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이 바라본
남북관계의 미래는?

'2025 새내기 교양대학(UFLA),
남북관계 파트' 현장스케치

안녕하세요. '2025 새내기 교양대학(UFLA: University Freshman Liberal Arts)'(이하 UFLA) 행사 중 '국제: 남북관계' 파트를 취재하게 된 한국외국어대학교에 재학 중인 박서영입니다. UFLA는 "세상을 더 넓게 알아갈 시간"을 슬로건으로, 대학생들이 함께 모여 여러 주제에 대해 알아가고 함께 이야기 나누는 행사입니다. 2.11~12. 양일 열린 행사의 첫날, 남북관계를 주제로 부스 및 강연과 토론 프로그램이 진행되었는데요. 저와 함께 그 생생한 현장으로 들어가보실까요?

박서영 웹진 '이음' 일일기자

2025 새내기 교양대학(UFLA)은⋯

UFLA는 2025년 대학교 신입생들을 대상으로 정치·경제·사회·역사·과학·언론·문화·기후·국제 등 여러 주제의 강연과 전시·체험형 부스를 통해 대학생들이 세상을 보는 관점을 넓히고, 토론을 통한 공론장 문화를 경험할 수 있도록 하고자 기획된 행사입니다. 100여 명에 달하는 행사 기획단은 대학 사회에 다양한 주제로 서로 의견을 나누는 공론장 문화가 확산되기를 바라며 행사를 준비하였는데요. 저도 기획단 중 한 명으로서 본 행사에 참가하였습니다.

두근거리는 마음을 안고 강당에 모인 참가자들은 행사의 취지와 오늘 하루 일정을 듣고, 조로 나뉘어 간단한 레크레이션을 하며 처음 만난 조원들과 친해지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후 조원들과 함께 파트별 전시 및 체험형 부스를 둘러보게 되는데요. 열한 개의 파트가 준비한 다양한 부스 프로그램 중 '남북관계' 파트는 어떤 부스를 준비했을지.. 함께 가보시죠.

남북관계 궁금한 것!
대신 알아봐드립니다!

우리는 북한과 관련된 뉴스를 많이 보지만, 막상 궁금한 걸 물어볼 기회는 많지 않습니다. 남북관계 부스에서는 북한에 대해 떠오르는 질문을 자유롭게 메모지에 적어 "궁금증 박스"에 넣으면, 이후 이어지는 강연에서 몇 개의 메모지를 뽑아 연사의 답변을 직접 들어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였습니다. 어떤 연사가 강연을 준비하고 있을지, 내가 적은 메모지가 질문으로 선정이 될지 잔뜩 기대가 되는 부스 프로그램이죠.

또한 "북한과의 관계가 개선되면 무엇을 해보고 싶으신가요?"라는 질문에 대한 기획단들의 답변에 얼마나 공감이 가는지 대학생들을 상대로 간단한 스티커 설문을 받기도 하였는데요. '북한으로 가는 기차가 대륙까지 연결되어 유럽을 가보고 싶다' 문구가 적힌 메모지가 많은 공감을 얻은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저 역시 스티커를 붙였던 글이었는데, 특히 어렸을 적 시베리아 횡단열차에 대한 꿈을 다시금 떠올리게 되어 감회가 새로웠습니다.

이외에도 북한 관련 기사 스크랩이나 남북관계 파트장이 직접 찍은 북한 사진을 전시하는 등, 북한과 남북관계에 관련된 다양한 자료를 살펴볼 수 있었던 아주 유익한 부스였습니다.

백두산천지(중국측 북파) <제공: 강태성>

한강 하구 너머 보이는 개성 <제공: 강태성>

북한 전문기자가 보고 온 북한

다양한 부스를 즐긴 뒤, 강연을 들으러 참가자들이 삼삼오오 강의실에 모였습니다. 남북관계 파트장(강태성)의 기획단 소개로 시작된 프로그램은 어떤 계기로 남북관계를 주제로 해서 행사를 준비하게 되었는지, 행사를 만들어가는 과정이 어떠했는지 등을 담고 있었습니다. 강태성 파트장은 2022년과 2023년 군복무를 하던 도중 북한과 관련된 소식을 많이 듣게 되면서 북한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고 했는데요. 각자의 계기로 북한과 남북관계에 흥미를 갖고 행사에 참가했을 대학생들의 이야기가 궁금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강연을 열며 남북관계 파트와 협력해준 남북교류협력지원협회 남화순 부장의 간략한 격려 말씀이 있었습니다. 대학생들이 직접 이런 행사를 기획하고 개최한 데에 놀라웠다며, 대학생들이 만들어나갈 오늘 행사의 활기에 기대를 거는 말씀이 감사했습니다.

강연은 북한 전문 기자인 서재준 기자를 연사로 모시고 진행되었습니다. 서재준 기자는 북한 전문기자로 오랫동안 활동하며 북한 및 외교안보와 관련된 기사를 써 왔고, 2021년 그 공로를 인정받아 '시선의 확장'이라는 제목으로 제27회 통일언론상 대상을 수상하기도 하였습니다.

"'시선의 확장'이라는 말을 지었던 이유가 있습니다. 우리가 북한을 바라보는 시선은 단편적이거든요. 대부분 몇몇 단어를 떠올리시고 끝나요. 그런데 2,500만 가까운 사람들이 살고 있는 곳입니다. 어쨌든 거기도 사람들이 살고 있는 곳이기 때문에 체제를 보는 방식도, 판단을 하는 방식도 확장을 해야 합니다. 그것이 꼭 긍정적 혹은 부정적일 필요는 없습니다. 하지만 확장은 반드시 필요하다. 이게 제가 오늘 꼭 드리고 싶은 말씀입니다."

연사는 '북한 전문기자가 보고 온 북한'을 주제로 강연을 펼쳐 주었는데요. 북한에 관한 기사를 쓰는 기자로서, 그리고 이 분야에서 일하는 한 사람으로서 그 생각과 경험을 공유해주었습니다. 강연이 끝난 뒤에는 대학생들이 메모지로 남긴 질문과 현장 질문에 성심성의껏 답변도 해주었습니다.

연사의 강연과 질의응답은 스스로가 '북한에 대해 모르는 것, 혹은 잘못 알고 있던 것이 적지 않구나' 깨닫게 되는 경험이었습니다. 우리가 북한을 접하는 창구는 몇 줄의 기사, 혹은 몇몇 전문가들의 발언뿐이기에 북한을 제대로 알기가 쉽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어떻게 하면 바른 관점으로 북한과 남북관계를 바라볼 수 있을까 고민하는 계기가 되었죠. '그렇다면 북한은 대체 무엇일까?' 북한은 우리 사회에, 국제사회에, 나에게 있어 무엇일까. 이런 고민들을 계속 할 수밖에 없는 상황 속에서, 정답을 찾아 나아가는 과정은 분명 즐거우리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뽀로로와 친구들에게
추위를 견딜 새 집을 지어주세요!

추억 속 캐릭터 '뽀로로'를 아시나요? 뽀로로는 어린 시절 속 빼놓을 수 없는 친숙한 캐릭터인데요. 저는 몰랐던 사실인데, 이 캐릭터가 실은 남북 합작의 결과물이라고 합니다. 따라서 토론 프로그램에서는 추운 바람이 부는 요즘의 남북관계를 떠올리며, 그 추위로부터 '뽀롱뽀롱 뽀로로' 속 캐릭터들을 지켜줄 평화의 이글루를 함께 건설하였습니다.

토론의 진행은 간단합니다. 먼저 조별 토론 진행자가 질문을 읽고, 질문에 대한 답변을 참가자들이 각자의 블록에 적습니다. 답을 다 적으면, 왜 그 답을 적었는지 간단히 소개하고 원하는 위치에 블록을 쌓습니다. 총 세 개의 토론 질문을 반복하여, 블록을 쌓아 이글루의 모양을 완성합니다.

토론 속 세 가지 질문은 모두 흥미로웠는데요. "내가 북한을 의식하게 된 순간은?", "남북관계가 개선되면 하고 싶은 것은?", "남북관계의 개선을 위해 나, 또는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이 있을까?"라는 세 가지 질문에 대한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는 뜻깊은 자리였습니다.

제가 북한을 의식하게 된 것은 초등학생 때였습니다.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라는 노래를 부르고, 통일 관련 포스터 그리기 대회에 나갔던 경험으로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었는데요. 다른 조원들은 군대에서의 경험, 북한과 관련된 뉴스 등을 언급하며 저와 다른 경험을 말하는 것을 보며 비슷한 또래여도 천차만별이구나 하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남북관계가 개선되면 역시 북한으로 여행이나 관광을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기차로 해외여행을 떠나고 싶다, 북한 친구를 사귀고 싶다, 북한에 대한 공부를 본격적으로 해보고 싶다.'와 같이 여러 소망을 나누는 것이 정말 즐거웠습니다.

마지막 질문에 대해서 가장 오랜 토론이 이어졌는데요. 저는 '나'부터 편견 깨기, 북한에 대해 시혜적인 시선 갖지 않기를 이야기했습니다. 우리가 북한에 대해 이야기할 때 잘 모르면서 함부로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젊은 세대는 기성 세대보다 더욱 북한을 모르기 때문에 그런 경향이 더 강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남북관계의 개선과 평화를 위해서는 고정관념으로부터 벗어나고, 북한에 대해 함부로 판단하는 것이 아닌 제대로 아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처럼 치열한 토론을 통해 완성된 이글루의 다양한 모습들이 앞으로의 남북관계를 열어가는 모습이 되기를 바래봅니다.

'2025 새내기 교양대학(UFLA)' '남북관계' 파트 현장스케치를 통해 대학생들이 바라본 남북관계의 미래는 어떠했나요? 건강한 토론 문화를 꿈꾸는 대학생들이 모여 나누었던 남북관계 이야기가 생생하게 전달되었기를 바라며 이만 글을 마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