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개국 글로벌 청년과
함께하는
통일 수다

지난 4월 12일(토) 남북교류협력지원협회는 멋스러운 북촌 안국동으로 특별한 청년들을 초대했습니다. '글로벌 청년과 함께하는 통일 이해'라는 주제로 조사연구부가 주관한 간담회이었는데요. 이번 간담회에는 미국, 독일, 러시아, 캐나다, 타지키스탄, 인도네시아 등 7개국의 다양한 배경을 지닌 외국인 청년들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이들은 각자의 시선으로 한반도 평화와 통일, 우리나라의 분단 현실에 대해 의견을 나눴습니다.

특히 북촌 한옥 거리의 전통적인 분위기 아래 진행된 프로그램은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자연스럽게 체험할 수 있는 기회로, 참가자들의 큰 호응을 얻었습니다. 통일에 대한 진지한 고민부터 문화적 공감까지, 다양한 주제가 어우러진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글로벌 청년들의 통일 이야기! 청년들의 소개부터 들어볼까요?

편하게 디미드라고 불러주세요. 성균관대학교 유학생이에요. 반갑습니다.

미국에서 온 로리입니다. 한국에 온 지 4년 됐고, 서강대학교에서 사회학을 공부하며, 인권 동아리 등을 참여하고 있어요. 서울에서 사회 운동을 열심히 배우고 있는 학생입니다.

타지키스탄에서 온 유학생입니다. 저는 대구가톨릭대학교 경영학과를 다녀요. 반갑습니다.

캐나다에서 온 제임스입니다. 한국에서 태어났고, 13살에 캐나다로 이민 갔다 한국에 돌아온지는 9년 됐어요. 한국에서는 번역, 통역 일을 하고 있습니다.

저는 일본, 인도네시아 혼혈인이고, 서울대학교에서 공부하고 있습니다. 저는 역사를 매우 좋아해요. 학교에서도 북한 강의를 들었어요.

한스자이델 재단 인턴십으로 한국에 왔어요. 한스자이델 재단은 남북 관계, 환경 보존, 북한과의 관계 등의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는데, 개인적으로 관심이 많아서 재밌게 일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태어나 자랐고, 미국에서 대학교 다니다 한국으로 돌아왔어요. 지금은 한스자이델재단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마유처럼 독일에서 왔고, 한스자이델재단에서 인턴십 중입니다.

영어 이름은 Harvey 인데, 편하게 Harvey 라고 불러주시면 될 것 같아요. 숭실대학교 복지·경영학과를 졸업했고, 서울대학교 사회복지대학원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소개 감사합니다. 본격적인 여러분의 이야기를 들어볼까요? 휴전선 이북 지역에 북한을 두고, 한국 땅에 여러분이 살고 계시잖아요. 그런 상황이 무섭거나 하진 않으셨어요?

아니요, 무섭지 않아요. 북한 군대보다 한국 군대가 훨씬 더 강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갑자기 전쟁이 일어난다면, 한국 군대에 갈 생각도 있었어요.

진짜로요?

네, 정말로요.

북한이 근처에 있다는 것이 두렵기보다는 미군이 여기에 있어서 무서웠어요. 한국에 왜 미군이 있는지 처음에는 이해가 안 되었고, 한미 연합 훈련에 관해 들어 보니까 상황이 복잡한 것 같더라고요. 약간 냉전의 결과인 것 같고, 정치적인 문제가 많이 엮여 있어 보였어요.

저는 다른 생각을 갖고 있어요. 주한미군 주둔을 냉전 시대의 결과물로만 볼 게 아니라, 주한미군으로 전쟁 억지력이 생기기 때문에 평화유지군(Peace keeper)의 역할도 있다고 생각해요.

네 그런 순기능도 있는거지요. 또 다른 의견 있으신가요?

유럽에 있을 때는 지리적으로도 먼 거리에 있다보니, 북한이 큰 위협이라고 느껴지지 않았어요. 그런데 여기 와서는 지리적으로도 가깝고, 국경 상황에 대한 뉴스를 계속 듣다 보니, 위협적으로 느끼고 있어요. 유럽에서 현재 일어나고 있는 전쟁도 북한이 개입되어 있고, 실체적인 위협으로 느껴져요.

저도 한국에 와서 북한 관련 뉴스를 더 자주 체크하다 보니, 진짜(Real) 위협으로 크게 느껴지는것 같아요.

저도 한국에서 중학교 다닐 때는, 친구와 함께 늘 '우리가 북한으로부터 폭격당하는거 아냐?' 하는 걱정이 매우 컸는데요. 전 정권에서 대북 정책을 펴면서 외교적 관계와 상황을 중립적으로 풀어가는 듯 했지만, 지금 보면 실제로 해결된 건 아무것도 없지요. 북한에서 보낸 오물풍선 등을 보면서, 이제는 솔직히 북한이 쩨쩨하게 느껴지고, 그들을 더 이상 진지하게 받아들일 순 없는 것 같아요. 물론 북한이 핵잠수함을 러시아와 함께 개발한다는 뉴스에 조금 무섭기도 하지만, 예전만큼은 아니에요.

제가 느끼기엔 대부분의 아시아 국가들이 그러하듯이 북한 문제는 지정학적인 변화 때문에 매우 복잡해 보여요. 통일 준비는 당사국인 남북한의 이익만 고려한다면, 평화롭게 진행될 수 있을 것처럼 보이지만, 지정학적인 상황을 고려한다면 그렇게 단순하지는 않지요. 같은 국경을 공유하는 중국, 북한, 남한의 이해관계는 각각 다르기 때문이에요. 대북제재가 가동하자 북한은 반미 진영의 당사자들 간의 접촉을 늘리고 있고, 이러한 복잡한 상황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도 드러나고 있어요. 저는 학교에서 북한 관련 강의를 수강하며, 북한에 대해 관심이 생겼는데요. 수업에서 탈북민이 어떻게 한국과 더 쉽게 연결될 수 있는지 등에 관해 논의했습니다.

네 아주 진지한 답변을 해주셨어요. 갑자기 이 세미나가 굉장히 시리어스(serious)해졌네요, ^^;; 한국에서 오신 영균쌤은 어떠세요~?

음, 저희 할아버지가 금강산 관광에 갔다가 같이 갔던 친구 분이 돌아가셨거든요.

금강산 관광객 사건 말씀이신가요?

네 맞아요. 그분이 친구분이셨는데, 그걸 처음 들었을 때인 어렸을 때는 북한에 대한 이미지가 그렇게 좋지는 않았어요. 너무 위험하고 무섭고 그러니까. 지금은 좀 다르긴 한데..

제 의견을 좀 말씀드려도 될까요? 제가 생각하기엔 우리는 북한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어요. 북한은 새로운 전쟁을 원하지 않기 때문이에요. 김정은은 분명히 bad guy이지만 crazy guy는 아니에요. 전쟁을 일으킬 정도로 dumb guy가 아니에요. 그는 분명 똑똑한 사람입니다. 김정은은 북한의 현 체제를 안정적으로 지키고 싶어할 겁니다. 전쟁을 일으키는 것은 김정은 정권의 종말을 의미해요. 북한의 핵무기 위협은 미국과의 거래에서 북한이 우위를 가지기 위함이지만, 실제로 하와이까지는 핵무기가 날아갈 수 있을 지언정 캘리포니아까지는 도달하지 못하기 때문에, 미국이 정말 북한에 압박을 주기로 결정하면 핵무기로 위협을 줄 수도 있어요. 김정은이 핵무기를 미국이나 한국/일본에 발사하는 미친 행동을 할 수 있는 사람으로 보는 듯 한데, 실제로 그는 북한 체제의 안정성을 지키고 싶어하는 businessman일 뿐이에요.

김정은은 핵으로 위협을 하고는 있지만, 전쟁을 일으키지 않을 거라고, 그냥 안정된 상태를 원한다는 거죠. 

저도 비슷한 의견이에요. 체제 유지가 중요한 것 같아요.

저도 동의해요. 통일은 아마 20년 넘게 기다려야 할 것 같아요. 여러 사회적 문제도 해결해야 하고.. 큰 문제는 경제적 이익이 없어서 통일은 아직 힘들 것 같아요. 김정은 정권이 끝나고 다른 후계자가 통치한다면 남북한이 소통할 수 있는 상태가 생길 수도 있겠지요.

작년에 협회에서 iNGO간담회를 진행했는데, 유럽 NGO에서 오신 분들의 말씀이 기억나네요. 북한이 러우전쟁에서 러시아에게 군사적 지원을 한 것에 대해 유럽은 북한이 '레드라인을 넘었다'고 본다고 하셨어요. 유럽은 그동안 대북인도적지원을 많이 해왔고, 지금도 하고 있어요. 그런데, 독일에서 오신 대표님은 '더 이상 대북인도적지원을 고려하기에는 조금 어렵지 않겠냐'고 하시더라고요. 이에 관해 마유 씨 생각은 어떠세요?

도움은 반드시 필요하지요. 그러나, 독일에게는 굉장히 까다로운 상황이에요. 독일은 더이상 난민 수용이나 다른 누군가를 돕는 펀딩을 책임지고 싶어하지 않아요. 피로감을 느끼고 있고.. 유럽은 전반적으로 현재 더 강력한 조치를 취하려 노력하고 있지만, 실제로 무언가를 해결할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사실 지금 미국과 러시아, 우크라이나 관계는 답이 없죠. 우크라이나는 휴전 협상 테이블에 올라가지도 못할 거에요. 미국과 러시아가 다 협상할 것이기 때문에.. 우크라이나의 영토 일부를 떼어주고 끝나는 식으로 휴전이 될 텐데 사실 한국전쟁도 마찬가지였잖아요. 북한은 사실상 수복해야 될 영토인데, 통일되지 못하고 전쟁이 끝났죠. 결국 미국 정부가 우크라이나의 광산 개발권 등을 가져가게 될 현실이 마음이 아프면서도 받아들여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네, 여러분 귀중한 시간 내주시고, 통일과 북한, 한국 생활에 대해 많은 이야기 나눠 주셔서 감사합니다. 여러분의 목소리를 통해 통일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발견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저희 협회에서는 오늘 이 자리처럼 글로벌 청년 분들과 함께 하는 자리를 지속적으로 만들어보고자 해요. 다음 기회에 또 다양한 통일 관련 의제와 함께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눠 봅시다. 감사합니다.

글로벌 청년들의 비하인드 인터뷰가 궁금하시다면 남북교류협력지원협회 SNS에 게시된 카드뉴스를 확인해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