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2기 행정부와 한반도 정세!

여·야 외교통일위원회 위원들에게 듣는다. I

김건 의원(국민의힘 외통위 간사)

진행 : 백기엽 남북교류협력지원협회 이사
정리 : 김건주 종합지원센터 대리

의원님께서는 22대 국회 시작하면서부터 외교통일위원회 간사를 맡으셨죠. 언론을 통해 상임위원회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신 것을 보았습니다. 특별히 남북관계와 관련해서 기억나시는 의정활동과 전반적으로 느끼시는 점 말씀 부탁드려요.

남북관계 관련해서는 '탈북민 안전 이송법'이라는 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해외에서 탈북민을 데려오는 업무를 외교부가 하는데, 법적 근거 없이 해오던 것을 그 근거를 만드는 작업을 했습니다. 5월 30일에 시작해서 11월 28일에 통과됐으니까, 6개월 만인데 상당히 빨리 진행한 것이라고 그러더라고요. 현재 관계부처에서 후속 조치 작업을 열심히 하고 있고요. 이 법으로 탈북민이 해외에서 안전하고 신속하게 서울로 오는 것에 대해 조금이라도 나아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상당히 보람이 있습니다.

아주 내용이 좋은 법안을 발의하셨네요. 이제까지 국회에서 아무도 안 하셨던 건데, 역시 대단하십니다.^^ 의원님께서는 이 질문을 굉장히 많이 받으셨을텐데 다시 질문드립니다. 트럼프 1기 행정부와 비교해서, 이번 2기 행정부의 대한반도정책 차이점은 어떤 점이 있을까요?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아직 한반도 정책을 선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에 정확한 내용은 알 수가 없죠. 정책 재검토 시기이고 빠르면 2,3개월에서 6개월 정도 걸리니까 정확하게 어떤 대북정책을 갖고 갈 지는 조금 지켜봐야 합니다. 그래도 이미 뮌헨에서 한·미 외교장관 회담도 했고 한·미 실무진 간에 긴밀하게 소통을 하고 있어서, 미국의 새로운 대북정책에 우리의 입장이 잘 반영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 중 하나로 볼 수 있는 게, 미·일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명확한 목표로 명기했다는 점입니다. '한·미·일의 협력을 강화할 예정이다' 이런 문구도 들어갔구요. 그런 것들이 우리가 미국과 소통을 잘 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이렇게 볼 수 있겠죠. 다만, 미국의 구체적인 대북정책 검토 결과는 좀 기다려야 됩니다.

그럼 미국이 구상하는 대북정책이 어떨 것으로 예측을 하십니까?

우선 트럼프 대통령 자신이 김정은과의 대화에 관심이 많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원래 부동산 개발을 하던 분이잖아요. 부동산을 보면 그 가치를 딱 알아보거든요. 이 분이 1기 때는 북한이라는 나라의 지정학적 가치를 딱 본 거죠. '북한은 중국, 러시아, 일본, 한국과 가까이 있어 주변에 사람도 많고, 경제적으로도 돈을 잘 벌 수 있는 지점에 있는데, 이렇게 못 살 나라가 아니다' 싶은 거죠. 그래서 김정은에게 '핵무기 같은 거 하지 말고 밝은 미래를 위해 같이 개발을 시작하자' 이렇게 제안을 한 겁니다.

트럼프 2기에도 당연히 그 관심이 계속될 것이기 때문에 대화에는 적극적일 것이라 생각하는데, 문제는 북한입니다. 왜냐하면, 북한 체제가 갈수록 취약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영어로 '애트로피(atrophy)'라는 말이 있듯이, 점점 체제가 약해지면 자신감을 상실하고, 외부세계와 단절을 하게 됩니다. 체제에 자신감이 없으니까 반동문화사상배격법 같은 식으로 나타나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사실 트럼프 대통령의 적극적인 대화에 김정은의 반응이 좋을 수가 없죠. 김정은은 "개방할 생각도, 더군다나 지금은 핵무기를 포기할 생각도 없다" 하니, 사실 대화 자체가 어렵습니다. 미국도 지금 우크라이나 전쟁이나 중동 가자 사태처럼 당장 급하게 해결해야할 일이 너무 많아서 조금 더 상황을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이러한 한반도 정세에 한국 정부는 어떻게 대처를 해야 할까요?

지금 거센 파도가 밀려오는 것이잖아요. 풍랑이 밀려오는데, 우리의 자세는 이렇게 가져갔으면 좋겠어요. 어제 문득 찬송가의 한 구절이 참 감동이 되더라고요. '풍랑이 와서 우리 배는 더 빨리 간다.' 고난을 대하는 자세에 관한 말인데, 풍랑, 위기는 곧 기회이지 않습니까? 우리에게는 트럼프 신행정부의 정책에 잘 적응하며, 한미동맹을 계속 유지·발전시켜 가는 것이 도전과제입니다. 그 도전을 잘해내면, 훨씬 많은 것들을 또 얻을 수 있으니까 그런 자세를 가지면 좋을 것 같아요.

지금 관세 걱정을 많이 하십니다. 우리가 지금보다 훨씬 더 기술력을 높이는 계기로 삼으면 전화위복이 되지 않겠습니까? 또 생산기지별 물량을 조절해서 우리 기업들의 생존성을 늘리는 기회로 삼을 수도 있습니다. 미국, 중국 시장만 의존하는 게 아니라 다른 시장을 개척하는 시장 다변화도 해법이 될 수 있지요. 이런 자세로 트럼프 2기 행정부를 맞으면 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의원님께서는 외교부에서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도 하셨고, 그전부터 남북관계 사안을 많이 다루셨잖아요. 지금 외교통일위원회 일을 하시면서 우리 남북교류협력지원협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계시나요? 지금 현 상황에서 남북교류협력지원협회가 스텝을 새로 내딛기 힘든 상황인데, 어떤 활동을 전개하면 좋을지 말씀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남북 교류가 지금 막혀 있어서 아주 안타깝죠. 비핵화라는 큰 목표가 당연히 앞서야 되겠지만 그 외에도 우리가 인내심을 갖고 화해하고 통일을 준비하는 작업을 계속해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협회의 활동이 참 중요하고, 당장 남북교류가 없더라도 장기적 안목으로 활동을 유지해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많은 분들이 남북교류협력지원협회가 왜 필요하냐는 의문이 있을 수 있으니까 잘 설득해야할 것 같아요. 왜냐하면, 하루 이틀의 이익을 생각하면서 하는 작업이 아니라, 민족의 미래와 장래를 위해서 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현행 체제를 잘 유지하고 준비하다가, 시기가 왔을 때 바로 할 수 있도록 대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마치 '전쟁이 안 난다고 군대를 없애면 안 되는 것'처럼 국민들에게 그런 필요성을 잘 인식시키는 활동을 한편으로 꾸준히 하셔야 될 것 같습니다.

네, 좋은 말씀 잘 들었습니다. 바쁘신 가운데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의원님의 앞으로의 의정활동도 응원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