프로그램을 확대한 것은 나로서는 상당히 반가웠다. 함께 한 배를 타고 ‘통일’의 새로운 지평선을 향한 미지의 항해를 시작한 기분이랄까.
미완의 과제도 물론 여전히 남아있다. 상시 사용할 수 있는 ‘통일공감대 형성’이라는 이름에 갇혀있으면 안 된다. 막연한 청년정책과 차별점이 부족하다. 중장기적인 비전을 함께 안고 가야 한다. 비전을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하면 될까. 남북교류협력지원협회만의 통일공감대를 향한 여정을 위해 제언한다.
- 청년 통일공감 아카데미 현장견학(고성 견학)
_DMZ박물관
첫째, ‘통일’의 지평선을 확장해야 한다.
먼저 통일정책의 현 위치를 이야기하겠다. 외교정책과의 관계에서 통일정책은 외교정책의 일환으로 활용되지만, 반대의 경우는 잘 보지 못했다. 또한, 통일은 헌법에 의해 남북의 양자 간 관계에 집중하는데, 이는 남북관계 경색 후 과거의 실패를 복기만 한다는 비판을 받는다. 교류협력이 중단되었을 때, 당위성 외에도 실질적으로 할 수 있는 여러 가지를 제시해야 하기에 본연의 역할을 시급히 찾아야 한다. 보건의료협력, 기후위기 등 다양한 논의에 이어, 더 넓게 경쟁할 수 있어야 한다. 예컨대, 통일공감 청년 심포지엄 특강에서 중앙대학교 이승주 교수님의 “북한개방 이후에도 견뎌야 하는 정치적 리스크와 이를 위한 통일준비방안”이라던지, 아카데미에서 교류협력을 UN 규범과 국제질서 안의 ODA 및 국제개발협력의 차원에서 다자협력을 활용하는 아이디어를 발표한 것이 그 사례이다. 이외에도 1991년 남북기본합의서의 '특수관계'에서 더 나아가 보편적으로 국제사회에 접근하는 방법도 만들어야 한다. 통일이 바탕이 된 외교정책 등으로 확산할 수 있는 힘을 만들어야 한다.
둘째, 기관의 입장이 아닌 학생의 입장에서 출발하는 행사를 열어주길 바란다.
'공공외교'처럼 통일도 참여자 학생들에게 ➀먼저 알리고 ➁충분히 다가갈 수 있도록 공간을 열어줘야 한다. 단, 참여할 대상의 시선에 맞춰서 해야 한다. 이러한 행사에서 청년들의 저조한 참여를 향한 걱정의 근본 원인은 참여자 청년의 시선에서 준비하지 않고. 주최 측에서 하고 싶은 걸 하기 위해 청년을 동원하는 것 때문이다. 굳이 주최 측이 모든 걸 정해 놓지 않더라도, 충분히 창의력과 적극성을 발휘해서 다채로운 통일 아이디어를 만들 수 있다. 올해 학생들의 입장을 경청하며 노력해 주신만큼, 그 노력이 이어지길 기대한다.
- 북한바로알기아카데미에서 발표 모습
- 청년의 밤 행사에서 청년 대상 시상과 격려
셋째, 대상의 명확한 지정이다.
통일정책 전반은 통일부, 초중고생은 통일교육원이 맡아 통일교육을 진행한다. 그러나 정작 대학생에 관해서는 단기성 행사만 잦지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진행하는 기관이 없다. 여전히 대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행사의 어려움을 잘 알지만, 올해 사업에서 극복할 방법을 찾았다. 대학생에 집중하여 협회가 지속가능하고 혁신하는 아이디어를 계속 발굴하면 좋겠다. 꾸준히 도전하고 나아가는 역량과 이미지를 축적해 다른 통일기관들과 차별화되는 경쟁력을 갖추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커리어에서의 이점이다.
협회는 공공기관으로서는 특수하게 사업도 진행하며 교육의 장도 연다. 직접적으로 협회 프로그램 참여가 상훈으로 남아준다면 여러 분야의 인재들이 협회 프로그램을 자신의 커리어에 활용하는 이점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협회는 대학생들의 진로 문제에 대한 경험과 커리어에 직접적인 기여를 줄 수 있는 기관이다. 이 특수성을 살려 사업현장과 교육현장의 교류를 통해 참여의 기회가 제공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올해는 상장의 형태로 그 이력을 남겨놓았지만, 더욱 유연한 형태의 인턴십이나 체험도 추가적으로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협회를 중심으로 개성공단기업이나 남북 관련 단체들의 굿즈 제작 체험과 제공도 교류협력의 이미지를 형성하는 하나의 방법이다. 오직 남북교류협력지원협회만이 민관을 아울러 여러 분야로 뻗어나가는 확장성을 보여줄 수 있는 차별화된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며, 발전을 기대해본다.
- 청년 통일공감 아카데미 현장견학(고성 견학)
_고성통일전망대
- 청년의 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