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펑펑이떡 한입,
통일 이야기 한가득!
경기도 파주에 특별한 공간이 문을 열었습니다. 바로 경기도교육청 미래통일교육센터입니다. 저는 적성융합고등학교 부사관과에 재학 중인 고등학생으로서, 학교 교육 프로그램으로 이곳을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단순한 전시관이 아니라, 체험과 사색이 어우러진 이곳에서 저는 '왜 통일을 해야 하는지', 그리고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를 직접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정대웅 웹진 '이음' 일일기자
손으로 체험한 공감, 펑펑이떡 만들기
센터에 도착하자마자 참여한 '펑펑이떡 만들기' 체험 활동은 통일에 대한 첫 인상을 부드럽게 열어주는 시간이었습니다. 북한에서는 '속도전떡'이라고 불리는 이 떡은 단순한 음식이 아니라, 북한의 문화와 일상을 이해하는 통로였습니다. 떡을 함께 만들며 친구들과 자연스럽게 남북한의 생활 차이에 대해 이야기하게 되었고, 음식을 통해 문화를 배우는 경험이 인상 깊었습니다. 떡 한입에 담긴 북한 주민의 삶은 그 자체로 통일교육이었고, 문화 교류의 중요성을 직접 체감할 수 있는 활동이었습니다.
걸음을 따라 펼쳐진, 남과 북의 이야기
떡 만들기 체험을 마친 뒤, 본격적인 전시관 탐방이 이어졌습니다. 가장 먼저 방문한 1층 '지구촌 광장'은 북카페로 이루어진 휴식 공간이었습니다. 중앙계단 쪽에는 세계 평화와 관련된 다양한 인물 사진과 설명들이 눈에 띄었습니다. 2층 '세계시민학교' 전시실은 다양한 국가의 사람들이 함께 살아가는 지구촌 시대에 필요한 실천과 공동체 정신을 생각해보게 된 공간이었습니다.
'한반도통일연구소' 전시실에서는 남북한의 비교와 통일의 필요성, 통일이 가져올 긍정적 변화에 대해 다양한 시청각 자료를 통해 배웠습니다. '분단' ZONE에서는 6·25 전쟁 당시의 참혹한 피해 등에 대해 알 수 있었고, 이산가족의 인터뷰 영상을 보며, 분단의 아픈 역사를 돌아볼 수 있었습니다.
특히 '남북교류 활동' 존은 이번 방문에서 가장 인상 깊은 전시였습니다. 남북한 관광상품 개발과 교류, 철도와 도로 연결, 문화·체육 분야의 교류, 대북 인도적지원 등 분단 이후 남북의 다양한 교류 활동을 키워드 그래픽으로 연출되어 있었습니다. △남북 철도연결 사업 △개성공단 △세계탁구선수권대회 남북단일팀 출전 등 본래 알고 있던 남북 교류 사례도 자세히 설명되어 있어서 유익했고, △1984년 서울 대홍수 때 북한의 대남 물자 지원 활동 △1985년 남북 예술단 합동공연 △2006년 남북 문화유산 공동조사 사업은 처음 알게 된 사례로 신기했습니다. 구체적인 역사적 사례들을 살펴보며, '교류'라는 키워드가 얼마나 강력한 평화의 연결고리인지를 실감하게 되었습니다.
전시관 한켠에서는 '통일 후 바라는 점'을 직접 적어보는 참여형 코너도 있었는데, 저는 남북이 서로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 수 있는 분야인 의료, 관광, 자원 개발 분야에서 활발한 협력이 이루어지면 좋겠다고 적었습니다. 북한의 풍부한 자원과 남한의 기술력·경제력이 결합되면, 이는 단지 경제적인 성장을 넘어 서로를 이해하고 돕는 기반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의료 분야는 인도적 가치와 직결되는 만큼, 교류의 첫걸음이 되기에 가장 좋은 영역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러한 전시를 체험하며, 현재 남북교류가 중단된 현실이 더욱 안타깝게 느껴졌습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남북 정상회담, 개성공단, 금강산 관광 등 희망적인 움직임이 있었지만, 최근에는 그 모든 흐름이 멈춰버렸습니다. 특히 청소년의 눈으로 바라본 지금의 남북관계는 불안정하고 아쉽기만 합니다. 하지만 전시관의 메시지를 통해 배운 것은 분명합니다. 남북교류는 통일로 가는 지름길이자, 서로를 이해하는 시작점이라는 것입니다. 정치적인 이유로 단절되더라도, 민간 차원의 문화·예술 교류나 인도적 지원은 끊임없이 이어져야 한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관심 있는 분야가 관광인 저는, 언젠가 육로로 백두산을 오르고, 고구려 유적지를 걸으며, 북한을 통해 유럽까지 여행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꿈꾸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상상이 현실이 되는 날이 오도록, 우리 모두가 통일을 '먼 이야기'가 아니라 '지금부터 준비해야 할 과제'로 바라보아야 한다고 느꼈습니다.
2층의 마지막 전시실 '통일미래전망대'에서는 DMZ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영상으로 볼 수 있었습니다. 남북한의 전시적 긴장감만이 있는 곳으로 알고 있었는데, 생태와 평화의 상징으로서의 DMZ를 새롭게 인식하게 되었습니다.
상승전망대에서 바라본 경계 너머
전시관 관람을 마친 뒤, DMZ와 인접한 '상승전망대'로 향했습니다. 이곳에서 망원경으로 북한 땅을 직접 바라본 순간, 불과 몇 킬로미터 거리임에도 너무 멀게만 느껴졌던 남과 북의 현실이 가슴 깊이 와닿았습니다. 군인들이 근무하는 모습을 보며, 저 또한 미래의 군인으로서 평화의 가치를 지키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다짐을 했습니다.
이번 미래통일교육센터 방문은 그 어떤 교과서보다도 생생한 통일 수업이었습니다. 떡을 만들며 북한 문화를 배우고, 전시관에서 역사를 마주하며, 전망대에서 남북의 현실을 바라보는 이 모든 과정은 제가 통일을 좀 더 가깝고 구체적으로 상상하게 만든 소중한 경험이었습니다. 펑펑이떡 한입에 담긴 통일의 메시지를 마음에 새기며, 평화로운 한반도를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작은 실천이 무엇일지 돌아보는 시간이었습니다.